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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Chaper5 - 동홰(3)

익명_1955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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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머리를 움켜잡기도 하고, 긁기도 하면서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태호가 뭔가 알고 나서는 거 같아. 밖에서 알던 사이인가? 그렇다기엔 상대방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어. 같은 조직에 소속되었던 일원인 걸까? 그럼 태호는 왜 아는 척을 하지 않지 ... 신원이 불분명하기 때문일까. 아니 그보단 협상할 상대를 찾는 거 같아. 가운데 레게머리가 진짜 수장이 아닌 건가, 주변에 저놈을 움직이는 실세가 있다는 거야?’

 

유진이 생각의 늪에 빠져 이제 겨우 태호의 의도를 알아냈을 때 자경단은 결정을 내린 듯 서로 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제길!”

 

태호는 그 수신호를 알아보고 욕을 지껄이며 총구를 피했다.

 

-‘

 

또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유진의 두 눈이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커졌다. 탄환이 빰을 스쳤을 때와는 정반대로 온 몸에 민감함이 극대화되는 느낌이었다.

 

어차피 이곳에서 살아나갈 사람은 없다. 후환은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는 거지.”

 

자경단의 선봉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했어

 

가까스로 총알을 피한 태호가 태연한 척 대꾸했다.

 

유진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가만히 있다가 후회하는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리 사소하게 여겼던 인연이라도 주변의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상실감을 불러온다. 잊었던 그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만... 그만해요

 

유진은 태호 앞을 막고 서서 어린아이가 된 것 마냥 흐느꼈다.

 

그는 살면서 가장 무력감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렸다. 자신의 부모가 죽던 날의 일을. 그때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어린아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유진은 그 뒤로 자신에게는 무언가를 지킬 힘 따위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에 아주 조금 삶을 운영해갈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었다. 충일과의 만남 때문이었다. 이번에 눈앞에서 태호를 보낸다면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임을 체감했다.

 

도와줘요

 

유진이 무제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무제는 싸늘한 시선을 한 채 입을 다물었다. 그건 자신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는 것처럼 내미는 손을 뿌리쳤다.

 

제발.. 어떻게 좀...”

 

유진이 온몸에 힘이 들어가 가냘파진 목소리를 내며 한주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한주가 그의 눈길을 받고 일어났다. 그러나 무제가 그를 붙들었다.

 

뭐라도 있는 것처럼 굴더니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군

 

자경단의 선봉이 유진을 겨누며 말했다.

 

이럴 거면 아무것도 알려주지 말지.. ...”

 

유진은 그 순간 충일을 원망했다.

 
'쾅--'
 

그때 한 번의 폭발이 더 일어났다. 흔들리는 건물 속에서 무기를 가지고 서 있던 괴한들이 균형을 잡지 못 한 채 주저앉았다. 무제가 임의의 시점에 터지도록 설정해둔 폭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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