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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전만큼 위험했던 민속놀이, 횃불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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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싸움은 거화전炬火戰, 홰싸움라고도 한다. 횃불싸움은 보통 음력 정월 14일 또는 대보름날 밤에 쥐불놀이·달맞이·달집태우기 등과 함께 이루어진다. 횃불싸움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1819년에 나온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 “홰를 밝혀 들고 무리를 지어 동쪽으로 달렸다.”라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어 횃불싸움을 연상시키는 구절이 나온다. 또한 19세기 중반에 나온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호서 지방의 풍속에 홰싸움[炬戰]이 있다.”라고 전하고 있다. 한편, 1843년경 유만공이 서울의 월별 풍속을 읊고 지은 한시집인 『세시풍요歲時風謠』에도 횃불싸움[火戰]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아이들이 횃불을 밝히고 달맞이를 한 뒤 서로 “쫓고 쫓기다가 홀연히 불로 공격하는 군사가 되었다.”라는 내용이다.

 

저녁 때 동·서 양편 마을사람들이 들녘에 모이며, 이때에는 농악대가 각기 자기편을 위하여 농악을 울린다. 달이 떠오르는 때를 맞추어 어느 한편의 주장이 상대편에게 “술렁수” 하면 상대편에서 “꼴래 꼴래” 하고 갖은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또는 집성촌인 경우에 양쪽 마을에서 서로 한쪽에서 “송강아지야 덤벼라” 하면, 다른 한쪽에서 “이강아지야 덤벼라” 하면서 서로 놀리고 욕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얼마 동안 욕설을 주고받다가 농악대가 악기를 울리면 이마에 수건을 동여맨 젊은이들은 홰에다 불을 붙여들고 “자 오너라!” 하고 함성을 지르고 횃불을 휘두르며 나가 싸운다.

 

그러면 상대편에서도 횃불을 들고 “자 오너라!” 하고 함성을 지르면서 달려든다. 이들은 손에 든 횃불로 서로 때리며 넘어뜨린다. 이와 같이 서로 때리고 싸우는 가운데 항복하는 자가 많은 편이 지게 되며 횃불이 없어지면 자연히 싸움도 그친다. 이 놀이를 할 때 청년들은 청년들끼리, 소년들은 소년들끼리 상대한다.

 

싸움이 벌어지면 이곳저곳에서 횃불이 번쩍거려 실로 장관을 이룬다. 또한 놀이가 심하여 물건도 부서지고 부상자도 많이 나오지만 전통적으로 축제성의 놀이에서는 묵인되었다. 이 놀이도 대보름의 다른 집단놀이와 같이 점세사상(占歲思想)이 결부되어 진 편은 그해에 흉년이 들고, 이긴 편은 풍년이 든다고 한다.

 

횃불싸움은 우리나라 각지에 보편적으로 유행하는 놀이이지만 그 가운데 특히 영동을 중심으로 함경도 동해안과 경상도 동해안 지방에서 더욱 성행하였다는 것을 여러 가지 자료들을 통하여 알 수 있다. 함경도 북청 지방에서는 횃불싸움을 ‘관원놀이’의 한 부분으로 포함시켜 진행하였다고 한다. 수많은 군중들이 손에 횃불을 들고 토성을 도는 성돌이를 하다가 거의 끝날 무렵에 갑자기 수백 명의 홰꾼들이 관원의 앞잡이인 말을 타고 가는 ‘중군中軍(봉건 사회에서 군대의 벼슬 이름)’을 잡아 놓고 횃불로 두들겨 패는 시늉을 하였다 한다. 이것은 봉건 통치배들을 반대하여 인민 봉기가 일어났다는 것을 형상화한 것이며, 백성들이 간악한 관리들을 내쫓고 마침내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는 것을 흉내 내는 놀이라 할 수 있다. 이로써 관원들은 달아나고 봉기를 일으킨 백성들이 승리한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리고 『송남잡지松南雜誌』에 보면, 북관北關의 풍속으로서 견마전牽馬戰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서울 근방에서 행하는 횃불싸움과 비슷한 것이라고 한다. 서울 근방에서는 봉치(혼인 전에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채단采緞과 예장禮狀)를 드리는 날 밤 신랑 신부 양쪽 집에서 각각 10여 명 내지 수십 명의 홰꾼을 마주 내보내어 중로에서 횃불싸움을 행하는 풍속이 있었다. 신부의 마을에서는 어여쁜 규수를 상대방이 빼앗아가는 것을 막아야 하고 신랑 마을에서는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것이 이 홰싸움의 명분이라고 하였다. 『조선의 향토오락』 조사 자료에 의하면 1930년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전국적인 분포로 횃불싸움이 행하여졌다. 이 놀이는 6·25전쟁을 기점으로 시들해졌지만 1960년대까지는 전승되어 왔다. 이후 서구 문물이 들어오면서 횃불의 도구나 놀이 방식도 점차 변하게 되는데, 빈 깡통에 관솔을 넣어서 돌리는 불깡통이나 솜뭉치에 기름을 묻혀서 사용하는 방식 등이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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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입고 골절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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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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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익명_262767
횃불로 상대를 때리다니 이 무슨;;;
19:53
24.11.03.
이야 낭만의 시대는 파면 팔수록 레전드네
20:16
2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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