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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댓글 보고 쓰는 글이야
나는 택견배틀을 통해서 택견 경기를 처음 접했는데,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얼굴을 차거나 넘어뜨리면 승리한다는 규칙이었거든.
주먹을 쓰지 않는 상황에서 태질에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또 얼굴을 노리는 발차기도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 색다르게 느껴졌고, 또 여타 무술과 차별성을 가진다고 생각했음.
물론 이 규칙은 원래부터 있던 게 아니라 신한승 옹이 끼워넣은 거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규칙이 택견의 스포츠적인 측면의 한 축을 담당한다고 생각해.
얼굴에 킥을 맞춘다는 점 때문에 시각적 임팩트가 큰 점도 있고, 발차기로 승리가 날지 태질로 승리가 날지 모르니 긴장감을 조성하는 점도 있으니까. 만약 넘어뜨리는 것만 승리 규칙으로 정한다면 태질 일변도로 경기가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봐.
옛법이나 위대처럼 실전을 지향하는 게 아니라, 태권도나 씨름처럼 공중파 TV에서 볼 수 있는 경기로서의 택견을 지향한다면 얼굴 차면 승리 규칙은 유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저도 글쓴이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무술의 스포츠화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절대다수의 현대 무도 스포츠들은 무술로써의 실전성을 일부 희생해서 라도 대중성과 수련자들의 안전 확보를 추구해왔습니다. 얼굴 차면 승리 규칙의 문제점과 한계점들이 지금껏 많은 지적을 받아왔음에도 여전히 존치되고 있는 것은, 얼굴 차면 승리 규칙이 그만큼 극적으로 승부를 가릴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발로 하는 무술'이라는 택견의 정체성을 무엇보다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얼굴 차면 승리 규칙이 본래의 무술로써의 택견의 정체성을 희석시킨다는 비판(저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습니다만)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최소한 명절날의 경기에서만큼은 가정의 평안과 기쁨을 위한 제전(祭典)이라는 정신에 입각하여 무술적인 요소보다도 건전한 경쟁과 화합이라는 스포츠적인 모습이 두드러져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