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도보통지 권법 다시 읽기 - 탐마세
무예도보통지 권법의 원천이 되는 무비지와 기효신서, 무예제보까지 두루 훑어보았다.
흥미로웠던 점이 세 가지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하나, 무예도보통지 속 동작이 전체적으로 원천자료의 동작보다 보폭이 좁고 무게중심이 높다는 점
둘, 원천자료와 기술이름이 같아도 디테일이 다르게 묘사되어 있다는 점
셋, 원천자료에 있던 동작 중 쓰임이 없는 것은 과감하게 빼버리기도 한 점
이러한 부분으로 보아 무예도보통지가 작성될 시점의 권법은
중국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에 맞게 로컬라이징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는 고려때부터 있던 수박이나 우리 식으로 받아들인 타권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각각의 동작을 중심으로 조선의 무술적 기조를 짚어보는 포스팅을 하나씩 올려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껸(택견, Taekkyeon)과의 유사성도 바추어보고자 한다.
우선 오늘 다루어볼 것은 탐마세이다.

무예도보통지의 탐마세는 위와 같다.
허리춤에 손을 두고 있다가 한 손을 들어올린 모양새이다.

이는 무예제보의 그림을 통해보면 더욱 역동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게 정확히 어떤 기능을 하는 동작인지를 알려면 기효신서와 무비지도 마저 보아야 한다.


기효신서와 무비지는 거의 동일한 설명을 보여준다.
설명에 따르면 상대의 자세를 흐트러트리는 동작으로
나아가면서 쓰면 공격기고 물러나면서 쓰면 회피기다.
적은 힘으로 강한 작용을 일으키고 짦은 주먹에 붙이기 좋다.

이러한 기술의 이름인 '탐마'는
태극권의 기술인 고'탐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한 손은 앞으로 내어 막는 듯한 모양새이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하여 생각해볼 때
팔이나 손바닥으로 상대의 주먹을 쳐내는 동작이 아닐까 싶다
이를 테면 복싱의 패링같이 말이다.

그러나 패링만 생각하면 처음의 탐마세를 이해할 수 없다.
대신 비슷한 원리를 지닌 윗대태껸의 걷어내기를 알면
그 형태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zSCNElWLVw
윗대태껸에서 걷어내기 1번 영상을 보면
위에서 아래로 타원을 그리며 덮어내리는 형태를 볼 수 있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패링의 역할과 비슷하되
낙차를 이용하기에 패링보다 높게 손을 들어서 다가간다.

말을 더듬어 타고 올라가듯
짚고 일어서는 힘을 쓴다.

탐마세를 이런 역할을 하는 동작으로 본다면
제일 먼저 나타나는 이유도 문을 열어주는 동작이라 그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견제나 공격이 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방어나 회피가 되기도 하는

걷어내기 1번이 탐마세가 아닐까 한다.

이 시리즈에서 저에게 주화입마가 오지 않으려면
여러 분의 다양한 의견이 필요합니다.
편하게 댓글 달아주시길 바랍니다.
댓글 4
댓글 쓰기이거 정답. 그리고 다른 분이 말씀하신 거지만, 구성원들 간의 진법 수행 목적도 겸했다고 하더라. 동작이 과장되어야만 동작 뿐만 아니라 대열과 박자가 맞춰질 수 있기 때문에 과장된 동작이 필수적이였다고.
옆 사람과 너무 가깝게 붙으면 무기를 휘두르다 아군을 다치게 하거나 진형이 꼬이게 되는데, 크고 과장된 초식은 자연스럽게 병사 간의 일정한 물리적 거리(공간)를 강제로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고 함. 게다가 정형화되고 큰 동작은 군사들이 보폭과 속도를 맞춰 일사불란하게 전진하거나 후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준점이 되고.
먼지바람이 불고 함성이 가득한 혼란스러운 전장에서는 지휘관의 명령이나 주변 아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모든 병사가 크고 명확하게 규격화된 동작을 수행하면, 지휘관은 멀리서도 진형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어떤 초식을 수행 중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고 함.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크게 방향을 전환하고 팔을 휘두르는 동작은 개인적으로 보면 과장되어 보일 수 있지만, 여러 명이 동시에 수행하면 그것이,
방향 전환 → 간격 유지 → 대형 변화 → 역할 교대 → 재집결
이라는 하나의 공간적 패턴을 만들어냄. 즉, 과장된 동작이 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만드는 표식으로 나타남. 전통무술의 형(形)이나 진법에서는 동작이 점차 실전적인 공격·방어의 효율보다 정형성, 반복성, 상징성을 갖음.
이때 과장된 동작은 일종의 의례적 언어가 됨.
크게 들어 올린다 → 준비와 전환
크게 내딛는다 → 공간의 점유
크게 돌린다 → 방향의 전환
일정한 자세를 유지한다 → 질서와 통제
동시에 움직인다 → 집단적 통일
이런 식으로 신체 동작이 단순한 전투기술을 넘어 공간과 질서를 몸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도 쓰임. 거기에 수백 명의 군사가 동시에 크고 절도 있는 과장된 전술 동작을 취할 때 발생하는 시각적·청각적 동질감은 적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과 공포를 심어줄 수 있고.
실제 1대1 격투의 효율만 놓고 보면 큰 동작은 불리할 수 있지만, 진법 수행의 목적이 전투 동작의 직접적인 재현이 아니라 대형 운용, 방향 감각, 거리 감각, 호흡, 지휘 신호, 집단 동조라면 큰 동작은 오히려 교육적으로 유용하다고.
이거 정답. 그리고 다른 분이 말씀하신 거지만, 구성원들 간의 진법 수행 목적도 겸했다고 하더라. 동작이 과장되어야만 동작 뿐만 아니라 대열과 박자가 맞춰질 수 있기 때문에 과장된 동작이 필수적이였다고.
옆 사람과 너무 가깝게 붙으면 무기를 휘두르다 아군을 다치게 하거나 진형이 꼬이게 되는데, 크고 과장된 초식은 자연스럽게 병사 간의 일정한 물리적 거리(공간)를 강제로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고 함. 게다가 정형화되고 큰 동작은 군사들이 보폭과 속도를 맞춰 일사불란하게 전진하거나 후퇴할 수 있도록 돕는 기준점이 되고.
먼지바람이 불고 함성이 가득한 혼란스러운 전장에서는 지휘관의 명령이나 주변 아군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모든 병사가 크고 명확하게 규격화된 동작을 수행하면, 지휘관은 멀리서도 진형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어떤 초식을 수행 중인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점도 있었다고 함.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크게 방향을 전환하고 팔을 휘두르는 동작은 개인적으로 보면 과장되어 보일 수 있지만, 여러 명이 동시에 수행하면 그것이,
방향 전환 → 간격 유지 → 대형 변화 → 역할 교대 → 재집결
이라는 하나의 공간적 패턴을 만들어냄. 즉, 과장된 동작이 진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만드는 표식으로 나타남. 전통무술의 형(形)이나 진법에서는 동작이 점차 실전적인 공격·방어의 효율보다 정형성, 반복성, 상징성을 갖음.
이때 과장된 동작은 일종의 의례적 언어가 됨.
크게 들어 올린다 → 준비와 전환
크게 내딛는다 → 공간의 점유
크게 돌린다 → 방향의 전환
일정한 자세를 유지한다 → 질서와 통제
동시에 움직인다 → 집단적 통일
이런 식으로 신체 동작이 단순한 전투기술을 넘어 공간과 질서를 몸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도 쓰임. 거기에 수백 명의 군사가 동시에 크고 절도 있는 과장된 전술 동작을 취할 때 발생하는 시각적·청각적 동질감은 적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과 공포를 심어줄 수 있고.
실제 1대1 격투의 효율만 놓고 보면 큰 동작은 불리할 수 있지만, 진법 수행의 목적이 전투 동작의 직접적인 재현이 아니라 대형 운용, 방향 감각, 거리 감각, 호흡, 지휘 신호, 집단 동조라면 큰 동작은 오히려 교육적으로 유용하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