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펌) <처음 윗대태껸택견, 결련택견, 옛법택견, Taekkyeon에 입문하게 된 계기>

익명_274195
879 0 4

내가 다니던 전수관에서 선생님이 어느날 나를 불러 이렇게 얘기하셨다. 

"송덕기옹한테 제대로 오래 택견을 배운 분을 찾은 것 같아." 

그 때 내 대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선생님, 그런 건 없는 거 아닙니까?"

 

선생님도 웃으시면서,

"아냐 이번엔 진짜인거 같아. 시간 되면 와봐."

 

나 역시도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모 택견단체의 시범단 막내로 운동을 배우면서, 그래도 짧은 지식이나마 태껸택견, 결련택견, 옛법택견, Taekkyeon에 관련된 서적과 문헌들을 찾아가면서 운동하고 있었고, 그 때 내린 작은 결론은

 

[송덕기로부터 택견의 전체 모습을 배운 사람은 없다] 

였다. 

 

그래서 여러 형태로 복원하는 시도들이 다 존중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영원한 토론의 과정에서 적당히 수렴진화하겠거니 하는 막연한 기대밖에 없었다. 

 

그런데 송덕기옹에게 제대로 배운 분이라니. 기대 반 의심 반을 하면서 고용우 선생님이 한국에서 처음 해주신 수업에 가게 되었다. 

 

고용우 선생님은 매우 겸손한 모습으로 인사를 간략히 하셨고, 태껸택견, 결련택견, 옛법택견, Taekkyeon을 보여주셨다. 

 

그런데 보여주신 바로 첫 동작에서 나는 충격과 일종의 붕괴감을 느꼈다. 

 

본세를 잡는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한발 무르며 양손을 번쩍 들었다가 슬그머니 앞으로 겨누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모 단체 시범단에서 운동할 때, 그곳은 송덕기옹이 양손을 든 사진을 수미터짜리 큰 현수막으로 인쇄하여 걸어두었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1년의 시범단 활동 동안 그 모습의 동작을 배운 적은 없었다. 

 

하지만 고용우 선생님이 손을 번쩍 들었을 때, 바로 그 송덕기옹의 사진과 정확히 똑같은 동작과 각도로 손을 드는 것이었다. 뭘 하다가 나온 것도 아니고, 바로 첫동작 첫 순간의 일이었다. 고용우 선생님의 몸놀림과 송덕기옹의 사진이 눈에 겹쳐 보이면서 온 몸에 충격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이 분이구나.'

 

그리고 고용우 선생님이 손질을 보여주셨다. 나는 생소하고 어색하게나마 따라갔다. 

 

그리고 학교 도서관에 가서 서림문화사에서 1983년, 문화재가 막 지정되었을 당시에 출판된 송덕기옹이 모델해주신 책을 보았다. 고용우 선생님이 알려주신 손질들이었다. 

 

그리고 품밟기를 배웠다. 

품밟기의 앞에도, 뒤에도 더 많은 상세하고 디테일한 내용들이 따라왔다.

 

여러가지 변화도, 작게 쓸 때, 크게 쓸 때, 등등...

 

수업 자체는 차분했지만, 내 머릿 속에서는 폭풍이 휘몰아쳤던 수업이 지나가고 나는 고용우 선생님께 이렇게 여쭤봤다. 

 

"선생님 이거 잘 하려면 얼마나 걸립니까?"

"음... 한 십년?은 하면 좀 그래도 모양이 나올거에요."(선생님은 모두에게 존대를 쓰셨다.)

 

그렇게 시작을 했었다. 십년 하고도 훌쩍 시간이 지나, 아직도 스스로 모양에 많이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이제는 그래도 남 앞에 서게 되었다. 

 

우작가와의 작업 과정에서 자꾸 초기의 그 때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출처: https://x.com/i/status/1998318459843944508

신고공유스크랩

댓글 4

댓글 쓰기
2등 익명_772918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22:18
25.12.09.
3등 익명_772918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22:19
25.12.09.
익명_772918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22:19
25.12.09.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한달이 지난 게시글은 로그인한 사용자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유

퍼머링크

삭제

"펌) <처음 윗대태껸택견, 결련택견, 옛법택견, Taekkyeon에 입문하게 된 계기>"

이 게시물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