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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주의/리메이크]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13화 -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과 택견진흥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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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


1화. 소개 

2화. 송덕기. 그리고 현대 택견의 시작

3화. 두 거인의 죽음과 혼란기의 개막

4화. 대한택견협회의 부상과 이면의 문제점

5화. 대고소시대와 돌아온 송덕기 택견

6화. 결련택견협회의 비상

7화. 통합 대회와 대한택견연맹의 체육회 가입

8화. 황금기의 뒷면과 또 다른 계승자

9화. 결련택견협회의 내전과 윗대태껸의 등장

10화. 태껸춤과 정통성 논쟁 상편

11화. 태껸춤과 정통성 논쟁 하편

12화. 옛법택견의 짧은 봄

13화.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과 택견진흥법

 


오싹오싹 택견 시리즈


1화. 택견 4대 협회의 간략한 특징 요약

2화. 택견은 왜 주먹이 아니라 발차기부터 배웠을까?

3화. 택견에도 개파조사가 있다?!

4화. 놀이인가 무술인가? 기록을 통해 알아보는 구한말 택견

5화. 택견과 석전의 상관 관계

6화. 제 1회 택견 대회와 사라진 활갯짓

 

 

마침내 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다룰 시간이 왔습니다.

 

오늘 다룰 두 가지 주제는 비교적 최근에 벌어졌고, 일의 진행 향방에 따라 택견이란 종목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당히 중차대한 이슈들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하나는 무려 '(서울시)문화재'이고, 다른 하나는 국회에서 '택견진흥법'이란 이름으로 법안 상정이 예정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부여하는 이권이 걸리는 사안이니 그만큼 중요도가 높을 수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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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거기에 엮인 온갖 뒷이야기들도 넘쳐 납니다.)

 

 

그렇다면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은 대체 무엇이고, 택견진흥법은 대체 무엇일까요?

 

그리고 거기에 엮인 뒷이야기와 후일담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서론이 긴 건 죄악이라 했으니 먼저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부터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서울시보에 실린 문헌을 함께 읽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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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이란, 서울 지역에서 전승된 택견의 겨루기 형식을 통칭해서 부르는 것에서 어원을 딴 단체전 연승제 방식의 경기이며 보유자나 보유 단체가 없는 문화재라는 것입니다.

 

조사를 해 보니 이 문화재의 등재를 추진한 것은 결련택견협회의 도기현 회장이었다고 합니다.

 

본래는 결련택견협회의 택견을 서울시 문화재로 만들려고 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온갖 잡음이 있어 결국 경기만 따로 빼 내어 서울시 문화재로 등재를 시켰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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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라 썰에 따르면 무려 10년이나 시도를 했는데 결국 안 되었다고(...))

 

 

뭐, 어쨌든 문화재가 된 거니 결련택견협회는 숙원을 해결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저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택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니 저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이... 생각보다 문제가 좀 많이 큰 이슈였더군요.

 

단순히 결련택견협회 뿐만이 아니라 충주, 대한, 윗대와 같이 한국에 있는 모든 택견 단체 전부가 끼어들었을 뿐더러, 심지어 까기(?)라는 이름을 가진 놀이? 격투기?까지 엮여 있었습니다.

 

 

18b149bd9c04fc691.png.jpg출처 :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2495117

 

우용곡 작가님이 그린 조선엘프 까기.

 

어째서 까기가 문화재 결련택견의 등재에 연관되었는지는 다른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결련택견의 대변인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던 황인무 선생이 문화재가 등재되자 자축을 위해 진행한 공개 방송에서 윗대태껸협회를 저격하고(...), 그에 반발한 윗대태껸이 이례적으로 생방송을 틀어서 문화재 결련택견의 지정 과정에서 있던 문제를 조목조목 들어서 반박하는 등.

 

그 과정과 내용을 알아볼 수록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사건이 바로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의 지정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나중엔 "아니 저게 됐다고?!" 하는 생각부터 들게 되더라고요.

 

https://youtu.be/5AvxbcDylbo

아니 근데 지정 축하 방송에서 굳이 저격까지 해야 했을까요(...) 

 

대체 뭘 봤길래 이런 반응을 보이냐고 하실 텐데, 지금부터 제가 풀어 놓을 내용들을 읽고 나신다면 아마 여러분들 또한 전부 저랑 비슷한 감상을 품게 되실 겁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려야 할 점이 있다면, 확인 결과 저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은 상당히 납득하기 어려운 과정을 통해 등재가 진행 된 문화재였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선지정 후조사' 라는 전무후무한 기조 아래에 문화재 등재가 이루어 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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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문화재를 지정하는데 선지정 후조사요?!)

 

 

일반 상식에 가까운 일이지만 문화재 같이 한 번 지정되면 수정되기 어려운 종류의 일들 같은 경우엔 과하다 싶을 수준의 자료 조사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미래영겁 대한민국의 전통 문화로 전해져 내려갈 테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확인 결과 문화재 결련택견은 그런 일반 상식에서 180도 벗어난 지정 과정을 보였습니다. 

 

 

"우선 지정부터 하고, 내용물은 추후 연구로 채워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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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미친 얘기 같지만 전부 사실입니다(...))

 

 

물론 이러한 지정 과정이 당연히 정상적인 것은 아니므로(...) 문화재 위원들간의 회의 기록을 살펴보면 선지정 후조사의 위험을 염려하는 발언들이 분명하게 나타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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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서울시무형문화재위원회 6월 전체 회의 회의록 -

 

 

요컨대 한 번 지정되면 추후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지도 미지수이며, 잘못된 부분을 정정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죠. 매우 상식적인 지적입니다.

 

하지만 해당 회의록의 내용을 살펴 보면 이미 2019년 11월에 종목 지정을 하기로 의결이 되었다는 내용이 있으며, 이미 종목 지정을 하기로 자체적으로 결정이 난 상황에서 추가적인 보완조사를 받아들이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칩니다.

 

다시 말해 이미 내부적으로는 결련택견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 결정이 난 상황인데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겁니다. 잠깐만. 조사가 제대로 안 됐는데 지정을 하기로 결정이 났다고...?

 

 

(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도 이건 말이 안 돼. 조선 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기가 막힙니다만 일단 넘어가기 전에, 하나 살펴보아야 할 지점이 있다면 바로 여기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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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서울시무형문화재위원회 6월 전체 회의 회의록 -

 

 

다시 말해, 이의 신청을 기각하고 문화재 결련택견의 지정을 찬성하자는 측에서조차 자료의 부족과 추가적인 조사의 필요성 자체는 인지하고 있었다는 말인 것이죠.

 

결련택견과 택견 용어의 차별성 / 계보의 명확성 / 기법의 변화과정 및 구체성 / 수련장소 및 수련 체계 등등...

 

결국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이 현재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되어 있는 충주의 문화재 택견과 서울지역에서 행해졌다는 지역색을 제외하면 둘 사이에 대체 무엇이 차별되는가에 대한 분명한 기준점이 사실상 부재한 상태에서 문화재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문화재 위원들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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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고칠 생각을 해야지...)

 

 

그런 상황에서 2022년 말, 문화재 결련택견이 지정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충주와 윗대에서 이의신청을 넣었고, 서울시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결련택견의 지정과 관련된 모든 단체들을 불러 모아 간담회를 열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문화재 결련택견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한 성토가 나옵니다.

 

그 내용은 대체로 아래와 같았습니다.

 


1. 결련택견은 양 패가 나누어 시합 하는 방식이라는 용어적 의미만 있을 뿐, 그 시합의 진행 과정이나 판정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제시된 바가 전혀 없다. 자료를 제공해 줄 용의가 있으니 추가적인 조사가 선행된다는 조건 하에 문화재 결련택견의 등재에 동의한다.(사단법인 윗대태껸협회)


2. 문화재 결련택견의 자료적 뼈대가 될 결련택견협회의 택견 경기의 뿌리가 택견이 아니라 까기에서 나왔다.(무예원 김명근 선생)


3. 애시당초 무형문화재 택견 안에 단체전을 의미하는 결련택견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시 문화재로 결련택견을 따로 지정하는 것은 경기만 따로 빼 내어 문화재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국가무형문화재 택견보존회)


 

(2번 내용을 다루기엔 글이 너무 방대해지므로 추후 외전격이라 할 수 있는 오싹오싹 택견 시리즈에서 다루도록 하고, 1번과 3번을 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윗대태껸에서 제기한 이의의 내용은 말 그대로 "문화재 결련택견 안에 내용물이 없으니 문화재 등재를 위해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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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아저씨! 안이 텅 비었잖아요!!!)

 

 

실제로 저 말은 딱히 틀린 부분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택견 단체들이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구한말의 택견 경기에 대한 규칙은 땅에 손을 짚으면 진다장타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이 2가지 외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저 2가지 규칙 이외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란 말입니다. 

 

무슨 기술이 허용되었는지, 상세한 판정 규칙은 무엇인지. 명색이 경기를 주축으로 한다는 문화재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등재가 추진되고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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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게 맞나...?)

 

 

더욱이 이전 편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현재 결련택견협회를 비롯해 현재 택견 경기를 열고 있는 단체들은 전부 전통적인 택견 경기(손질 타격 허용, 발차기 규제 없음)가 아닌 신한승 선생과 이용복 총사가 창안한 현대 택견 경기(손질 타격 비허용, 발차기 규제, 얼굴 한 판 규칙)를 하고 있습니다.

 

본래라면 있지도 않았던 얼굴 한 판 규칙을 끌고 올 것도 없이, 장타로 한정 짓더라도 엄연하게 손을 이용한 타격이 허용되었다는 구한말의 택견 경기와 손을 이용한 타격 자체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는 현대 택견 경기의 형태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연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문화재라면, 현대가 아닌 전통을 기초로 하는 것이니 당연히 구한말 택견의 형태를 전승해야 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문화재 등재를 추진한 결련택견협회는 (문화재)결련택견 규칙 시연이라며 현대 택견 경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https://youtu.be/V4f54XaWvjo

문화재 결련택견 등재 당시 결련택견협회가 올린 결련택견 영상.

그런데 현대 택견 경기의 상징인 얼굴 한 판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결련택견협회가 문화재로 추진하였던 문화재 결련택견의 레퍼런스가 구한말의 택견이 아닌 1980년대에 만들어진 신생 택견 규칙이란 것이고, 윗대태껸측이 한 지적과 같이 문화재의 내용물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니 참담하다고 할 밖에요...

 

하긴... 애초에 자료가 충분했다면 위에서 이미 한 번 언급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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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결련택견을 지정하자는 의원 측에서도 보완 조사가 필요하다는 평을 남기지 않았을 거라는 게 함정이긴 하군요...

 

오죽하면 결련택견협회와 원수 사이이고, 자료를 밖에 안 내놓기로 유명한 윗대태껸협회조차 이건 좀... 하면서 자료들을 제공할 테니 추가적인 조사만 하자며 급커브를 박을 정도이니 문제의 심각성을 알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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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 이 미친 놈들아 문화재라매!!!

문화재인데 현대 택견 경기를 근거랍시고 가져오는 놈들이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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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 ~ 반대를 위한 반대 안 받아요~

 

 

그리고 결련택견협회는 윗대태껸협회의 만류를 씹은 것은 물론,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워 윗대태껸을 저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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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 리건 좀....)

 


어쨌든... 윗대태껸회가 이렇듯 문화재 결련택견의 자료적 부족에 대해 염려를 보였다면 문화재 택견 측에선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

 

바로 결련택견이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은 택견의 원형을 훼손 시킬 수 있다는 것과, 무엇보다 택견의 겨루기를 의미하는 결련택견은 택견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의 일개 구성요소에 불과한데 이걸 따로 떼 내어서 문화재로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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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송덕기 옹의 증언에 따르면 결련태, 혹은 결련택견은 마을 간의 택견 경기를 부르는 다른 호칭이었다고 합니다.

 

 

솔직히 충주 측에서 주장하는 문화재 결련택견의 지정이 원형을 훼손 시킨다는 주장엔 저 또한 의문부호가 떠오릅니다만 일단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이 택견의 일개 부분에 불과하단 말 자체는 논리적으로 크게 틀린 점이 없었습니다.

 

비유하자면 이미 태권도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태권도 경기를 따로 떼 내어 새롭게 문화재로 지정을 하려 하는 것이 문화재 결련택견이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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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가 문화재가 된 상황에서 태권도 겨루기를 새로 문화재로 지정을 한다구요...???)

 

 

실제로 문화재 위원들간의 회의에서도 이 점이 여러 번 언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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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서울시무형문화재위원회 6월 전체 회의 회의록 -

 


문화재 택견 측에서 지적을 한 것처럼, 이미 택견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있는 상황에서 겨루기만을 따로 떼 내어 문화재로 만드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안 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상당히 타당해 보이는 이의 제기와 내부적인 지적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련택견은 기어코 문화재로 지정이 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조사 결과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은 이유들이 결련택견이 문화재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1. 문화재의 기조가 더 이상 고정된 하나의 형태를 의미하는 원형이 아닌, 원형을 기반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전형으로 바뀜.


2. 문화재 택견이라는 레퍼런스.


3.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



문화재 위원 회의록을 보면 1번, 문화재의 기조가 원형이 아닌 전형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어찌 보면 가장 발언권이 강하다 할 수 있을 문화재 택견의 이의 제기를 완벽하게 무력화 시켰습니다.

 

속기록을 확인해 보면 문화재 택견 측에선 결련택견의 지정이 가지는 문제점을 원형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주된 이유로 들며 반대했습니다. 그에 비해 결련택견, 다시 말해 택견 경기가 문화재 택견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상대적으로 조금 하고 넘어갔죠.

 

하지만 정작 문화재청의 기조는 충주택견측이 주장하는 원형보다는 이미 원형은 충분히 보존이 된 편이므로 그로부터 피어날 다양성이 중요하다로 넘어간 지 오래였습니다.

 

 

18b18f768594fc691.png.jpg- 2022년 서울시무형문화재위원회 6월 전체 회의 회의록 -

 


요컨대 문화재 택견은 전략을 잘못 세워서 왔던 겁니다.

 

안 그래도 잠정적으로 문화재 결련택견을 등재시키기로 결정이 난 상황에서, 결련택견이 택견 경기이기 때문에 문화재 택견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강변해도 모자랄 마당에 씨알도 먹히지 않을 원형 훼손 문제를 메인 클레임으로 삼았으니 이의가 받아들여 질 가능성이 있을 리가요.

 

심지어 대체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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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서울시무형문화재위원회 6월 전체 회의 회의록 -

 


속기록을 보면 그 와중에 한 문화재 위원은 문화재 택견을 일종의 품새 단체라고 대놓고 호도하기까지 합니다(...) 가장 빡센 경기 택견을 하는 단체가 문화재 택견인데??? 

 

솔직히 속기록 내용 중에서 가장 정신 나간 파트가 여기가 아닐까 싶더군요.

 

 

(너가 그러고도 문화재 의원이야! 당장 옷 벗어 인마!!!)

 

 

그리고 2번. 문화재 택견이란 레퍼런스 또한 당사자들은 원하지 않았지만 결련택견의 문화재 지정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선지정 후조사라는 기조에서 상식이 이미 1차로 개같이 멸망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혀 공적인 레퍼런스가 없는 항목을 문화재로 만들 수는 없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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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라는 게 야바위로 딸 만한 건 아니긴 합니다.

실제로 자료의 증빙이 부족해서 문화재가 되지 못한 종목들도 부지깃수거든요.)

 

 

하지만 결련택견 같은 경우 이미 문화재 택견이라는 완벽한 레퍼런스가 존재했습니다.

 

물론 윗대태껸협회가 지적한 것처럼 얼게만 있고 내용물이 부재하다는 사소한 단점이 있긴 했습니다만, 최소한 택견이라는 점 자체는 이미 증명이 된 셈이란 겁니다.

 

거기에 3번, 결련택견을 어떻게 해서든 문화재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는 점까지 더해지면 문화재로 등재되기엔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요건을 갖춘 셈이었죠.

 

다만 여기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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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문화재 등재를 원했다고?)

 

 

네 그렇습니다. 이 점은 저도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되고 상당히 놀란 부분이었습니다.

 

문화재 위원 회의록을 확인해 보면 흥미롭게도 "택견의 본원이 서울시인데 문화재 택견이 충주시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충주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인 상황이다." 는 뉘앙스의 말들이 생각 이상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학술적인 점을 따져 가부를 논해야 하는 회의록에서 공공연하게 저런 말들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심사의 주체인 서울시부터가 충주시에게 택견의 종주 도시라는 타이틀을 빼앗겼다는 의식을 매우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말이며, 이렇듯 문화재 결련택견의 지정을 서울시가 ‘매우 강하게 원하고 있었다’고 하면 앞서 언급한 문화재 심사 역사상 전무후무한 ‘선지정 후조사’ 기조 또한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달리 말하면 뒤는 내가 책임 질 테니까(?) 우선 문화재부터 만들어! 였다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정말로 책임을 질 건지는 몰?루? 입니다만(...)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일들만 빵빵! 터뜨리고 있어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문화재 자체는 통과가 되었어도 윗대태껸회의 지적이 받아 들여진 것인지 문화재 결련택견을 규정하는 법안 내용에 결련택견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1번 항목으로 명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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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서울시 법안이 통과된 상태라고 합니다.)

 

 

최소한 후속 조사 자체가 없을 거라는 불행회로까지 돌릴 일은 없어졌다는 것이죠.

 

하지만 윗대태껸의 지적과 같이 결련택견이 무엇이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것은 여전하며, 무엇보다 대한체육회를 독점하고 있는 대한택견회가 결련택견협회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본인들의 근본없는 택견을 대놓고 문화재로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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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저희에게도 문화재에 입성할 기회가 왔군요!)

 

 

그리고 문화재 결련택견에 발언권이 있는 단체들 가운데 유일하게 자료의 취합과 조사의 필요를 역설하는 단체가 발언권이나 정치적인 면에서 가장 영향력이 떨어지는 윗대태껸회라는 점이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이 가진 가장 커다란 불안요소로 남아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현대 택견 경기를 문화재로 만들 생각이 만만인 결련택견협회와 대한택견협회를 상대로 윗대태껸이 어디까지 싸워낼 수가 있을지가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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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키스트택견 하드모드 ㄷㄷㄷ)

 

 

다만 마침 오늘 올라온 영상과 같이, 윗대태껸협회 측도 문화재를 준비하는 활동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문화재 결련택견이 현대 택견에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준의 퀄리티를 가지고 대중에게 소개되지는 않을 것 같아 가벼운 안도감이 듭니다.

 

https://youtu.be/nEPZ7Ue2JjE

(영상을 보니 안면을 장타로 치고, 발차기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 같군요.)

 

 

그럼 문화재 결련택견에 대해서는 이쯤 말하도록 하고, 지금부터는 최근 택견계에 있어 가장 핫한 화젯거리라 할 수 있는 『택견진흥법』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택견진흥법은 러프하게 요약하면 대한택견회가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는 법안입니다.

 

일. 단. 은 모든 택견인들을 위한 법안을 자처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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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리가. '그' 대한택견이 모든 택견꾼들을 위한 법안을 추진했다고??? )

 

 

알아 보니 대략 두어 달 전만 해도 국회에 상정을 앞두고 있었으나 현재는 문화재 택견의 반대로 발이 잡혀 일단 보류 상태로 들어간 상황이라 합니다.


당연히 대한택견에선 충주가 또 다시 택견을 독점하기 위해 수를 썼다며 극도로 분노하였으며, 온 오프라인으로 충주택견을 비난하는 것으로 모자라 ‘택견은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규탄 결의문까지 채택하여 문화재 택견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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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s://v.daum.net/v/202308300906065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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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결련택견협회의 도기현 회장의 지원사격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충주는 "택점을 독점하는 건 너희들도 마찬가지 아니냐?" 라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일단 통과를 시키고 그 뒤에 협의를 하자는 대한택견의 제안에도

 

"너희들이 2007년에 한국택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를 똑똑하게 기억하는데 그걸 믿으라고?" 라며 불신의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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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오싹 근현대사 시리즈 7편을 읽으셨던 분이라면 대한택견협회가 대한체육회에 함께 가입을 했던 한국택견협회를 통수치고 체육회 가입을 독점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거기다 대한택견이 저 반대 건에 대해 충주를 욕하는 것도 우스운 것이, 내막을 알아보니 최소한 이 건에 대해 대한택견은 충주에게 있어 입도 벙긋 할 자격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 택견진흥법이 발의될 수 있던 계기 자체가 대한택견회가 한국택견을 살살 꼬득여서 공동발의를 추진하게 만들어 놓았던 것인데, 뒤로 한국택견 몰래 법안을 만지작거려 국가의 지원금을 대한택견회가 독점하게 만들려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거든요. 그보다 그걸 또 넘어간 한국 택견도 참 어지간히 순진합니다(...)

 

우습게도 대한택견연맹에서 추진한 택견진흥법의 1항의 내용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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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항에서 말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법』의 11조 2항의 내용이 대략 이러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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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용어로 범벅이 되어 있으니 대략적으로 요약을 하면, 오직 대한체육회 소속 단체만이 택견진흥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의 4개 택견 단체들 가운데 대한체육회에 소속된 단체는 딱 한 곳. 대한택견회 뿐이죠.

 

맞습니다. 한마디로 본인들만 이득을 보는 법안을 꾸며 놓은 주제에, 뒤늦게 사기에 당한 것을 깨달은 문화재 택견 측이 태클을 걸자 마치 모든 택견꾼들을 위해 총대를 매고 나선 본인들을 문화재 택견이 핍박하고 있다며 온 사방에 감성팔이를 하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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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네. 저러면서 독점이니 뭐니 하면서 문화재 택견을 욕한다고..?)

 

 

진정으로 우스운 점은 대한택견회가 문화재 택견을 비난하는 내용들 전부가 본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들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남에게 택견을 독점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면 우선 본인들부터 국가가 지원하는 지원금을 독점하는 것을 포기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택견회가 과연 그런 곳이었던가요?

 

애초에 본인들부터가 대한체육회에 다른 택견 협회들이 가맹하는 것을 틀어막고 있는 적폐 중의 상 적폐인 단체 아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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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런 걸 내로남불이라 부르기로 사회적 합의를 했어요.

 

 

택견인들 전부를 위해서라는 대의를 주장하고 싶다면 우선 다른 택견 단체들 전부에게 대한체육회에 가맹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동등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먼저일 것입니다.

 

그런 진정성을 조금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동네방네 문화재 택견이 택견을 독점한다느니, 택견인들에 대한 지원을 막아 세우는 적폐 단체라느니 하고 떠들어 봤자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을까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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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걸 보니 저도 꿀밤이 마렵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유일하게 윗대태껸만이 저 택견 진흥법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아무래도 협회 규모가 크지도 않은 데다 굳이 어느 한쪽을 편들어서 다른 쪽과 대립 관계가 될 생각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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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

 


어쨌든 이렇게 문화재 택견에서 대대적으로 나서서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결과인지 법안 추진을 진행하던 의원은 일단 한 발 물러서서 충주와 대한의 협의부터 진행 시키겠다고 한 모양입니다만, 문화재 택견측의 반대 의사가 워낙 강경해서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앞으로 한동안은 애매한 교착상태가 유지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2007년의 통수 때문에 문화재 택견 측에선 대한택견을 아예 협상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기조가 매우 강한 모양이라 결국 대한택견의 원죄가 돌고 돌아 본인의 뒤통수를 깐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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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서 누가 통수 치라고 칼 들고 협박함?)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일이 더더욱 수월하게 끝나지 않을 거라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대한택견이 여론몰이를 하는 과정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대한택견회측에서 대놓고 문화재 택견 측의 큰선생님인 정경화 선생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영상을 찍어 올린 것입니다.

 

https://youtu.be/zVbYObyA9kQ

https://youtu.be/_vjPyGt-5BU

(어우야 거 수위가....)

 

현재도 결련과 윗대가 싸우는 이유 중 가장 커다란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결련택견협회가 윗대태껸협회측의 큰선생인 고용우 선생을 비난했기 때문인데 그걸 대한택견회가 이번에 문화재 택견을 상대로 그대로 질러 버린 겁니다(...)

 

솔직히 저 영상들을 보고 "대체 무슨 약을 잘못 먹었길래 협상의 대상을 저렇게 모욕해 버리지?" 싶더군요... 진짜 얘들 따라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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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습니까 일붕쿤?)

 

 

물론 반대로 어차피 협상은 글러먹은 것 같으니 시원하게 욕이나 하자(...)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글쎄요. 저로서는 대한택견이 지나치게 급발진을 밟아 안 그래도 어려울 일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감상밖에는 안 드는 것 같군요.

 

...어쨌든 이것으로 택견진흥법 관련 이야기도 얼추 끝이 났습니다. 이렇게 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가 마무리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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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지쳤습니다....)

 

 

사실 이 시리즈를 기획하고, 쓰게 된 것 자체가 택견의 암울한 근현대사를 한 번 제 손으로 정리해 보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는데 정말이지 글을 마치고 나니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그 심연의 농도에 다시금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시작부터 끝까지 밝은 내용이라곤 1도 없는지(...)

 

그래도 글을 쓰는 내내 발견한 것은 아직은. 택견의 미래에는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어하는 저였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미래에는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의 전진이 가능할 거라 저는 믿고 있거든요.

 

어쩌면 독자님들도 전부 저와 같은 생각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머리 한켠에 떠올리면서, 지금까지 암울한 내용으로 점철되었던 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를 따라와 주신 모든 독자님들에게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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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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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택견 너는 저리 나가서 손 들고 있어.

 

 

 

Finish...?

 


 

휴. 마침내 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리메이크 시리즈가 끝을 맞이했네요.

 

사실 중간의 몇몇 편을 제외하면 리메이크라기보다는 저장소에 맞게 적당히 수정하는 것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새롭게 얻은 자료들을 추가하고, 잘못 알고 있던 부분들을 정정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편은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의 외전,  오싹오싹 택견 시리즈로 돌아오게 될 것 같습니다.

 

마침 택견 1회차 경기 영상도 그렇고, 이번 편에 추후 언급하기로 한 까기와 관련해서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와 자료들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당장 언제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겠습니다마는,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시 한 번, 길고 긴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를 따라와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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