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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종무기격검 대회에 출전하면서 느낀 각 무기 별 감상

익명_587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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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본인이 사용한 무기는 조선군에서 사용한 제식 환도와 사실상 동일한 스펙을 가진 정촌 카타나였다는 점을 먼저 언급해 두고, 내용이 좀 두서없을 수도 있겠지만 기록 차원에서 최대한 솔직하게 시합에서, 그리고 그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접한 무기들에 대한 느낌을 적으려 한다.

 

https://youtu.be/puZz6eyJuaQ

 

1. 카타나
- 칼의 형상을 한 도끼. 견적이 안 나온다 싶으면 일단 내려베고 또 내려베면 대충 해결이 된다(농담같지만 농담이 아니다). 무게중심이 날 쪽에 있어서 자기보다 한 체급이 큰 롱소드와 힘대 힘으로 갖다 박아도 딱히 밀리는 느낌이 안 난다. 다만 태생적으로 리치가 짧아 거리 조절에 능숙한 상대를 만나면 고전하기 쉽고, 창 앞에선 그 단점이 더욱 극대화 된다. 

 

2. 롱소드
- 적당한 리치, 적당한 체급. 양손검으로 갖춰야 할 덕목은 전부 다 갖춰서 딱히 약점이랄 게 없다. 베기도 좋고 찌르기도 좋다. 물론 단병기 상대로는 압도적 리치 우위를 가지는 창을 상대로는 똑같이 쉽지 않지만 일단 카타나보다는 리치가 기므로 상대가 좀 수월한 편. 
리히테나워류를 쓰는 상대의 경우 머리 양 옆을 후리는 특유의 기술(즈베이하우) 때문에 근접했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으며, 끝까지 상대의 검에 내 무기를 붙여 상대의 움직임을 방해해야 즈베이하우 난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가 가능했다.

 

3. 창(3M)
- 단병기의 사신. 특유의 압도적 리치 때문에 초보가 들어도 무섭고, 숙련자가 들면 더 무섭다. 창날이 앗 하는 사이에 날아드는데 숙련자의 경우 심지어 여기에 훼이크까지 섞어서 눈치게임에 실패하면 고기산적 되기 딱 좋다. 찌르기뿐만이 아니라 후려치고, 내리찍는 것도 엄연한 기술이라 더 무섭다. 점지창이라고 땅을 내리치는 탄성을 이용해서 하는 찌르기가 있는데 이건 모르면 죽어야지 수준의 기술이라 처음 당해 보면 내가 뭘 당한 건지도 모를 정도다.
창의 약점으로 대표되는 근접전에서도 의외로 쉽게 무력화되지 않는 편인데, 찌르기가 봉인당했다 뿐이지 무기의 체급이 어디로 간 건 아닌지라 숙련자의 경우 양손으로 창대를 붙잡고 역으로 상대를 밀어내 버리거나 그래플링으로 바로 전환하기 때문에 근접만 하면 단병기가 창을 따잇할 수 있다는 세간의 인식은 절반만 맞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4. 검방(검 + 방패)
- 모친 출타하신 수준의 공방일체를 자랑하는 조합. 흔히들 검방은 리치가 짧은 게 단점이니 거리를 살려서 블라블라 라고들 하는데 방패 들고 냅다 달려와서 쑤시고 베는 거 직접 당해보고 나서도 그런 소리를 하면 인정한다.
내 일격은 방패에 막히고 칼을 회수하기 전에 상대의 칼이 날 먼저 베거나 찌른다! 일단 검방이랑 크게 리치 차가 안 나는 카타나로는 답이 없고, 리치에서의 상대적 우위를 가지는 롱소드도 밀린다. 애초에 단병기의 사신인 창도 잡아먹는 게 바로 검방이니 이건 뭐... 
너프가 필요하다... 겁나 큰 너프가...(아무말)

 

5. 할버드
- 베기, 찌르기, 걸어서 당기기. 1가지 무기로 3개를 전부 하고 싶은 사용자를 위해 마련된 마스터피스. 
창보다는 느리지만 찌르기도 가능하고, 도끼 특유의 무게를 살린 묵직한 내리치기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장대무기이기 때문에 단병기로 얘 앞에서 뭐 하기 쉽지 않다. 괜히 중세 이후 서구권의 대표적 폴암류가 할버드가 된 것이 아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폴암류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내구도 면에서 손해를 많이 본 무기였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는 편.

 

6. 편곤
- 긴 막대기 하나와 짧은 막대기 하나. 그리고 둘을 연결할 튼튼한 쇠사슬만 있으면 만들어지는 초 염가형 무기이지만 일단 상대해 보고 나면 욕부터 나온다.
명색이 장대무기인지라 리치도 길고, 상단에서 내리치는 걸 막으면 쇠사슬에 달린 자편(짧은 막대기)가 내 뒤통수나 등짝을 후려친다. 그래서 모편을 막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게 뭐 말처럼 쉬우면...
의외로 창의 카운터 중 하나인 무기다. 자편을 빙빙 돌리면 그 원심력 때문에 창의 찌르기가 튕겨져 나가기 때문. 실제로 대회에서 왜 편곤이 창의 카운터인지를 잘 보여주는 경기가 있기도 했다.
다만 계속 자편을 돌려야 하다 보니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는 것과 쇠사슬의 내구도 이슈가 발목을 잡아 더 많은 활약을 하지 못한 게 아쉬운 무기.

 

7. 월도(춘추대도)
- 우리가 다들 아는 관운장의 그것.
장대무기 중에서도 생각보다 실제 리치가 많이 짧은 편이다. 날 부분의 무게가 워낙 나가는지라 무게 제어를 위해 날과 가까운 부분을 붙잡아야 하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창과 같이 찌르기가 빠른 무기를 상대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너무 둔중하다)
하지만 한 번 잡고 휘둘러 보면 아, 이게 베는 게 아니라 무게로 때려 부수는 종류의 무기이구나 하는 확신을 곧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묵직한 손맛을 자랑하며, 실제로 이 문제 때문에 웨폰마스터 대회의 출전 금지 무기가 되었다. 왜냐하면 보호구고 나발이고 손발 중 하나에 이걸 맞기라도 하면 최소가 골절이 될 것이기 때문...
어떻게 보면 검방메타 그 자체의 카운터가 될 수 있는 무기였으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 등장하지 못한 비운의 무기가 되었다.

 

8. 쌍검
- 잘 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그것. 한쪽 칼로 막고, 다른 칼로 베거나 찌른다.
리치가 짧고(그 카타나보다 짧다), 한손으로 무기를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무게로 찍어누르는 폴암류나 창과 같이 압도적인 리치로 공략하는 무기를 상대하기엔 쉽지 않다. 
다만 리치가 짧은 만큼 연타가 쉽다는 장점과 양손 모두 칼이라는 특징상 검방과 차별화 된 뭔가가 있다.

 

9. 중봉(쿼터스태프)
- 말 그대로 무거운 봉이다. 봉이기에 후려치기, 찌르기 전부 가능하며 봉으로서 할 수 있는 기술은 전부 사용 가능하다.
다만 리치는 창에게 밀리고, 그렇다고 무게가 압도적이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라서 카타나 정도면 역으로 뒷날을 이용해 상대의 찌르기를 쳐내면서 접근이 가능했다. 

뭔가 분명한 단점이 있는 무기라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특별한 강점이 있다는 느낌도 딱히 없었던 뭔가뭔가한 무기.

 

10. 그래플링(?)
- 엄밀히 말하면 무기가 아니지만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육체를 무기삼아 사용하는 싸움법이기에 서술한다.
일단 갑주를 입는 것을 가정한다면 그래플링적 소양은 거의 필수에 가깝다.
갑주를 입은 상황에선 상대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부위가 극도로 제한되며, 어느 한 쪽이 정말 무기술 실력이 압도적이지 않다면 갑주의 약점을 노리기엔 쉽지 않다.
따라서 싸움의 상당수는 무기끼리 부딪히다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그래플링으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플링에 소양이 없는 사람은 무기술 싸움에서 우위를 가졌다 한들 상대가 레슬링을 건 순간 우위를 잃고 쉽게 무력화 되어 버리기 때문에 스스로의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물론 무기술의 실력이 생존과 직결되는 평복 상태에서는 갑주 전투에서보단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일단 내가 그래플링에 자신이 있다고 한다면 공방 중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상대보다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나쁠 게 전혀 없다는 점에서 그레플링의 중요성은 결코 낮지 않다.
당장 필자만 해도 검술 실력이 매우 낮은 편이었지만 일단 서로 달라붙으면 태질(그래플링)로 들어가면 된다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했고, 실제로 경기에서도 택견을 통해 배운 태질을 이용해 재미를 많이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일단 그래플링을 할 줄 안다면 근접전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게 가장 큰 이점이지 않나 한다.


이상이 내가 웨폰마스터즈를 준비하고, 그 경기를 뛰면서 느낀 각 무기들에 대한 감상이었다.

 

다음 이종무기술 대회가 있다면 또 한 번 나가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매력적인 경험이었기에, 그때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번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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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전투력 강했던 초기 조선군 장비가 검방, 창, 월도(=장검)이었던 이유가 있구만. 역시 국밥조합.
01:39
2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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