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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주의/리메이크]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4화 - 대한택견협회의 부상과 이면의 문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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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


1화. 소개 

2화. 송덕기. 그리고 현대 택견의 시작

3화. 두 거인의 죽음과 혼란기의 개막

4화. 대한택견협회의 부상과 이면의 문제점

5화. 대고소시대와 돌아온 송덕기 택견

6화. 결련택견협회의 비상

7화. 통합 대회와 대한택견연맹의 체육회 가입

8화. 황금기의 뒷면과 또 다른 계승자

9화. 결련택견협회의 내전과 윗대태껸의 등장

10화. 태껸춤과 정통성 논쟁 상편

11화. 태껸춤과 정통성 논쟁 하편

12화. 옛법택견의 짧은 봄

13화. 서울시 문화재 결련택견과 택견진흥법

 


오싹오싹 택견 시리즈


1화. 택견 4대 협회의 간략한 특징 요약

2화. 택견은 왜 주먹이 아니라 발차기부터 배웠을까?

3화. 택견에도 개파조사가 있다?!

4화. 놀이인가 무술인가? 기록을 통해 알아보는 구한말 택견

5화. 택견과 석전의 상관 관계

6화. 제 1회 택견 대회와 사라진 활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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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오늘 다룰 내용과 관련이 없지 않습니다.)

 

 

 

- 대한택견협회의 부상 -

 

 

두 거인의 사후, 송덕기 옹의 웃대 택견이 석연찮은 이유로 문화재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문화재를 독차지한 아래대 택견(충주택견)이 후계자 자리를 놓고 끝을 알 수 없는 내전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사이.

 

저 먼 남쪽(부산)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한 세력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서울에 깃발을 꼽으며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의 전통무예 시장을 빠른 속도로 접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세력의 이름은 바로 대한택견협회(현 대한택견회)이었습니다. 

 

 

 

18a507a40d94fc691.png.jpg(우용곡 작가님의 대한택견. 이쁘다.)

 

 

88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바탕 국풍 열풍이 불고 있었던 당시의 대한민국은 한민족의, 전통의 무언가에 다들 목말라 있었으며 이는 대한택견협회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더욱이 평화의 민족. 5000년의 역사 동안 먼저 남을 침략한 적이 없는(?) 민족이라는 프로파간다는 대한택견협회가 내세우던 상생공영이라는 가치에 딱 알맞는 것이었고, 화려한 한복을 입고 발차기를 겨루지만 서로 다치지 않는 안전한 전통무술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무려 TV에서 대한택견 경기를 중계할 정도였으니 그 성세를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https://youtu.be/3by9BuQiBIY

[ 2005~2007년 방영된 "KBS N 택견명인전" 제2회 택견명인전 8강전~순위 결정전 ]

 

이 시기가 대한택견... 아니, 택견의 전성기였고, 별들의 시기였습니다.

 

전국에 깔린 도장들에서 자라나는 수많은 선수들이 시합에서 뽐내던 기량은 그야말로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러울 것이 없는 모습이었고, 실제로 당시 이루어진 인프라 덕분에 대한택견협회는 현재에도 가장 많은 수련자와 전수관을 보유한 협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의 이면 아래 어두운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성공을 이루기 위해 해왔던 30여년의 노력들이 이제와 택견이란 종목 자체를 벼랑으로 몰고 있다는 사실도 말이죠. 아니.. 이건 알면서도 눈을 돌리고 있다는 말이 맞겠지만요.

 

 

( 하지만 어떤 행위이던 훗날엔 결국 책임을 져야 하는 법입니다. )

 

 

부디 과거에 대한 성찰이 미래를 위한 한 걸음으로 이어지길 바라면서 지금까지 쉬쉬하며 수면 아래에서만 언급되어 온 이면의 이야기들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잘못된 시작 -

 

먼저 대한택견회에 대해 말하자면 이용복 총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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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의 계보로 따지면 알 수 있듯 아래와 같이 2세대 택견꾼에 속하시는 분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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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결련/충주가 전부 송덕기 옹의 직계 제자들이 세운 것과는 달리 대한택견회를 세운 이용복 총사는 신한승 선생의 제?자 였습니다.

 

제가 제?자 라고 굳이 표현을 한 이유가 있는데, 이는 정경화, 박만엽 선생과는 다르게 신한승 선생께 년단위로 택견을 배운 분이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아예 택견을 배운 분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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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hat the Fuc---)

 

 

놀랍게도 이용복 총사는 충주에 본인 제자들을 보내서 택견을 3개월 배우게 한 뒤 큰스승을 자처하면서 협회를 차렸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믿기지 않지요?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이건 사실로 보입니다.

 

이용복 총사는 충주택견에서 사사한 적이 없으며, 당신의 제자들이 대신 단기 사범 캠프에서 3개월간 수련한 게 다라는 것이 충주측의 주장인데, 이게 매우 신빙성이 있는 게 실제로 이용복 총사가 어떻게든 택견을 수련할 수 있던 창구가 당시에 충주택견이 다였던 것이 맞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이용복 총사가 택견에 관련된 형태 자체가 태권도인 신분으로 인터뷰를 위해 송덕기 옹을 몇 번 만난 것을 제외하면 택견 경기를 주관하고, 이를 연구하겠다는 명목으로 충주택견과 접선한 것이 시작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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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구덕체육관에서 열린 제 1회 택견 대회 당시 알려진 이용복 회장의 경력)

 

 

대한택견회측은 마치 이용복 총사가 송덕기 옹께 택견을 배운 것처럼 주장하지만 공식적으로 이용복 총사가 송덕기 옹과 있었던 만남은 인터뷰 몇 번이 다였으며, 이건 도기현 회장을 비롯해서 송덕기 옹 계열의 제자들의 증언에서 공통적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즉, 대한택견회측의 주장과는 달리 이용복 총사는 송덕기 옹은 커녕 신한승 선생에게도 택견을 배운 적 없음에도 택견의 큰스승을 자칭한 인물이었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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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어질어질 합니다...)

 

카더라 썰에 의하면 이용복 총사가 택견과 관련된 계기조차도 시작 부분에 나온 사건 때문이란 얘기가 있습니다(...) 자본주의 만세!!!

 

이게 굉장히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어느 분야를 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3개월을 배운 걸로는 배웠다고 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초콜릿에 코코아 버터를 쓴 게 아니라 코코아 '향' 버터를 대신 넣은 다음 그걸 초콜릿이라 말하는 게 말이 되기나 할까요? 대한택견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한계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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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버터를 일정 함량 이상 넣지 않은 것을 초콜릿이라 부르지 않는 것처럼, 택견의 성분이 3개월치 밖에 들어있지 않는 것이 어떻게 택견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죠.

 

문제는 괴담이 여기에서 끝이 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부족하면 '창조' 하면 된다 -

 

당연히 대한택견 또한 3개월만 배운 걸로 제대로 된 무술 협회를 자칭할 수 없단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구성원이 다들 전직 태권도 사범이었던 사람들인데 그 당연한 것을 몰랐겠습니까?

 

따라서 충주에서 배워온 택견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택견을 창조하면 된다는 기적의 발상을 떠올리고 그걸 실행에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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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택견의 본질에 가까운 이런 모습들이 대중의 인식에 박히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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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이크에크로 대표되는 이런 형태가 대중들이 택견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하는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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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품밟기는 절대로 저렇게 하는 게 아닙니다.

손으로 타격을 하는데 저렇게 배를 내밀고 몸을 뒤로 젖히는 게 기본 스탭일 리가 있을까요?)

 

 

물론 대한택견의 입장에서 아예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택견이 무술이긴 하지만 동시에 놀이이기도 하다는 게 아예 거짓말인 건 절대로 아니었거든요.

 

실제로 무술이나 격투기로서의 택견 말고 분명 놀이 택견이 있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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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어린아이들끼리 한 택견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요(...)

 

(당연히 대한택견에서도 이런 사실은 쏙 빼놓고 홍보는 '강력한 전통무술 택견'이라 합니다.

솔직히 어린애들이 했다는 '놀이'를 가르친다고 하긴 좀 그렇잖아요?)

 

 

그리고 사실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한다는 이념 하에 수련을 하는 무술이라 치면 세계적인 레벨의 수련인구를 가진 아이키도도 있고, 상대를 다치지 않고 제압한다는 것이 현대 스포츠적인 이념으로서는 크게 나쁜 건 아닙니다. 애초에 스파링을 해도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한 다는 게 생활체육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한 어드벤티지거든요.

 

실제로 스포츠적인 측면에서 보면 보면 대한택견은 4개 택견 단체들 가운데 가장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다른 3개 택견 단체들은 동의 하지 않을지언정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진보적인(?) 자세가 대한택견을 택견단체들 가운데 1위의 수련생을 지닌 단체로 만든 원동력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한택견회의 30여년에 걸친 홍보와 노력들이 현재에 들어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 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https://youtu.be/IxWmQayQ5qw

 

이와 같이 인터넷엔 택견을 조롱하는 영상들로 넘쳐나며

 

순수하게 택견의 기술들만 따지고 보면 앞선 글에서 여러번 올린 것과 같이 종합격투기에 가까운 형태가 나옴에도 정작 택견의 고객이 될 대중들이 그 사실을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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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담배마렵다...)

 

 

택견의 성장을 견인하던 하하호호와 국뽕의 시대는 어느덧 오래 전에 지나버렸고, 이젠 격투기 시장의 트랜드를 종합격투기가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격하고, 강해야 하며, 실전적이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관성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대한택견회는 우직하게 과거의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택견에서 가장 수련생이 많고, 도장 수도 많으며 경기를 활발하게 여는 단체가 그러고 있는 마당이니, 다른 택견 단체들도 대한택견회가 생산하는 왜곡된 택견의 이미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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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택견의 압도적 질량에 끌려들어가버렷...!!!)

 

 

자.. 그렇다면 과연 택견의 이미지는 이대로 이크에크와 같이 대중의 조롱거리로 굳어져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아직 우리에겐 2개의 협회들이 더 남았습니다. 바로 결련택견협회와 윗대태껸협회이죠.

 

 

다음 글에선 급부상한 대한택견협회와 문화재 택견 사이의 갈등. 그리고 그 가운데서 모습을 드러낸 결련택견협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싹오싹 택견 근현대사 5편 - 대고소시대와 돌아온 송덕기 택견 - 편을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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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결련택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