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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Chaper13 – 조우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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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움직이면 쏜다.”

 

수탉

 

두꺼비

“9”

 

“13”

 

재집결 장소에 다가가자 나머지 인원들이 경계하고 있었다. 그들은 암구호와 합구호를 통해 피아식별 후 후방경계조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1분대장은 분대장들을 따로 불러놓고 말했다.

 

인원 손실을 한 번 더 알려줘

 

“2분대에서 두 명 낙오. 처음 저격에 맞은 사람이랑 그 사람 곁에 남은 전우조

 

“3분대에서는 한 명 부상. 빠져나오는 길에 허벅지에 관통상을 당했어. 조치는 마치고 오는 길이야.”

 

“3명이나... 이럴까봐 오지 말자고 한 건데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

 

눈빛이 오갔다. 추가적인 희생을 피하기 위해서 돌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찰을 속행해야 하는가.

 

고민할 것도 없어 적에게 들킨 이상 돌아가서 짐을 싸야해. 임무지원지점에 있는 분대원들까지 위험해질 거야.”

 

2분대장이 말했다. 정찰을 밀어붙일 때의 호기로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소요가 있을 거야.”

 

작전의 성공률은 더 떨어지고 분대원들도 체력이 방전될 지도 모르지.”

 

유진은 1분대장과 함께 리스크를 계산했다.

 

일단 복귀하자. 그리고 오늘 밤에 바로 습격하자.”

 

1분대장이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다 말해줄게. 생각이 있어.”

 

그러나 유진은 의심했다. 1분대장의 말은 유진이 알고 있는 지식을 뛰어넘은 이야기 들이었다. 그래서 유진은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가늠할 수 없었다. 1분대장이 정찰조를 원형으로 모아놓고 자신의 계획을 말하는 그 순간까지도 유진은 완전히 신뢰하고 있지 않았다.

 

오늘 밤에 목표지역에 투입한다. 전투에 필요한 물자들만 챙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은닉한다. 작전 투입 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교대로 경계를 지속한다.”

 

전 분대원들은 1분대장의 지휘에 맞춰서 움직였다. 마지막 채비가 시작되었다. 시간은 야속하게 흐르고 조금씩 해가 지는 것이 보였다. 적이 오는 낌새는 없었다. 차갑도록 침착한 그 존재는 자신의 자리를 고수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가자

 

2분대장이 유진에게 말했다.

 

, 그래

 

유진은 풀리지 않은 의문에 멍하니 있다가 다시 정신을 바로잡고 분대를 이끌었다. 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가까이 갈수록 이동은 신중하게 이루어졌다. 적과 조우했던 길 주변은 최대한 피해가며 안전하게 움직였다.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치고 드디어 목적지가 보였을 때, 오래된 유적으로 보이는 돌무더기가 눈에 들어왔다.

 

1분대장은 그것을 가리키며 위험지역이라는 수신호를 주었다. 유진은 헤어 나올 수 없는 기시감에 사로잡혔다. 그의 눈앞에 생생한 과거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거대한 행렬과 춤을 추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행렬 도착한 곳에 있는 투기장,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그리운 땅. 그곳을 지키는 천상의 존재들.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배불리 먹는 사람들. 아름답고 풍족한...

 

, 정신차려! 오늘 왜 그래?”

 

분대원이 그를 흔들어 깨웠다. 그의 일탈에도 불구하고 습격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고 있었다. 경계와 감시 임무를 부여받은 인원들의 배치가 이루어져 가는 동안 유진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유진은 다음 동선에서 지원조와 함께 배치될 예정이었다. 유진이 지원조에 배치되고 조금만 기다리면 직접 타격 임무를 부여받은 조에서 총성과 함께 폭약을 터트릴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고 전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계획이 여무는 시점에 1분대장은 느닷없이 중대사안을 발표했다.

 

작전을 일부 수정한다. 이건 보고 없이 우리들만의 결정으로 할 거야. 그래서 너희의 도움이 필요해

 

1분대장의 갑작스런 선언에 모두가 동요했다. 하지만 웅성거림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전문성은 진짜였고, 그 결과 모두 그를 신뢰하고 있었다.

 

“1분대장이라면 뭔가 생각이 있겠지

 

그래 이유가 있을 거야

 

그동안 저 사람 따라가서 손해 본 적 있어?”

 

맞아 그리고 우리가 남이야?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고 믿고 가는 거지

 

그들의 이런 맹목적인 추종은 사실 무지에 기반한 것이었지만, 그들은 오히려 소속감을 느끼며 이 풍경을 자랑스러워했다.

 

크게 바뀌는 건 침투하는 인원이다.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침투인원을 최소인원으로 바꾼다. 단 두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원거리 지원사격과 경계에 배치하겠다.”

 

1분대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품고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래도 두 명은 너무 적은 거 아닌가..”

 

한 분대원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말끝을 흐리고 말았다. 정적 속에 혼자 내뱉은 본심이 싸늘한 분위기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듯이, 본대는 우리 작전에 안전을 보장하는 지원인력을 보내지 않았다. 우리는 생존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1분대장은 그럴듯한 논리를 펼쳤다. 사실 정적을 만든 이들에게도 의문은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1분대장과 논박할만한 지식이 없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누가 그 두 명에 들어가는 거지?’

 

결국 그들은 그 위험한 임무를 맡는 것이 자신만 아니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희박한 확률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안전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그 이기적인 마음이 모두의 발을 묶었다.

 

직접 침투에 임하는 두 명은 나와 3분대장이 한다, 2분대장은 밖에서 남은 인원들을 지휘해줘

 

1분대장은 분대원들의 생각을 읽고 즉답했다.

 

상의도 없이..”

 

2분대장이 불평했다.

 

난 괜찮아

 

그러나 유진은 주저없이 그 의견에 응하였다. 그 무덤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11번의 의견에 따르는 쪽으로 모두의 의견이 맞춰졌다.

 

지원조 위치 완료

 

지원조에서 자리를 잡고 보고 했다.

 

확인, 지금부터 투입한다. 무선침묵 유지할 것.”

 

1분대장이 응신했다.

 

1분대장과 유진은 지원조와 다른 길로 목적지에 접근했다.

 

그렇게 1분대장과 유진의 행동만이 남았다. 그들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1분대장은 능숙하게 무덤으로 접근했다. 무덤의 안전지역을 알고 있는 것처럼 과감하게 입구를 찾아나갔다.

 

찾았다

 

이윽고 그가 세로로 세워져 있는 바위를 찾았을 때, 부주의하게 목소리를 냈다. 유진은 그 소리에 흠칫 놀랬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진에게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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