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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니 두 장의 과학. 가마니인가 멍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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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또 아래서 가마니 이야기 꺼내길레 이젠 이거 분명하게 마침표 찍어야 할 때가 왔다고 봄.

 

최근 공개된 논문에 실린 도회장님 인터뷰 보면 재밌는게, 같은 문단 안에서 가마니와 멍석이 혼용되는 모습이 나타남.
아무래도 본인께서 송덕기 옹께 가마니인지 멍석인지 들었긴 들었지만 워낙 옛날 일이라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로 보임 ㅇㅇ. 다만 도기현 회장은 자신의 기억을 가마니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한데 아무리 봐도 이건 최악의 실수였던 것 같음.

 

왜냐하면 가마니는 1900년대 초에야 조선에 도입이 된 거였기 때문임. 즉 애초에 구한말의 택견판에서 가마니 두 장이란 단위가 나올 견적이 안 나온다는 말임.

 

그럼 가마니가 아니라 멍석이지 뭐가 문제냐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멍석이랑 가마니 사이즈를 비교하면 면적대비 가마니의 네 배에서 크게는 다섯 배 가까히 나오는 게 바로 멍석임. 즉 경기장의 크기 자체가 가마니 두 장과 멍석 두 장은 엄청난 크기의 차이가 나온다는 이야기임.

그리고 이 오류 때문에 결련택견의 경기철학을 관통하는 주제인 근거리에서의 발차기 싸움과 태기질의 조합이라는 대전제가 무너짐. 


왜냐하면 경기장이 저렇게 넓으면 태권도처럼 뛰어들어가서 차다 빠지는 발차기 위주의 싸움이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게 상식이기 때문임.

 

그리고 위의 이유에서라면 어째서 택견이 백기신통 비각술이라는 표현으로까지 기록되었는가에 대한 궁금증마저 완전하게 해소될 수 있다 봄.

 

다들 알겠지만 발차기 싸움은 곧 거리 싸움이기에, 발차기 공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 손을 이용한 타격이던, 그 후에 이어질 태기질이던 전부 무용지물이나 다름 없음. (나보다 발차기 기술이 압도적인 상대랑 견주기 해 보면 들어가기조차 부담스럽다는거 느껴본 갤럼들 많을 거라고 생각함.)
당연히 경기장이 무한정 넓은 것은 아니니 손질이나 태질을 장기로 삼는 택견꾼들도 경력에 따라 충분히 잘 싸울 수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발차기의 숙련도에서 밀린다면 경기 자체가 어려웠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임.
그럼 그런 택견꾼들도 가장 잘해야 할 발차기가 있다면 바로 두발당성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뛰어들어가는 날아차기 류 전반임. 맞히면 좋고, 안 맞혀도 상대와 거리를 좁히며, 상대 입장에선 맞으면 ㅈ되는고로 무조건 피해야 하는 발차기니 안 쓰는 게 이상할 정도였을 거임.
당연히 발차기를 장기로 삼던 택견꾼들은 원래 잘 찼을 거고 ㅇㅇ.
그럼 택견을 하지 않는 대중의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을 했겠음?

 

'당연히 택견꾼은 발을 잘 써야 한다! 발 못쓰면 택견 못한다!' 이런 이미지가 박혔을 거임.

옛날식 표현으로 백기신통비각술이란 말이 그래서 나왔을 거라 생각함.

 

물론 관중들이 붙어라 붙어! 하고 외쳤다는 술회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서로 간만 보면서 화끈한 경기를 펼치지 않았을때 나왔다고 말한다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이었을 것임.

 

개인적으로 요 근래의 택견 경기들이 보이는 문제점들의 근원이 이런 잘못된 해석 한두가지부터 시작된 나비효과이며, 이런 부분을 수정할 때 비로소 택견의 기술 전부를 살릴 수 있는 경기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함.

 

한 5년 전만 해도 이런 주장을 하면 회장님을 음해하는 거냐, 라던가와 같은 공격을 당했을 거지만 이제는 다들 어느정도 인정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고 봄.

 

우리들 모두가 그렇듯, 우리들의 지도자들 또한 완전무결한 초인이 아니었다는 것임.

 

인정할 부분은 모두 인정하는 한편 바로잡혀야 할 오류는 바로잡히는 게 맞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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