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이거 무료한 일상에 굉장히 재미난 사이트를 하나 찾게 된거 같아요. 여러분들 글이랑 댓글들 읽으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겠어요.
저도 예전에는 여러분들 같이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엄청 찾아다녔어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그거 다 부질 없어요. 그냥 운동은 맞으면서 해야 빨리는다는 슬픈 진리만 알아냈을 뿐이에요.
이걸 알게 되니까 그동안 가졌던 호승심 같은거 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갔어요. 그냥 재밌게 운동하는게 최고에요 하하하하하
아무튼 이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에요. 덕분에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래서 먼지만 쌓여있던 책장을 한번 다시 보게 됐네요.
예전에는 저도 이런 책 저런 책 사모으고 다니고 그게 무슨 비급인 것 마냥 밑줄 쳐가며 읽던 시절도 있었어요. 생각 조금만 해보면 서점에 진탕 깔린 책인데 뭐 그렇게 대단한 내용이 있었겠어요.
아무리 비법 까봐야 들떨어진 놈한테 비법 팔면서 버는 돈이 인세보다 훨씬 많아요 껄껄껄
어릴 적엔 그거 왜 몰랐을까 싶어요.
책장에서 이 책 저 책 꺼내면서 보다가 [나의 스승 송덕기], 여러분도 아시죠? 이 책을 다시 펼치니까 세상에 예전 기억이 다시 떠오르더군요. 제가 말이죠. 예전에 택견을 할 계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기억이 안 나는 이유 덕분에 택견은 하지도 않고 그냥 오다가다 이야기 들리면 훈수나 두고 지나가는 사람이 되어 버렸단 말이죠 하하하하
그러다가 생각이 나버렸어요. 택견을 안 하게 된 이유 말이에요 하하하하
본인은 그래도 적자한테서 배우고 싶었어요. 세상에 마르스라는 잡지를 보니 도기현이라는 분이 적통이라는 거 아니겠어요. 덩달아 책까지 나오니 이거 사지 않을수가 없더라고요. 냉큼 샀지요 껄껄. 이때는 참 보물을 얻었다 싶었어요. 그런데 왠걸 책을 읽다보니 영 껄그적 거리는거에요. 그러다가 위에 사진에 나온 부분 때문에 내가 마음을 싸-악 접어버렸어요 껄껄껄
밑줄 친 부분을 봐요 여러분. 자기 택견의 줄기가 뭐라고 하는 거에요?
저거 은근히 사람들이 별 신경 안 쓰고 지나가서 전 세상 사람들에게 까~암짝 놀랐어요.
송덕기옹에게서는 기술을 배웠고 신한승옹에게서는 택견의 역사와 배경 같은 이론을 배웠대요. 그런데 이거 신한승옹은 이 역사와 이론은 어디서 들은 거에요? 줏어온거에요? 송덕기옹에게서 배웠을거 아니에요 껄껄껄. 뭐 물론 이거저거 줏어다니기는 하셨죠 껄껄껄 그래도 신한승옹의 뿌리 중 가장 굵은 줄기가 송덕기옹이라는 사실은 절대 안 변해요 하하하하
그러니까 저 밑줄 친 문장 하나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된 거에요.
[도기현은 신한승에게 송덕기가 가르쳐 준 택견의 역사와 배경 같은 택견의 이론을 송덕기에게서 못 배우고 신한승에게 배웠다.] - 가정1
이 문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난 관심이 없어요. 쬐끔만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 저런 결론이 나오는 거에요 껄껄.
가정1 때문에 다음과 같은 파생적인 추론이 또 튀어나와요. 이거 잘 보세요 여러분. 내가 책에서 사진을 또 찍었다니까요. 참 이 나이에 주책이에요 껄껄껄
자, 송덕기옹의 진도가 느리댔어요. 왜 느리겠어요? 내가 여태까지 무술판에서 진짜 정확하게 배운게 하나 있어요.
뭐냐면 말이죠. 지도자는요, 항상 학생의 수준을 가늠하고 있어요. 수준이 안 되면 그냥 안 가르쳐요.
이건 동서고금 막론하고 격투기, 무술 다른 곳이 단 하나도 없어요.
송덕기옹이 보기에 도기현회장이 진도 나갈 상태가 아니었나봐요. 아무리 봐도 그렇게 밖에 안 읽혀요. 내가 맞아가면서 배운 경험은 그렇게 얘기한다니까요.
그런데 내가 올린 두번째 사진에서 밑줄친걸 보면 진짜 재밌어요 하하하하하.
저 밑줄 친 부분 때문에 무슨 상황이 되게요~ 여러분들~
[도기현은 송덕기의 진도나 교습 진행 수준을 무시하고 신한승에게 단독으로 자기가 궁금한 걸 물어보고 채웠다] 이렇게 되어 버려요 세상에나!
이거는요 아까 가정 1에서부터 도출되는 거에요. 내가 지금 생각해도 참 똑똑했단 말이죠. 운동만 하고 사는 놈이 저런 생각을 했다니.
내가 왜 택견 안 하고 훈수나 두는 못난이가 됐는지 아시겠죠? 적통이라고 말 하는 사람이 책 제목은 나의 스승이라면서 정작 책 내용에 자기가 스스로도 누가 자기 스승인지 알딸딸~하게 적어놨어요. 도대체 이런 책은 왜 쓴거에요. 저렇게 말 하면 누가 스승인 거에요 껄껄껄. 자기 무술 껍데기만 가르쳐준 송덕기옹은 자기 첫번째 스승이고 책 제목에도 써놓고 알맹이 다 가르쳐 준 신한승옹은 왜 두번째 스승인거에요. 참 사람이 인정머리가 없어요.
아무튼 그렇게 됐어요. 난 그래서 결국 우리나라 전통무술은 맥이 끊겼구나~하고 그냥 포기해버렸어요. 그래도 전통무술이라고 자꾸 마음이 가는데, 맥이 끊겼으니 우째요. 그냥 스러져가는 낙엽 보듯 보고만 있어요~
에이 간만에 옛날 생각 나는 통에 한풀이가 너무 길었어요. 잘들 자요 이 양반들아~ 껄껄껄
누구보다도 뇌피셜로 무장한 사람이 남보고 뇌피셜 하지 말라고 생떼를 쓰는 광경이 썩 볼만 하구만 ㅋㅋㅋㅋ
하긴, 도장 가서 진득하게 운동을 해보질 못한 인간이니 스승한테 사사하면서 역사, 이론, 사상에 관련된 부분을 배우지 못했다는 게 어떤 케이스인지를 감조차 잡지 못하지 ㅋㅋㅋㅋ
제자를 자칭하는 사람이 스승한테 저런 부분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하고 자신의 궁금증을 다른 사람한테 풀었다는 거 자체가 의미하는게 뭔데 ㅋㅋ
그냥 저런 이야기 들을 정도 수준까지 '못 간거야' 이 모자란 인간아. 저런 이야기 보따리 풀어줄 정도로 인간적인 유대 자체가 '아예 안 쌓인 경우'라고 ㅋㅋㅋ
거기에 상식적으로 스승과 충분한 인간적인 유대 관계조차 맺지 못했던 제자가 무술의 맥을 이었다고 말하는게 말이나 되냐? 심지어 수련 기간은 기껏해야 3년 남짓 배울까 말까 했던 사람이? 어디 딴무술 하는 사람들한테 가서 무술 3년 배우면 그 무술의 맥을 이었다고 할 수 있냐고 물어봐라. 천하의 등신 취급은 따 논 당상이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