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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경기에서 손질이 사라진 이유

익명_333568
2753 1 5

그건 바로 타격은 금지하되 상대의 균형을 무너뜨리기 위한 밀어치는 공격은 허용한다는 규칙이 가지는 모순 때문이었음. 정확히는 판정에서의 애매함이 문제였다고 보면 됨.

 

경기에 나가게 되는 이상 선수들은 전력을 다해서 싸울 수밖에 없고, 동작 하나하나에 힘이 안 실릴 수가 없음. 이런 상황에서 장타로 상대방을 밀어쳤다고 해 보자.

 

이게 과연 타격이 아닐까? 장타를 연습해본 사람이면 모를 수가 없지만 장타도 결국엔 '타격'의 일종임.

 

물론 수련의 정도가 올라가면 타격과 떼밀어 버리는 걸 골라쓸 수 있게 되긴 하는데 어차피 상대의 균형을 흐뜨릴 정도의 힘과 속도가 들어가면 맞는 사람 입장에선 이건 밀쳐지는 게 아님.

 

내가 맞고 균형이 무너질 정도의 '타격을 당한' 거지.

 

그래서 애초에 판정 시비가 안 벌어질 수가 없는 구조였다는 거임. 순수 타격을 금지하지만 균형을 무너뜨리는 타격은 허용한다고 언급한 걸 보면 주먹은 금지지만 장타는 ㅇㅋ라는 취지 자체는 이해가 가는데 경기 하다가 취지 따지게 생겼냐고.

 

밀어친 쪽은 어쨌든 상대의 중심을 깨버리려고 한 건데 그걸 당한 쪽은 위력 때문에 '쟤가 규칙으로 금지된 타격을 했다.' 라고 인식하거나, 혹은 경기 승리를 위해 그렇게 우기는 사례가 부지기수로 벌어지게 되니까 '이럴 거면 그냥 손질을 하지 말죠?' 가 되어 버린 거.

 

물론 택견 경기 전반에서 손질이 금지된 데에 저런 판정상의 애매함 뿐만 아니라 택견의 손질은 위험한 기술이라는 인식(충택)과 손질뿐만이 아니라 발차기도 타격이 아니라 밀어쳐야 한다(대택)는 인식이 단단히 한 몫을 하긴 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앞서 말한 애매한 판정 문제가 가장 큼.

 

당장 협회의 규모를 늘리고 인지도 상승을 위해 선수를 찍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경기에 처음 입문하는 뉴비들에게 타격과 밀치기를 구분해서 쓸 수 있는 숙련도를 요구하는 것도 말이 안 되기도 했던 것도 손질이 금지되는데 기여한 큰 이유 중 하나고 말임.

 

다만 뉴비들이 출전하는 아마추어 경기는 손질을 금지했더라도 택견과 유사하게 경기에서 장타를 쓰는 일본의 스모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예외적으로 '밀어'치는 타격인 장타를 허용하는 식으로 우회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아예 전체 금지를 택한 게 아쉬울 뿐이지.

 

2000년대 초반, 택견에 선수들이 넘쳤을 때 위의 스모의 예시와 같이 경기에서 장타가 허용되는 프로택견과 아마추어택견을 구분해 발전시켰다면 지금과 같이 택견의 실전성 논란이 크지도 않았을텐데 참....

 

이래서 시기를 놓치면 고생한다는 어른들의 말이 다 맞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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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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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익명_200456

글은 잘 읽었고 전반적으로 글 내용에 동의함.

추가적으로 적자면 장타가 금지된 게 결과적으로 택견에서 발차기가 잘 안 나오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보는데 그 이유가 현행 택견 룰에서 상대가 나한테 붙어 버리면 그걸 떼어내거나 견제할 방법이 나도 상대를 껴안는 것 외엔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에 있음.

장타가 허용되었다면 상대를 확 떼밀고 따라 들어가서 발차기를 하거나 상대가 나한테 붙어서 태질 싸움에 들어가는 걸 견제하는 수단이 되고, 손질-발질을 왔다갔다 하면서 내 의도를 속이기도 훨씬 쉬워지는데 그걸 막아버렸으니 괜히 어설프게 찼다가 발을 잡힐 바에야 상대랑 태질 싸움에 들어가는 게 몇 배는 이득인 환경이 조성되어 버림.

차라리 본문 내용처럼 아마추어와 프로. 혹은 아마추어, 세미프로, 프로 리그를 나누어서 세미프로/프로 레벨부터 장타를 허용했다면 지금처럼 택견이 우스꽝스런 취급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서 작성자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큼.

 

지금이라도 리그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선수 숫자 문제가 있으니... 그저 아쉽다는 말 외엔 못 하겠음.

18:43
24.02.13.
1등 익명_348892
뭔가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하면 협회 덩치를 빠르게 키우려다가 생기게 된 문제들이 상상 이상으로 크단 생각밖에 안 드네;;
18:25
24.02.13.
익명_200456

놀랍게도 택견의 문제점이라고 언급되는 것들의 절반정도는 무리해서 사이즈를 키우려다가 생긴 부작용이거나 그 영향을 직빵으로 받은 것들임 ㅋㅋㅋㅋ

 

당장 택견배틀에서 활개짓이 사라진 것만 해도 동아리 선수들 받아 들이려다가 생긴 부작용이었잖음. 이런 게 알게모르게 꽤 있음.

18:34
24.02.13.
익명_333568
공론화만 안 되었다 뿐이지 이런 거 은근 많음. 사범진을 확충하려고 합기도 출신 사범들이 단기 사범코스 밟고 택견꾼으로 택갈이 된 케이스도 있고...

암튼 그럼 ㅇㅇ
19:12
24.02.13.
2등 익명_200456

글은 잘 읽었고 전반적으로 글 내용에 동의함.

추가적으로 적자면 장타가 금지된 게 결과적으로 택견에서 발차기가 잘 안 나오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보는데 그 이유가 현행 택견 룰에서 상대가 나한테 붙어 버리면 그걸 떼어내거나 견제할 방법이 나도 상대를 껴안는 것 외엔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에 있음.

장타가 허용되었다면 상대를 확 떼밀고 따라 들어가서 발차기를 하거나 상대가 나한테 붙어서 태질 싸움에 들어가는 걸 견제하는 수단이 되고, 손질-발질을 왔다갔다 하면서 내 의도를 속이기도 훨씬 쉬워지는데 그걸 막아버렸으니 괜히 어설프게 찼다가 발을 잡힐 바에야 상대랑 태질 싸움에 들어가는 게 몇 배는 이득인 환경이 조성되어 버림.

차라리 본문 내용처럼 아마추어와 프로. 혹은 아마추어, 세미프로, 프로 리그를 나누어서 세미프로/프로 레벨부터 장타를 허용했다면 지금처럼 택견이 우스꽝스런 취급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서 작성자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큼.

 

지금이라도 리그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선수 숫자 문제가 있으니... 그저 아쉽다는 말 외엔 못 하겠음.

18:43
24.02.13.
익명_333568
잘 읽어줬다니 고마움 ㅎㅎ. 장타가 선수 안전 문제도 있고, 이래저래 논란이 좀 있는 기술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같이 아예 원천봉쇄를 시켜 버리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함.

본문에 적은 것처럼 리그를 나누어서 선수 레벨에 따라 허용 기술범위를 규정하는 게 더 나았을 텐데 선수가 반토막 그 이하로 줄어든 현재 시점에서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네 ㅠ.
19:18
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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