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자작소설] Chaper14 – 종심 작전(1)

익명_09191883
28 0 0

거기로 들어가면 지원조의 사계에서 벗어나잖아

 

유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1분대장을 말릴 재간이 없었다. 그렇게 무덤 속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건물에 들어가며 좌우로 흩어져 공간을 샅샅이 훑었다.

 

이건!”

 

그러다 유진은 놀라서 총구를 내려놓고 말았다. 유진은 무덤 내부의 사방을 메운 벽화를 보았다.

 

이건 이제껏 눈 앞에 아른거렸던 풍경이랑 같아. 그게 환상이 아니었어. 나는 어떻게 이걸 알고 있는 거지?”

 

그러자 1분대장은 유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이야기했다.

 

그거 알아? 무제는 너를 절망에 빠트리라고 했어. 분대원들과의 유대감을 키워놓고 그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눈앞에서 보게끔 만들라고 했지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유진은 2분대장을 의심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었기에 1분대장의 말에 놀랐다.

 

그러지 않을 테니까 말하는 거야. 전임 2분대장 녀석은 사고로 위장해 널 죽이라는 명령을 수행하면서도 끝내 몰랐겠지만 나는 바로 알아봤거든. 너는 거기서 죽을 놈이 아니었어. 무제는 처음부터 네 손에 2분대장이 죽도록 판을 짠 거야.”

 

유진은 이제야 비로소 전말을 알 수 있었다. 두 분대장 모두 무제가 보낸 사람이었다. 유진이 모든 걸 알아차리고 같은 공간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자,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넌 뭘 알고 있는 거야?”

 

유진이 물었다.

 

사실 성주는 우리를 포섭하려고 온 거였어. 죽음을 불사하고 싸운 건 우리의 선택이었지. 이 땅에는 큰 전쟁이 있고 나서부터 금기가 하나 생겼거든. ‘국가를 만들지 않는다거창하지? 외부 침략과 내전에 대한 무기한 보류 같은 거랄까.”

 

그게 지금 상황이랑 무슨 상관이지?”

 

유진은 투정부리듯 소리쳤다.

 

잠자코 들어, 그 안에 답이 있으니까

 

1분대장은 강한 어조로 답했다. 그는 벽화에 손끝을 대고 벽을 따라 걸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실 그러고도 내전은 종종 있었어. 최초에 의도한 바는 지켜졌지.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는 걸 막는다는 의도. 꼴은 이래도 나누어진 구역들이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형태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던 거야.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어

 

우리?”

 

그래 우리’, 우리는 소규모의 집단이지만 엄연한 하나의 구역이거든. 0번째 구역, 폐허가 된 경계 위에서 무덤을 지키는 사람들. 너와 나 같은 사람들이지.”

 

그게 무슨!”

 

유진이 반박하려고 하다. 심한 진동을 느끼고 쓰러졌다. 분명 큰 진동을 느꼈지만 무덤에는 어떤 손상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무덤의 밖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무덤을 오갈 수 있는 통로가 폐쇄되고 전쟁에 대비해 설치된 장치들이 가동했다. 이 사실은 세계의 패권자들에게 즉시 전송되었다. 그의 신상에 관한 모든 정보를 포함해서. 자기도 모르는 새에 유진은 전 세계적인 전쟁의 봉화를 올린 주역이 되어 있었다. 이 순간부터 무덤에 침입한 그의 존재 자체만으로 여러 간섭의 명분이 될 수 있었다. 하물며 그의 신원을 확보한다면 이 지루한 싸움의 선봉을 차지하게 될 것임이 분명했다.

 

파직-’

 

설상가상으로 통신장비가 파열음을 내며 무력화되었다. 이건 절대 자연적인 지진 따위가 아니었다. 인위적으로 설계된 무언가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기계에게 맡길 수 없는 일도 있다...’

 

유진은 문득 상급지휘관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사실이 눈앞의 남자가 말한 우리와 관계된 일이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당황스러워하는 유진의 시선 끝에 1분대장이 어떤 장치를 찾아 작동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금기를 어기고 세력을 만들려는 성주에게 저항했지. 이 장치를 이용해서 겁박하면서 말이야. 이건 전쟁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설치한 경비시스템이라는 허울로 만들어졌어. 그래서 최소한 관리는 어떤 정치적 연고도 없는 사람에게 맡겨졌지. 통제권를 둔 교묘한 신경전은 한 편의 희극처럼 흘러갔어.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반대하다가 엄한 곳으로 튕겨져 나갔지. 0구역의 현지인에게 통제권을 부여한 거야. 무제 그 영약한 새끼는 이 모든 걸 알고 나와 너를 보낸 거겠지. 요점은 그래, 나는 격발장치 너는 손가락. 5구역 소속 부랑자가 0구역 주민을 위협해서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성주를 전쟁을 유발한 역적으로 몰고 무제는 그에 대항하는 구역 권력자들의 선봉에 서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내외적으로 국가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는다.”

 

1분대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무덤의 안쪽에서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나왔다.

 

힘을 주느니 싸우고 죽는다. 난 일족의 후예로서 그 생각에 동의해, 무제에게도 성주에게도 힘을 보탤 생각이 없어. 그러니까 최대한 싸우다 죽을 뿐이야. 아마 너의 생각도 같겠지? 일족의 의지를 위해 우리는 모두 이곳에서 장렬히 전사해야 해.”

 

1분대장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유진의 상황은 긴박해져 갔다. 무덤 안에서 나온 존재가 그를 죽이려 달려들었다. 그것은 사람의 형상을 했지만 결코 사람으로 볼 수 없는 무언가였다. 내장이나 기관 없이 뼈로만 이루어진 것 같은 모습. 처음에는 살가죽까지 만들어졌던 것 같지만, 제작자의 의도보다 휠씬 길어진 시간과 열악한 환경에 의해 풍토 되어버린 듯 했다. 그렇게 형성된 모습은 마치 무덤의 주인이 깨어난 것만 같았다.

신고공유스크랩

한달이 지난 게시글은 로그인한 사용자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유

퍼머링크

삭제

"[자작소설] Chaper14 – 종심 작전(1)"

이 게시물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