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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윗대태껸택견, 결련택견, 옛법택견, Taekkyeon 위주로 운동하지만, 이따금 검술도 하는 입장에서 써보는 무기술 떡밥 글

익명_359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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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소에 무기술 떡밥이 나오고 나서 실제로 택견과 무기술이 관련이 있을까? 하서 직접 가서 무기술을 배워보고, 칼까지 휘둘러 본 입장에서 적는 글이다.

 

물론 나는 수련생에 불과하며, 택견과 검술 둘 중 어느 쪽의 전문가를 자처할 만한 수준도 결코 아니기 때문에 반박시 너님이 맞다는 것을 먼저 전제로 깔고 가겠다.

 

일단 두 개를 직접 해보고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택견은 명백한 맨손무술이며, 따라서 택견=검술은 상당히 과장된 표현이다. 하지만 택견이 무기술(검술)과 조금도 관련이 없는 별개의 것이냐? 라고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이다.

 

어쩌면 말장난이라고 느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부터 내가 설명할 이유들을 읽다 보면 왜 내가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1) 택견에서 강조하는 개념들 중 무기술에서 강조하는 개념들과 겹치는 지점들이 있다.
-> 예를 들어 상대의 중심을 겨누라는 것이 있다. 윗대태껸택견, 결련택견, 옛법택견, Taekkyeon에 입문하게 되면 정말 귀에 피가 날 정도로 듣게 되는 강조 사항 중 하난데, 이건 기본적으로 택견에 상대의 중심을 기준으로 내 포지션을 정하고 움직여야 사용이 가능한 기술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무기술에서도 똑같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더 심한 편인데, 발차기 한 대 맞는다고, 주먹 한 대 맞는다고 안 죽는 맨손격투랑 다르게 무기술은 일단 맞으면 몸 어디가 썰리기 때문에 기술 하나하나의 각도가 말 그대로 핵심이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유명한 검술의 오의 중 하나인 키리오토시만 봐도 상대의 위치, 상대 칼의 위치에 따라서 내려베는 각도를 조절해 내가 강한 부분으로 상대의 약한 지점을 밀어내며 베어버리는 기술이고, 이건 말 그대로 본능적으로 상대 베기의 중심선을 캐치하지 못하면 못 쓰는 기술이니 유달리 상대의 중심을 겨누는 것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는 택견을 보고 다시 무기술을 보고 나면 소위 '킹리적 갓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2) 택견의 활갯짓의 기술과 개념 중 무기술(검술)과 겹치는 지점이 보인다
-> 기본적으로 활갯짓은 인체가 만들어낼 수 있는 파워 라인(힘의 길)을 타고 움직이는 기법이다. 
무기술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보니 손에 무기를 들었다 뿐, 일단 인체구조상 나올 수 있는 힘쓰기는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활갯짓의 기법을 연습하다 보면 손에 무기만 들 경우 무기술에서도 그대로 응용이 가능한 것들이 은근히 많이 보인다. 재밌는 건 활갯짓의 몇몇 기법들의 경우 맨손보다는 오히려 손에 짧은 단검을 들거나 칼을 들었을 때 더 어울리는 것들이 있다는 것으로, 해당 활갯짓은 저장소에서도 이미 많이 올라왔으니 알 사람은 다들 알 것이다.
그리고 잘 안 알려진 것 중 하나가 택견의 활갯짓 중 하나인 팔짱끼기 같은 경우 맨손으로 유도하고자 하는 상황을 손에 양손검을 들었을 때도 그대로 유도가 가능하다는 점인데, 그 과정에서 팔을 움직이는 감각이 맨손일 때나 손에 칼을 들었을 때나 거의 완벽하게 겹친다는 점이다. 
이렇듯 맨손일 때나 손에 칼을 들었을 때나, 비슷한 느낌으로(물론 디테일한 요령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만)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아마 중국권법에서 말하는 '권병일치'가 이것과 유사한 개념을 말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들어보니 무기술이 현역이었던 시기에 발전된 맨손무술들의 상당수는 무기를 쓰는 요령을 그대로 권법에서 쓰거나, 권법에서 쓰는 요령을 그대로 무기술에 활용할 수 있게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하므로 택견 또한 주된 향유층이 군인계층이었던 특성상 자연스럽게 수렴하는 지점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3) 검술에서 왔다는 고대세
-> 사실 무기술을 찍먹해 보기 전까지 내게 있어 가장 익숙해지기 어려웠던 택견의 기술은 바로 고대세였다. 
이건 고대세 자체가 어려웠다기보단, 다른 택견의 기술들이 상당히 직관적으로 다가와 용도를 이해하기 쉬웠던 것과는 달리 고대세 같은 경우엔 상대의 중심을 겨누고 내 중앙을 단단하게 지킨다는 목적성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그 외에 실제 사용법에 있어서는 직관적인 이해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웬걸, 목검을 손에 쥐어보고 나니까 고대세의 쓰임새에 대해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건 그냥 검술의 중단이었다.
검술 대타에서 중단을 통해 상대를 겨누고 상대의 공격에 대응하는 경험을 쌓게 되면서 그제서야 나는 예전에 배웠던 고대세의 기초적인 쓰임법. 요컨대 상대의 팔(검)을 위에서 빗겨 누르고 그 탓에 비어버린 몸의 중심(목)을 그대로 찔러들어가는 사용법이 왜 고대세의 연습방법이었는가를 깨달았으며, 과거 고대세를 연습할 때 듣던 주의사항(요컨대 마치 쏟아지듯이 몸을 앞으로 숙이며 고대세를 쓰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 배웠던 상대의 반격을 차단하는 방법 또한 검을 들고 중단을 유지할 때 양 옆에서 쳐오는 상대의 칼을 흘려내는 것과 매우 유사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택견의 모든 기술이 검술과 연관성이 있다고 하면 '그정둔가...?' 싶겠지만 최소한 고대세 만큼은 송덕기 옹께서 말씀하셨듯 검술에서 온 기법이 분명하다는게 내 감상이다.

 

4. 범용성 있는 스탭, 품밟기
-> 검술을 배우기 위해 고검연에 갔던 첫째날 배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검술을 잘 하기 위한 스탭이었다.
고검연 인스트럭터님의 말씀 가운데 인상이 깊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검술을 잘 하려면 걸으면서 검을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었는데(실제로 고검연에선 걸으면서 검을 휘두르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그 날 배운 스탭들 중 대부분을 이미 품밟기에서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실제 해당 스탭들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이거 운동 시작 전에 준비운동 할 때마다 다 하는 것들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물론 아예 차이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택견의 품밟기가 강조하는 것은 발 사이의 간격이 한 족장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앞발과 뒷발 사이의 간격이 지나치게 떨어져 있으면 딴죽과 낚시에 지나치게 취약하다는 약점 때문에 다리를 넓게 벌리고 서는 것을 경계하지만 검술에서는 다리를 넓게 벌리고 몸을 낮추는 것도 충분한 전략적 이점이 있기도 한데다, 맨손이 아니라 손에 무기를 쥐고 있기 때문에 무게중심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상대적으로 두 다리를 택견을 할 때보다 넓게 벌리는 일이 잦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품밟기로 익숙해진 스탭을 살짝 넓게 벌리면 그만인 일이었기에 적응과 활용 자체는 매우 손쉬운 편이었으며, 이건 어떻게 보면 그만큼 품밟기가 매우 다양한 동작의 범주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한편으로 '품밟기는 경기 규칙이고 실제 싸움에서 쓰기엔 부적합하다.' 라는 식의 정의는 대체 어쩌다 나온 건지 더더욱 납득이 안 가게 되었다....


어쨌든, 실은 위의 내용들 외에도 좀 더 있긴 하지만(상대의 공격을 막으려면 그대로 맞받아 쳐라 등등) 언어화 된 설명으로는 지금 당장은 이 정도가 한계인 것 같다.

 

개인적인 추론으론 택견 자체의 개념과 역사적 연속성은 분명 맨손격투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나, 아무래도 향유층이 기본적으로 냉병기를 다루는 군인 계층이다 보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근대 무술들이 자주 보여주는 특징 중 하나인 '1개의 개념으로 맨손과 무기술 양쪽을 다 커버하려 하는' 방식의 기술적 발전이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물론 이게 17세기 이전 수박과 씨름 시절부터 원래 그러한 성향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조선 후기 한양에 훈련도감으로 대표되는 직업군인들이 거주하기 시작하고 냉병기를 수련하는 전문적 군인 계층이 사실상 세습제에 가까운 형태로 2세기 가량 유지되는 과정에서 맨손격투기인 타권에 무기술적 색채가 더해진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겠으나, 순수하게 기술적인 측면으로 보면 현대까지 전승된 택견에 어느 정도 이상의 무기술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건 분명하다는 것이 지금껏 윗대태껸택견, 결련택견, 옛법택견, Taekkyeon만을 배웠던 내가 내가 검술을 경험한 뒤 가지게 된 생각이라 할 수 있겠다.

 

끝으로 다시 한 번 적자면 반박시 너님이 맞겠지만, 비전문가의 관점에서 대충 이렇게 느껴졌다는 것 정도만 알면 될 것 같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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