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송덕기 옹이 깡패란 단어를 요즘 말이라고 표현한 이유.

익명_885515
1264 2 1

송덕기가 출연한 KBS(1984) 문화강좌의 “선조의 수련세계 택견’에서

--

‘問(이보형) : 마을끼리 하는 것 말고 호신술로도 택견을 했는지요?

答(송덕기) : 예, 그거는 결련택견이라고, 그때는 막찹니다. 중인들이, 깡패들이 했죠.

--

'깡패'라는 말은 1950년 이전의 문헌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에서 1950년대 초반부터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1957년의 장충단집회 방해 사건 때 언론에서 '깡패'라고 지칭한 것이 유래라고 잘못 알려져 있다. 이는 김두한이 그 당시를 회고하면서 한 인터뷰 때문인데, 사실은 그 이전인 1953년~1956년 문헌에서도 불량배, 폭력배의 의미로 널리 쓰이던 말이다.

 

1932년부터 '깡'을 '습격단'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던 한국어 신문 기사들이 발견된다. 즉, '깡패'의 어원은 영어의 갱(Gang)이며, 이를 '깡'으로 음차한 것이다. 어두의 기식이 된소리와 더 유사한 영어의 g를 한국어로 옮기면서 된소리로 음차한 결과다. 이 단어는 경우에 따라 '깽'이라고 표기되기도 했다. 패거리라는 뜻의 '패'는 1953년부터 뒤에 붙은 형태로 발견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gang+牌라고 설명하고 있다.

 

구한말부터 살아온 송덕기 옹 입장에선 상당히 생소한 단어였을 듯.

 

옛말에는 무뢰배, 불한당, 왈패 등등의 단어를 썼지만 깡패란 단어의 등장으로 지금은 거의 다 쓰이지 않게 되었다. 깡패 외엔 조폭, 건달, 양아치 정도가 쓰인다. 보통 깡패는 좀 덜 조직화된 소규모 스트리트 갱 수준의 불량배들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고, 체계적으로 조직화되어 동네 건달 수준이 아니라 지역구, 전국구로 활동하는 중~대형 폭력단은 조폭이라고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깡패들은 왈자나 검계가 해당될 수 있다. 일부 마을에서 전문 매질꾼으로 키우는 사람들도 해당될 수 있다.


별감은 왈자놀음을 주도하던 부류로서 세간에서는 협객으로 통하기도 했지만, 대체로 왈자들이 스스로에게 부여했던 명칭이었으며 한량은 왈자 집단을 구성하는 막연한 의미의 하위 집단이 아니었다. 별감이 주로 화려한 외양과 권력밀착적인 면에서 왈자의 성격을 대표한다면, 한량은 특히 폭력적 성향에 있어서 왈자의 성격을 드러내는 부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왈자는 이처럼 다양한 의미의 부류들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검계는 그야말로 비밀 폭력조직이다. 게다가 이들을 창포검(菖蒲劒)을 휴대하고 왈자라 칭하기도 하였는데, 이들의 소업은 《조야회통》과 《순조실록》에서 보듯, 약탈ㆍ강간ㆍ살인이다. 이들은 대개 폭력을 행동강령으로 삼는다. 이들은 일반적인 도적떼와 같은 무리가 아니라 ‘호가의 자식들’을 주축으로 한 왈자 집단이다. 그리고 호가의 자식들이란 대체로 한량을 중심으로 한 부류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쓰는 재물은 전부 사람을 죽이고 빼앗은 것이다. 기방이나 주가(酒家)가 있는 곳이라면 악소배와 무뢰배가 몰려들었는데 여기에 검계도 예외는 아니었다(유승희, 2005). 검계의 구성원에 대해서는 국문학적 자료를 통해 왈자의 한 부류로 관속층(官屬層- 관에 소속되어 있는 아전이나 하례로 신분적으로 미천하지만 관권의 영향력에 있는 존재)이 언급되고 있다(고석규, 1999).


왈자와 검계는 다른 부류이나 활동공간은 일치한다. 이규상(1993)이 《장대장전(張大將傳)》에서 검계가 자신들을 왈자라 칭하며 “도박장과 창가에 종적이 두루 미친다. 쓰는 재물은 죄다 사람을 죽이고 빼앗은 것이다.”고 했는데, 강명관(2004)은 ‘검계는 왈자에 포함된 부분집합이라 하였다. 즉 검계 구성원은 기본적으로 왈자가 되지만, 모든 왈자가 곧 검계는 아니다’고 하였다. 왈자에 대한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 후기에 기녀들은 국가에 복역하는 한편 시정에서는 기방을 열었는데, 이 기방을 장악한 이들이 왈자들이며 이들은 기방의 운영자인 동시에 고객이었다. 왈자는 폭력적 성향을 띠고 있으며 특히 한량의 성격과 밀접히 연결될 수 있는 무인적 기질이 있는데, 좋게 말하면 그들이 자칭하는 협객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저급한 폭력배이다(이태화, 2005).


기부는 기생의 기둥서방으로 대개 기녀의 매니저 노릇을 하는 이들로서 기생을 장악하여 영업 일부를 차지하였는데, 기부는 대전별감, 포도청 포교, 의금부 나장, 승정원 사령 등 몇몇 제한된 부류만 될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왈자의 중추세력으로서 기방의 고객이기도 하였다(강명관, 2004).

 

외국의 기사나 사무라이들도 역사 속의 깡패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현재의 '깡패'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공권력에 소속된 무사 계급들이 그랬던 것은 아니며, 현대의 깡패와 과거의 무사 계급은 태생부터 큰 차이가 있다. 역사 속의 무사 계급은 자신이 속한 사회를 폭력, 외압에서 보호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대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집단으로 시작했다. 문제는 전쟁 등으로 무사가 많이 늘어난 뒤에 평화가 찾아왔을 때 일어났다. 권력 중심부에서 밀려났지만 무력과 사회적 특권을 가진 이들이 자연스레 일반 백성으로 편입되기도 했지만, 현대의 깡패와 비슷한 무리로 흑화하기도 했다. 어쨌든 과거 무사 계급이 행하던 '좋은 일', 즉 국방, 치안, 사법 등은 이제 국가가 맡고 있기 때문에 재난상황에서의 치안 유지 정도를 빼면 국가에 허락을 맡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렇다고 무사 계급들이 흑화하기 전인 원래는 정의로운 존재라고 보기도 평이 갈리는 것이, 그들이 지키려는 사회 질서는 철저히 기득권에게 유리한 사회 질서였을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는 과정에서 민중에게 해가 되는 도적, 외적 등도 많이 막아주긴 하지만, 그들 자신이 더 문제인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항상 제도권에 합리적으로 편입된 존재만도 아니었고, 혼란의 시대에는 사실상 깡패나 다름없는 과정을 통해 제도권에 침입한 사례들이 있었다.

신고공유스크랩

댓글 1

댓글 쓰기
1등 익명_053707

깡패의 어원이 갱인 건 처음 알았네. 송덕기 옹 입장에선 요즘말이라 하실 만 했구나

20:59
25.08.28.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한달이 지난 게시글은 로그인한 사용자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유

퍼머링크

삭제

"송덕기 옹이 깡패란 단어를 요즘 말이..."

이 게시물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