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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마무리지으며 적는 옛법택견 등장의 의의. 그리고 염려.

익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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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어느덧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1년의 마지막 날이다.

 

올 한 해는 역사상 유래 없는 전지구적 범유행성 질병, COVID-19에 의해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작게, 또는 크게 고통받았고 택견 또한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장 어깨너머로 들리는 소식들만 해도 어느 전수관이 폐업했느니, 어느 도장이 건물을 내놓았느니 하는 내용이 몇 개가 있었던 걸 떠올려 보면 이번 코로나의 여파가 가뜩이나 숨을 몰아쉬고 있던 택견계에 얼마나 큰 상처를 남겼고, 앞으로 남길 것인지 두려워지기만 할 뿐 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였을까. 올 한 해는 지금까지의 그 어느 시기보다 활발한 택견의 미디어 노출이 있던 해이기도 했다.

 

싸움의 벽, 양감독 TV의 천하제일 무술대회 등. 지금까지 있었던 소소한 소개 영상들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타류 무술들과 경쟁하며 승부를 가리는 모습은 대중에게는 감탄과 놀라움을, 택견꾼들에겐 자부심과 고마움. 한편으론 거기에 따라 붙는 부러움과 질시를 느끼게 하는 장면들이었다.

 

그리고 올해와 같은 미디어 노출의 해에서 택견계의 4번 타자는 누가 뭐라 해도 황인무 선생의 옛법택견이었다.

 

https://youtu.be/o05kkgcPA8Y

 

극진가라데, itf 태권도, 절권도. 하나같이 인지도 높은 무술들 사이에 서서 당당하게 천하제일 무술대회의 1등상을 타내는 모습은「택견 = 이크에크」라는 대중들의 이미지를 단숨에 바꿔버렸고 이후로도 꾸준한 영상 업로드 활동과 타류 격투가들간의 콜라보를 통해 택견의 이미지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 바로 황인무 선생(이하 마스터황으로 부르겠다.)의 옛법택견이다.

 

3개 메이저 협회들이 사실상 박제화, 화석화 시킨 거나 다름없는 택견의 싸움수들을 복원해 그 기술 전부를 쓸 수 있는 룰을 만들고 경기화 시키는 것은 과거부터 수많은 택견꾼들이 바라던 일이자 언젠가는 시도되어야만 할 도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마스터황의 옛법택견은 그 도전의 첫번째 관문인 실전성의 증명을 무난하게 성공시킨 셈이며, 이전 세대의 잘못된 홍보 방식과 그로부터 대중에게 뿌리내린 잘못된 인식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이러한 옛법택견의 선전은 마치 가뭄에 내린 단비와 같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의 뒤에는 아직도 넘어서야 할 산들이 켜켜이 남아 있는 상태라는 것이 옛법택견의, 그리고 택견계의 불행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첫째 문제는, 마스터황의 옛법택견이 결련택견 협회 전체의 택견을 대체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결련택견 협회 내에서 옛법택견을 교습하는 곳은 마스터황이 있는 중앙 전수관 한 곳 뿐이다. 다른 결련택견 전수관들은 여전히 기존 방식의 택견을 교습하고 있는 상황이란 것인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커리큘럼 교육의 문제이다.

 

택견을 하다 타류 무술을 배운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손을 이용한 타격이 허용되는 순간 기존에 내가 알던 거리감, 기술, 전술은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그리고 옛법택견은 안면타격과 몸통타격 전부가 허용된다. 그 말인즉 기존의 도기현 회장식 택견을 하던 중앙전수관 외 선생들의 입장에선 옛법택견이란 단순히 추가된 컨텐츠를 새로 배우는 게 아니라 아예「새로운 무술」을 배우게 되는 셈인 것이다.

 

이러니 당연히 보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스승 노릇을 하려면 무조건 제자가 감탄을 하게 만드는 실력을 갖춰야 하는데 스승 본인도 막 배운 무술을 어떻게 제자에게 가르치겠는가?

 

그나마 조금이라도 보급의 속도를 높일 방법이 있다면 최창희 선생이 파견강사가 되어 결련택견협회의 각 전수관들을 돌며 옛법택견을 교습하는 것이 있겠으나 이 경우 자칫 잘못하면 중앙 전수관과 지역 전수관 사이의 갈등의 씨앗이 될 경우도 있어 중앙과 지방 사이의 신뢰가 탄탄하지 않다면 쓰기 어려운 방법이다. 무엇보다 아직 최창희 선생은 강사가 아니라 현역 선수로 뛰어야 하는 나이대이다. 그리고 이것이 아래 두 번째 문제로 연계된다.

 

 

두 번째 문제. 지나치게 얇은 지도자층.

 

현재 옛법택견이 당면한 문제 가운데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지만 문제가 해소되기 위해선 최소 몇년을 잡고 가야 하는 문제라면 이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전에도 누가 저장소에 마스터황의 옛법택견이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적었던 글 중에서 옛법택견의 개발에 참여 인원이 너무 적다고 했던 내용이 있었다. 사실상 도기현 회장과 마스터황 이 둘만이 참여했기에 보급도 많이 어려울 거다는 내용이었는데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였다.

 

커리큘럼 개발에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경우의 장점은 그 과정에 참여한 인물들이 전부 해당 커리큘럼에 어느정도라도 숙달되기 때문에 보급-전파 양쪽이 전부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옛법택견은 참여했던 인물들이 손에 꼽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그 결과 현재 옛법택견을 지도 가능한 사범급 인물이 마스터황 본인이 유일한 상황이다. 현재 옛법택견이 결련택견 중앙 전수관의 독자 컨텐츠에 가까운 상황인 이유가 여기에서 기인한다.

 

옛법택견의 개발에 참여하였던 전수관 지도자들 내지는 사범급 인사들의 부재가 보급의 어려움이라는 형태로 되돌아 왔다는 것이다.

 

 

문제점 셋. 옛법택견의 태생적 이질성에 의한 메이저 택견계와의 연수의 어려움.

 

이것은 앞의 내용들과는 살짝 궤를 달리하는 종류의 문제지만 옛법택견의 발전과 확장성에 큰 제동을 거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앞의 것들보다 더한 축에 드는 편이다.

 

불행하게도 옛법택견이 추구하는 바와는 달리 현재 택견계의 헤게모니는 명백하게 얼굴 한 판으로 대표되는「놀이 택견」이 쥐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택견, 한국택견 모두가 저 룰을 따르고 있으며 마스터황의 옛법택견과 같이 무술로서의 택견을 추구하는 단체는 사이 나쁜 형제 사이인 위대태껸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무하다싶이 한 상황이고, 그나마「무술 택견」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위대태껸과의 관계는 남보다 못한 수준으로 떨어진지 오래이다. 즉, 놀이 택견 인프라에 탑승할 수도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같은 무술 택견의 정체성을 공유하는 위대태껸과의 연수조차 불가능(혹은 원치 않는)한 판이란 말이다.

 

고립무원. 이 단어만큼 옛법택견의 현상황을 나타내기에 알맞은 단어가 없는 상황이다.

 

혹자는 위대태껸이나 옛법택견이나 둘 다 마이너 하고 상황 안 좋은 건 마찬가지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위대태껸협회의 교육체계는 일원화 되어있지 않은가? 옛법택견은 스스로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지방 전수관에 선생을 파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안정성과 유지력 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전자가 압도적이다.

 

이렇게 위에 대표적인 문제 세가지가 현재 옛법택견이 맞닥뜨리고 있는 것들이며 어떻게든 저 세가지를 몇 년 내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옛법택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저 문제들은 전부 위대태껸이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문제들이기에 옛법택견 또한 충분히 저 역경들을 견뎌내며 발전해가는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부적으로 이미 세부적인 계획들이 있어 내가 언급한 모든 것들이 단순한 기우에 가까울지도 모르며, 나 또한 그렇기를 바란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경우의 수와,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글을 적게 되었기에 혹여 옛법택견 수련자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부디 너무 불쾌해 하지 말았으면 한다.

 

주제 넘은 참견이라는 건 나 또한 인지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한 마디 보태는 게 한국인의 정이라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올해도 지나고, 내일이면 2022년의 새해가 시작될 것이다. 내년에도 코로나는 기승을 부리겠고, 십중팔구 올해와 같이 마스크를 덮은 나날을 보내게 되겠지만 언제나 웃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도록 하자. 비는 그치기 마련이고 동 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그럼 새해 인사를 마지막으로 이 길고 긴 글을 마무리짓도록 하겠다. 굿 바이 2021년! 그리고 어서 와라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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