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치기로 핫한 저장소에 가져오는 발차기(?) 무술 택견의 흥미로운 그래플링 기술들.
송덕기 옹께서는
이렇게 옷깃을 잡고
상대를 기울이고 흔들기도 하시고(참고로 가져온 사진 3개는 전부 다 다른 태질 기법들. 기술 시연 연속사진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대표격인 메인 사진만 모아서 가져옴.)
팔목을 붙잡고 관절기를 시전하시기도 하며
대놓고 누워서
다리로 내 위에 올라타려는 상대를 뒤로 던져버리려고도 하시고(충주에서 자주 보이는 시연 중 하나)
급기야는 유도의 금지기술인 가위치기(?!)를 하시기도 한다.
심지어 발차기 연계 또한 그래플링의 예외가 아닌데,
상대의 손을 붙잡으며 복장지르기를 하시기도 하고(저건 실제로 단체불문하고 상대가 못 도망가게 만든 다음 차는 요령으로 가르치고 있는 기술이다)
근거리 태질 공방에서 당하면 절로 악소리가 튀어나오는 깎음다리는 당연히 팔을 잡고 해야 하는 기술이다.
한 손으론 옷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론 상대의 귀를 틀어쥔 다음 무릎에 다리를 받쳐 놓는 무시무시한 혼종 기술... 귀가 잡아당겨 지면 통증 때문에 나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숙여지는 것을 노리는 전형적인 그래플링 기술인 듯하다.(흥미롭게도 이 사진은 발차기의 범주에 들어 있었다.)
이렇듯 태견 책을 보다 보면 송덕기 옹께서 순수하게 발만 이용하시는 사진이 몇 없다. 대부분의 차기가 그래플링으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나와 있고, 손질 타격과 연계하는 그래플링 기법들 외에 순수한 그래플링 기술들만 해도 차기만큼이나 많다. 따라서 택견의 기술은 순수하게 발차기 무술로 해석하기보단 오히려 꺽고, 조르고, 던지는 그래플링에 발차기의 개념이 더해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달치기의 어레인지로 보이는 승호의 개념이 택견에 있을 수 없느니 어쩌구 하는 말은 결국 택견을 실제로 배운 적이 없어 전수관에서 택견을 배울 경우 발차기 싸움 보다 그래플링을 더 자주 하게 되므로 꺾고 조르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여기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과, 택견은 발차기 무술이라는 관념에 깊게 매몰되어 그래플링적 관점에서 택견을 바라보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이 두 가지 하자가 결합되어 벌어진 촌극인 셈이다.
승호라는 기술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딱히 논란이 되지 않고 다들 활개짓에만 주목한 것도 결국 택견의 특징상 꺾고 조르는 건 당연히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택견을 배운 이상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홀로 승호는 택견의 개념상 있을 수 없는 기술이라며 바락바락 핏대를 세우는 걸 보면 흠..
무식한 자가 신념을 가지면 저렇게 된다는 가장 적나라한 예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