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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민속놀이와 하류문화로써의 택견의 양면성

익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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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5_041107.jpg

 

최근 공개된 구한말 자료들을 확인한 뒤 머릿속에서 내용이 뒤죽박죽 되어서 한동안 생각 좀 하다가 쓴 글임. 아직도 완전히 정리된 건 아닌데, 그래도 좀 써봐야 정리가 더 명확하게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적어봄.

 

전편 링크 호잇! : https://yugakkwon.com/topics/11748

 

그리고 우선 글을 읽기 전에 이 영상부터 한 번 시청하는 걸 추천함.

 

https://youtu.be/je4VBcDemiI

 

미얀마의 레훼인데, 태국에선 자기들 무에타이가 정통이다. 나머진 짭이다 운운 하지만 그냥 그 동네가 역사가 하두 복잡해서 이놈한테 먹히고 저놈한테 먹히고 한 고로 그냥 그 동네에서 전반적으로 수련된 무술이라고 보면 됨 ㅇㅇ.

 

근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레훼랑 무에타이가 택견이랑 상당히 많은 부분이 오버랩 된다는 점임.

 

둘 모두 마을 공동체가 명절날 즐기는 놀이로도 즐겨짐과 동시에 도박판의 내기싸움으로도 사용되었고, 택견 같은 경우 수박이 그 모체가 되었다고 추측되는 것처럼 무에타이 같은 경우엔 무아이보란이란 고전 격투술이 존재함.

 

사실상 평행이론인 셈이라고 쳐도 좋을 것 같은데, 택견은 구한말 이후 시작된 역사의 격동 속에서 멸절 직전까지 간 반면 저쪽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는듯.

 

아무튼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마을에서 벌어지는 놀이인데도 그냥 서로 냅다  맨주먹으로 치고 받음. 실로 무서움!

 

이런 정제되지 않은 야만성이 전근대 놀이들의 전반부에서 나타나는 걸 보면 아마 구한말의 택견 또한 이것과 비슷한 가락을 지녔을 가능성이 높다 보아야 할 듯 함.

 

아니, 어쩌면 더 음성적이고 폭력적이었을 가능성도 보이는게, 구한말 당시 씨름과 택견에 대한 논조 차이와 취급의 차이가 분명하게 구분이 되었다는 점임.


그리고 이게 이번 글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인 것.

 

흥미롭게도 씨름에 대해서는 딱히 부정적인 서술이 없는 편인데 반해, 택견은 당대 기록들을 찾아보면 왈짜들이나 하는 내기격투나 기생과 미동을 두고 다투었다 등. 사회 지도층이나 지식인들의 시선에선 영 상종 못할 인간들이 벌이는 짓거리 같은 식으로 묘사되었음.


그나마 호의적인 묘사라 할 수 있을 경무대에서 보인 시범은 택견이 아닌 유술로 서술되었던 걸 보면, 어지간하면 택견이란 단어 자체를 언급하지 않으려는 전반적인 경향이 나타났던 걸로 보임.


그런데 재미있는 건 다른 한편으론 당대의 신문 사설들엔, @@동의 택견 신동 아무개가 나타났다! 라던가 권투와 택견의 이종격투 경기가 열렸다!와 같이 민중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법한 기록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임.

 

즉 양식이 있는 사람들이면 택견을 굳이 언급하길 싫어하는 한편 언급을 할 경우 부정적인 서술이 주를 이루거나 유술 등으로 돌려 말하고, 반면 민중들을 대상으로 한 언론들은 액면 그대로 서술한 것이 구한말의 택견이었던 것.

 

이런 걸 보면 당대 택견은 절반정도는 제도권 밖에 걸친 하류문화적 얼굴과 명절날 행해진 놀이라는 민중친화적 얼굴 양쪽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임.

 

다만 정황적으로 보면 민중친화적 측면보다 하류문화적 측면이 두드러지는 것이, 똑같이 민중친화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씨름에 비해 택견은 일제강점기 때 택견꾼들 개인에게 순사가 따라붙었을 정도로 일제의 관심을 받았다는 점임.


이건 택견을 향유한 계층이 한량과 왈짜로 대표되는 전근대 사회의 폭력을 담당하는 인물들이었고, 이들은 나쁘게 말하면 무뢰배였지만 예비 무인집단이자 시대적 배경에 따라 일제에게 반하는 집단으로 언제든 돌변이 가능한 위험분자들로 인식이 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됨.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취급이 비단 일제만이 아닌 민중들에게서도 똑같이 보였다는 점인데 송덕기 옹이 인터뷰에서 택견을 수련한 인물들을 시방새로 깡패 라고 언급한 것과, 젊은 시절의 송 옹을 묘사한 동네의 노인이 구제불능의 한량이라 언급한 것을 살펴보면 당대의 민중들이 택견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가 더욱 뚜렷히 드러남.


즉, 이런 점을 미루어볼 때 당대에서 '나 택견 하는 사람이오' 라고 하면 대놓고 문제적 인간 취급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거라는 것이라 추정이 가능함 ㅋㅋㅋ

 

아무튼 슬슬 결론을 내자면


1. 미얀마의 레훼, 태국의 무에타이가 마을 공동체가 명절날 즐기는 민속놀이적 특성과 내기 격투에서 사용된 무법적 특성이 공존하는 것처럼 택견 또한 이 둘과 마찬가지 측면을 지녔음.

 

2. 기록들을 살펴볼 때, 구한말 당시의 택견은 양가감정의 대상이었음이 분명함. 그리고 이러한 양가감정의 이유로는 택견을 향유한 계층의 무법적 특징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라 짐작되며, 이는 사실 민중들의 입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택견은 관심의 대상이었던 한편으로 경원시 되었던 것으로 보임. 그것에 대한 증거로는 당시 택견꾼에 대한 불량한 취급을 들 수 있음.

 

정도가 되겠음.

 

나중에 좀 더 자료 모이고, 생각 정리되면 가독성 올려서 다시 올려볼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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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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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맨주먹으로 싸우는데 남녀노소 왜이리 신나해 ㅋㅋㅋ 싸우는 놈들도 신나보이네 ㅋㅋㅋㅋ

13:22
20.11.24.

그냥 저 시대에는 저거 자체가 놀이요 오락이었던 거임. 저 시대에는 지금과 같은 여가문화의 발달이 전무했기 때문에 저런 이벤트의 존재 자체가 일상의 탈출구로서의 즐거움을 주는 거였다고 봐야지.

택견도 저거랑 마찬가지였을 걸로 보이긴 하는데 문제는 보다 민중에 친숙한건 씨름이었을 거라...ㅋ

13:48
20.11.24.
2등

비슷하게 생각함.

 

다만 주먹으로 얼굴을 치면 안되는 룰이 있었다고 증언을 통해 추론해볼 수 있겠지. 발차기가 유독 발달한 것도 그렇고 ㅇㅇ

 

개인적으로 요 부분은 '얼굴'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확인해보면 어느정도 납득이 되더라구. 택견이 아무리 깡패들이 하는 짓이더라도 결국 유교 문화권 안에 있는 것이었구나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게 됨.

15:10
20.11.24.

경기에서 얼굴을 주먹으로 치는 거야 송덕기 옹께서도 하지 말라고 하셨던 걸로 기억하니, 돈내기 싸움이 아닌 경기였을 경우엔 서로 실력도 겨룰 겸, 상대를 심하게 다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같은 건 상호 합의나 암묵적 동의 아래 서로 사용하지 않은 듯함.


그리고 이렇게 해석하면 송덕기 옹께서 하신 옷 잡고 늘어지면 죽여도 좋다 라는 술회나, 택견 경기를 하다 종종 마을간의 싸움으로 번졌다는 이야기도 정말 부드럽게 해석이 됨 ㅇㅇ


대충 다들 선 알지? 이거 넘지 말자?

 가 당시 분위기였을 건데, 지금도 라이트 스파링 하다 누가 욱해서 빠따 때리고 갑분 풀스파링으로 가는 케이스가 있는 걸 생각하면 지금보다 룰적으로도 훨씬 널널했을 저 시대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었겠음 ㅋㅋㅋ

심지어 하던 양반들이 가오나 쫀심 빼면 시체인 분들이었을 건데 그런 상황 벌어지면 싸움 안 나는게 용하지 ㅋ

15:53
20.11.24.
3등

....확실히 깡패면 사람들이 피할 만도 하네. 그런데 저런 소수로 한정된 계층의 문화를 민속놀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가?

뭔가 민속놀이라고 하면 민중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즐겨진 문화를 일컫는 것 같은 뉘앙스가 강한데 작성자가 올려준 기록들 보면 택견은 깡패나 한량과 같이 당시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이 즐긴 그들만의 불건전한 유희 같은 느낌이 강하단 말야 ㅋㅋ

하긴 석전도 민속놀이에 속한다고 하니 택견이라고 해서 민속놀이가 아니란 법은 없겠지만 뭔가 고정관념적인 그런게 있는듯 ㅋㅋㅋㅋ

18:03
20.11.24.

놀이의 정의가 거칠게 말하면 돈 안되는 일들의 총칭이니까 엄밀히 말하면 쓸데없는 일 전반이 다 놀이지... ㅋㅋㅋ

??? : 공부 안하고 또 노니! 하는 어머니들의 일갈을 떠올려 보면 납득 쉽가능인듯 ㅋ

17:57
20.11.26.

그래서 택견하는 관장님들 돈이 안되나?

그럼 놀이택견 버리자 ㅠㅠ

18:07
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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