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어째서 택견이 씨름처럼

익명_44114826
489 0 6

여태까지 설이나 추석에 공영방송에 나가 경기를 못 치뤘냐고 하는데 너네 이거 잘 모르는구나?한창 택견판에 생기가 넘치던 시기에도 협회 차원에서 저런 거 추진 하려는 엄두 자체를 못 냈어.

 

내가 기억하기론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어디 방송국에서 택견을 다루는 방송 한 편 찍으면 다른 협회들에서 좌표 찍어서 그 방송국 사이트에 대체 왜 가짜 택견을 왜 홍보해 주냐고 항의하고 난리들 쳤거든. 전반적으로 힘 다 빠져서 폭삭 주저앉은 지금이야 서로 예의 차리는 척 하면서 '허허, 좋은 게 좋은 거지요.' 이러고 있는 거지 한창 민족무술 붐 일었을 때만 해도 그렇게 험악할 수가 없었어.

 

대표적으로 충주, 대한 분쟁이 있었지. 협회간 소송까지 갈 정도였는데, 과연 그런 가운데 저런 커다란 프로젝트가 추진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다른 협회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대한이 저걸 시도했어도, 충주가 저걸 시도했어도 어떻게 해서든 그거 좌초시키려고 온갖 음해란 음해는 다 했을 거야. 굳이 명절 택견 경기를 끌고 올 것도 없이 결련택견이 서울시 문화재 등재를 추진할 때 충주의 반대로 엎어져야 했었지.

 

물론 지금에야 어떻게던 갈등이 수면 아래로 내려앉았으니까 조금은 이야기가 다를 지 몰라. 충주가 작정하고 추진을 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거 같기도 해. 하지만 생각보다 충주의 내부상황이 좀 많이 개판인 데다(알 사람은 알 거야. 신한승 옹 사후 시작된 제자들의 내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애시당초 충주는 세계 무술 축제라고 하는 대규모 이벤트를 자체적으로 여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성도 크게 못 느낄 거라고 봐.

 

오히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니까, 내가 보기에 저런 시도는 오히려 대한이나 결련 쪽에서 추진을 해야 하는 게 맞을 거야.

 

다만, 이미 대한체육회라고 하는 돈줄을 잡은 대한택견에게 많은 공을 들여야 할 저런 대형 이벤트를 야심차게 추진할 만한 절박함이 있을 거라고 보이지는 않고, 결련은 당장 서울시 문화재 등재가 급할 테니 공영방송의 명절 전통 스포츠 경기에서 택견 경기를 보는 것은 당분간은 어렵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그래도 저런 이벤트가 엄청나게 커다란 파이를 지니고 있고, 무엇보다 강력한 홍보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언젠가는, 분명히 추진되지 않을까 싶어. 어쩌면 저걸 위해서 최초로 모든 택견 협회들이 협력하는 역사적인 대사건이 벌어질 지도 모르고 ㅎㅎ. 저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이니까.

 

물론 정말로 저걸 성공시킨다고 해도 선수 배분 문제부터 시작해서 온갖 잡음이 터져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명절날 가족들과 함께 TV 앞에서 둘러앉아 택견 경기를 보며 환호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래. 그래야만 지금처럼 침체된 택견에도 새로운 피의 수혈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테니 말이야!

 

신고공유스크랩

한달이 지난 게시글은 로그인한 사용자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