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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단체들이 외면해 온 코리언 게임즈의 진실

익명이
502 14 9

코로나 때문에 도장도 못 나가는 마당이라 지금까지 수집한 택견 자료들 정리하다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되어 공유차 왔음. 아마 여기 이용하는 갤럼들 가운데 이거 모르는 사람이 90프로 이상일 거라 생각됨.

 

제목이 솔직히 엄청 자극적인 편이라고 생각을 하긴 하는데, 읽다 보면 대체 왜 저런 제목을 달았는지 대략적이나마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함.

아무튼, 사설은 이쯤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음.

 

우선 코리언 게임즈가 뭔지조차 모르는 갤럼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만 좀 하면 코리언 게임즈는 스튜어트 쿨린(Stewart Culin)이란 사람이 펜실베니아 출판부에서 출판한 당대 동북아 3국 전반부를 아울러 비교 탐구한 일종의 풍물지임.

Philadelphia University of Pennsylvania 1895 Culin.jpg

보면 알겠지만 이름만 코리언 게임즈지 실상은 한/중/일 3국 전부를 다룬 작품임.  덕분에 당시 구한말의 놀이 풍습이나 그런 부분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저서이기는 한데, 저서의 신뢰성에 큰 하자를 주는 문제가 하나 있음.

 

저 스튜어트 쿨린이란 양반은 단 한 번도 조선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거임(...) 코리언 게임즈에 나온 조선의 풍습들, 놀이들, 이런 것들은 모두 일본에 체류하던 스튜어트 쿨린의 제자들이 조선, 청국을 여행하면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고, 그걸 바탕으로 총합하여 정리한 게 바로 코리언 게임즈라는 것.

 

한마디로 코리언 게임즈의 진상은 현지를 여행하며 직접 해당 풍습들을 보지 못한 제 3자가 이야기랑 자료들만 보고 저술한 서적이란 거임. 물론 저 자료들을 전달해준 인물들이 스튜어트 쿨린의 제자들었기에 나름의 신뢰도는 보장이 되지만 똑같은 이야기가 한 다리 걸치면 의미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상기하면 어느정도 중립적인 시선에서 자료들을 해석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는 걸 유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봐야 겠지.

 

뭐, 코리언 게임즈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은 이쯤 하고 진짜 내가 충격을 받은 부분에 대해 들어갈 차례임. 그렇기 위해선 먼저 알 사람은 알, 이 구절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함.

 

XXXII. HTAIK-KYEN-HA-KI—KICKING (Fr. Savate).

Htaik kyen-ha-ki is a combat between two players, chiefly with the feet. They take their positions with their feet apart, facing each other, and each endeavors to kick the other’s foot from under him. A player may take one step backward with either foot to a third place, His feet, therfore, always stand in one of three positions. One leads with a kick at one of his opponent’s legs. He moves that leg back and kicks in turn. A high kick is permitted, and is caught with the hands. The object is to throw the opponent.

 

코리언 게임즈에 나온 택-견-하-기 문서의 내용임.

 

대충 직역하면, 택견은 두 사람이 싸우는 것으로, 발을 주로 사용한다. 그들은 서로 약간 떨어진 거리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서로가 상대방의 아랫발을 차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두 개의 발들 중 한쪽을 뒤로 빼어 마치 삼각형(품)과 같이 발을 밟으며 언제나 이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명이 선두하여 발로 상대방의 발을 찬다. 그는 발차기를 한 발을 회수하여 이어 발차기를 한다. 하이킥이 허용되며, 그것을 손으로 잡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목적은 상대를 내던지는 것이다. 정도가 됨.

 

위에 언급했듯 여기까지는 아마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일 거임.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택-견-하-기 문서가 끝난다는 게 아님.

 

 

htaik-kyen-ha-ki.jpg

 

 

이게 그 문제의 택-견-하-기 문서의 전체 서술임. 위에 버젼이랑 비교해보면 아래 문단 하나가 추가되어있는걸 확인할 수 있을 거임.

 

This game also occurs in Japan, but the Chinese laborers from Canton do not appear to be familiar with it.

 

직역하면 이와 유사한 게임은 일본에서 또한 존재하며, 오직 중국의 광동 지방에서만 발견하지 못하였다. 정도가 됨.

그리고 이게 곱씹어 보면 진짜 말도 안되게 충격적인 부분임.

 

왜냐하면 저 한 문단이 의미하는 것은, 당대 조선에서 행해진 택견 경기가 중국의 광동 지방을 제외한 동북아 3국에서 똑같이 행해지고 있었다는 거기 때문임.

 

물론 familiar with it 이라는 구절대로라면 완벽하게 같은 형태는 아니겠지만, 외국인들의 눈에조차 유사성 느낄 정도로 당대 동북아 3국에서 비슷한 형태를 띈 경기가 공유되고 있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는 상황임.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가 익히들 말하는 택견 경기의 형태가 과연 중국과 일본에서 나타났단 말인가? 인데 이 부분에 대해선 자신있게 말하지만 없음. 진짜 농담이 아니라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는게 현실임. 그래서 지금까지 세계 그 어디에도 없는 한국만의- 드립이 가능했던 거기도 하고.

 

그렇다면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생겨야 할 필요성이 생김. 지금까지 우리가 찾아낼 수 있던 자료들 가운데 우리가 아는 형태의 택견 경기가 동북아 3국에서 행해진 기록은 전무하다면, 역으로 한국을 제외한 중국과 일본의 저런 격투 게임의 공통된 형태가 있는가를 확인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거임.

 

그리고 그런 식으로 짚어보면 분명 어떤 공통점을 지닌 부분이 존재함. 일본은 쓰모, 그리고 중국은 뢰태.

 

둘 모두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일정한 경기장을 벗어나게 되면 승패가 정해진다는 공통점을 가지며 쓰모는 아니지만 중국의 뢰태같은 경우엔 주먹과 장뿐만이 아닌 발차기까지 허용이 됨.

즉 이런 식으로 역으로 추론을 할 경우, 조선의 택견 경기는 일본의 쓰모와 중국의 전통적 무술 겨루기 뢰태와 같이 손과 발 양쪽을 사용하여 상대를 넘어뜨림으로써 승리하는 격투 게임이었다는 결론이 성립하게 됨.

 

그리고 이런 결론을 내려 보면 택-견-하-기의 옆에 적혀 있던 (Fr. Savate)의 의미가 보다 분명하게 다가오는 걸 알 수 있음.

 

이미 당대에도 프랑스의 사바테는 주먹과 발 모두를 사용하는 격투기로 서양 전반에 알려져 있었고, 당시 조선에서 택견을 보았던 스튜어트 쿨린의 제자 또한 택견 경기의 형태를 사바테와 유사하게 보았기에 이와 같은 주석을 달았다고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임.

 

더욱이 당시 조선에 선교를 위해 방문하였던 파리 외방전교회(Missions étrangères de Paris)가 한불자전에 저술한 택견 항목을 코리언 게임즈의 주석과 비교하면 더욱 위의 결론에 힘이 실림.

 

가라사대, 택견은 손으로 치고, 발로 차는 것으로 프랑스의 사바테와 유사하다.

 

즉 코리언 게임즈의 택견하기의 누락된 문단과 한불자전의 택견 항목 양쪽을 비교해 보면 결국 구한말의 택견은

당대 프랑스의 격투기이자 군용무술이었던 사바테와 유사한 손으로 치고, 발로 차는 경기 방식을 가졌으며.

승패의 기준은 넘어지는 것으로 동북아 3국의 격투 게임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로 정리가 되어버린 다는 이야기임.

 

여기까지는 저장소에 흔히들 올라온 이야기라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거지만 진짜 문제는, 대체 왜 여태껏 모든 택견 단체들이 저 뒷구절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자신들만의 택견론, 택견 경기 형태를 발달시켜왔느냐는 것임.

 

여기까지 읽었으면 다들 동감하겠지만, 뒷구절의 존재 여부에 따라 코리언 게임즈의 택-견-하-기 항목의 가치와 해석의 여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의 차이를 지님. 그 이유는 누가, 어떻게 해석을 하더라도 저 뒷부분을 본다면 택견 경기의 형태는 마땅히 특수성이 아닌 보편성을 띄어야 한다는 사실을 도출해낼 수 있기 때문임. 

 

특수한 조선만의 무언가가 아니라, 동북아 문화권이라면 일반적으로 행해졌을 법한 보편적인 맨몸 겨루기가 당시 구한말에 행해졌던 택견 경기였다는 해석 이외엔 나올 수가 없어진다 이 말임.

 

그런데 대체 어째서 저 뒷구절에 대한 연구와 지적이 지금까지 없었는가? 이건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라고 생각함. 과연 택견 단체들은 이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가? 혹은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이것을 덮어 버렸는가?

답은 각 단체들의 수뇌부들만이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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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처럼 원문 읽고 싶어하는 갤럼들이 있을까봐 PDF 파일을 공유함. 여기까지 길고 긴 글 읽어줘서 다들 고마움.

 

Philadelphia University of Pennsylvania 1895 Culi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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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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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태껸 코리안 게임즈에 나온거랑 한불자전이랑 박철희 사범님 말로 보면 택견 경기의 모습읃

손으로 타격도 가능(장타 허용),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손을 땅에 닿게 하면 승리였다는건데, 이렇게 보면 태껸이 정말 보편적인 맨몸 겨루기인거네.

아무래도 태껸 경기의 룰을 개정해야하지 않을까 싶음.

01:52
20.12.08.

이거 듣기론 이용복 총사가 인용해볼때 도올 김용옥 자료를 인용한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후에 원문들은 안찾아봤는지 자꾸 아랫문단이 빠진체 20년간 인용되어 왔다 하더라.

 

한동안 연구자들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의도적 부분 인용으로 왜곡시키고 자신들을 정당화 했는지 알꺼다.

 

07:59
20.12.08.

결국 그런 것인군. 택견하기의 내용이 대한택견의 대접 규칙에 지대한 영향 또는 전부라 할 수 있는 자료고. 결련도 이걸 많이 참고해서 송덕기 옹 룰이 08년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 근데 뒷 문단 몰르고 만든거면 대박이네.

 

풍적은 내가 읽어서 대접이라는 규칙이 꿈에서 택견하기의 해석이 보였다라고 쓴 걸 아는데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보니 그럼 이용복 총사는 정말 이 부분은 몰랐거나 의도적 배제를 한거네.

 

사람이 자기 보고 싶은건만 본다는게 진짜군

08:35
20.12.08.
1등

중간에 한중일 모두 태껸이랑 유사한 형태의 뭔가가 있었다. 라고 나와있어서

중국무술이랑 일본무술 보면 절대 그럴 수 없는데 뭔 말이지? 했는데,

역발상을 하면 공통된 모양새를 띄는 무술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걸 알고 내 생각이 짧음을 느낌.

한중일 모두 넘어지면 지는 것이 되는 공통점이 있었다니 신기하네.

뭐 이건 다른 무술 몇 가지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01:48
20.12.08.
2등

아무튼 태껸 코리안 게임즈에 나온거랑 한불자전이랑 박철희 사범님 말로 보면 택견 경기의 모습읃

손으로 타격도 가능(장타 허용),

상대를 넘어뜨리거나 손을 땅에 닿게 하면 승리였다는건데, 이렇게 보면 태껸이 정말 보편적인 맨몸 겨루기인거네.

아무래도 태껸 경기의 룰을 개정해야하지 않을까 싶음.

01:52
20.12.08.
3등

글 잘 읽었음. 근데 지적 하나만 하자면 본문 가운데

 

- This game also occurs in Japan, but the Chinese laborers from Canton do not appear to be familiar with it. -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약간 잘못된듯.

 

- 이 게임은 일본에서 또한 존재하며, 다만 중국의 광동 지역에서만 유사한 것을 찾을 수 없다. -

 

라고 해석되는게 맞을거임.

 

.......근데 이렇게 해도 결론엔 변화가 없는게 유머네. 오히려 당대 동북아 3국의 느슨한 문화적 동질감 위에 나타난 보편적 겨루기 형태가 택견이라는 결론만 더 강화됨

07:48
20.12.08.

이거 듣기론 이용복 총사가 인용해볼때 도올 김용옥 자료를 인용한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후에 원문들은 안찾아봤는지 자꾸 아랫문단이 빠진체 20년간 인용되어 왔다 하더라.

 

한동안 연구자들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의도적 부분 인용으로 왜곡시키고 자신들을 정당화 했는지 알꺼다.

 

07:59
20.12.08.

허.... 20년동안 그래왔다고? 택견 연구하는데 가장 기초적인 사료로 쓰인 문서가 코리안 게임즈인데 ?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되나?

08:16
20.12.08.

스승이 돌아가시고 문주 싸움을 하다 알고 보니 스승의 모든 것을 물려받은 사형이 나타난다거나. 비급을 아는 동문이 사라졌다거나가 가능한 택견이니 ㅋㅋㅋ 이 마저도 가능한 클리셰일꺼라 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08:26
20.12.08.

아... 해석 잘못한게 맞았네. 좋은 지적 감사함. 글 검수도 제대로 안하고 올린 내 탓이라 변명도 못하겠네(...)

09:00
20.12.08.

결국 그런 것인군. 택견하기의 내용이 대한택견의 대접 규칙에 지대한 영향 또는 전부라 할 수 있는 자료고. 결련도 이걸 많이 참고해서 송덕기 옹 룰이 08년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 근데 뒷 문단 몰르고 만든거면 대박이네.

 

풍적은 내가 읽어서 대접이라는 규칙이 꿈에서 택견하기의 해석이 보였다라고 쓴 걸 아는데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보니 그럼 이용복 총사는 정말 이 부분은 몰랐거나 의도적 배제를 한거네.

 

사람이 자기 보고 싶은건만 본다는게 진짜군

08:35
20.12.08.

모르고 만들었으면 자료 검수 제대로 안하고 다른 연구자들 오류를 그대로 답습한 거니 입이 100개가 있어도 할 말이 없어야 하고.

알면서도 일부러 배제시킨 거라면 의도 자체가 불순했다고밖엔 해석이 안 되는 상황이라 더 문제임.

진실이야 누가 알겠느냐마는...

09:06
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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