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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건 정말 염치 없는 행동이다.

익명_5344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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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인식을 병신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가장 열심히 분탕을 친 건 대한택견이라 한들 지금과 같이 일반인들이 택견을 X밥으로 보게 만든 책임은 사실상 택견계 전체에게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안 배운 일반인들이라 보는 눈이 없니 뭐니 해도 최소한 어떤 무술의 시연이나 동작들을 보면 거기에서 나오는 '무술로서의 강함'이라는 게 있고, 그걸 보고 해당 무술에 입문하거나 최소한 관심이라도 가지게 된다. 그 기술을 실제로 쓸 수 있는지의 여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일반인들이 강함을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쉬운 예시로 중국무술을 들 수 있을 거다.

 

요즘이야 중국무술이 종합격투기에 상대가 안 된다는 사실이 널리 퍼지게 되어 웃음벨 취급으로 전락한 것일 뿐, 한창 홍콩 영화가 강세를 보였을 때. 가까운 시기로는 엽문 시리즈가 흥행을 했을 때만 해도 중국무술에 호감을 가지고 입문하던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당연히 실제로 도관에 가서 배우는 것은 영화에 나온 화려한 스턴트가 아니었고, 영화의 주인공처럼 강해지지도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중국무술이 한국에서 상당한 수의 수련생들을 확보했던 것은 비록 과장되었을지언정 중국무술이 '강해보였기' 때문이었고, 또 그런 이미지가 널리 퍼지고 공감대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택견은?

 

난 지금까지 일반인들과 택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택견이 무술로서 강해보인다는 말을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이크에크, 덩실덩실, 휘적휘적 등등의 비웃음이면 모를까.

 

아니라고, 실상은 이렇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 줘 봤자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정말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입장의 사람들이 주목한 건 택견의 강함이 아니라 단체를 불문하고 시범에서 이것이 택견이라 하며 보여준 이해할 수 없는 동작들이기 때문이다.

 

"이상한 춤 같아요. 허리 씰룩거리고, 손 휘적거리고."

 

이게 택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다. 그들의 눈에 비쳐진 택견은 무술이 아니었던 거다. 그러니까 유튜브 렠카들이나 개그맨들이 서슴없이 택견을 웃음거리 취급 하고 풍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거다.

이는 중국무술 또한 비슷하지만 중국무술은 실전성이 없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택견처럼 "이상한 춤 같아요." 라는 말을 듣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택견이 유튜브 렠카와 개그맨들의 풍자의 피해자일 뿐이라는 말은 구차한 변명밖에는 되지 못한다.

 

대중에게 무술로서의 강함을 보여주지도, 인식시켜주지도 못한 택견이 잘못일 뿐. 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말했을 뿐인 대중이 잘못된 거라고 한다면 그것만한 적반하장은 어디 있나?

 

그런 취급이 싫었다면 문화재의 권위를 내세워 분명하게 대한택견을 호적에서 파 내었던지.

대한택견을 자연스럽게 묻어버릴 정도의 무술로서의 강력함을 대중에게 어필을 하였던지.

하다못해 대한택견을 완벽하게 고립시키는 방향성으로 나아가지도 않았고, 역으로 택견은 전부 한 식구, 조금 다르지만 모두 다 택견입니다 하하호호 하는 방향성으로 나아갔으니 아이고 의미 없다.

 

지금 같은 침체기도 내 잘못이요~ 하고 달게 받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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