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부산 구덕체육관 제 1회 택견 대회 규칙에 대한 분석

익명_233450
446 3 21

저장소에서 연재되고 있는 택견 근현대사 시리즈에서 1회 택견 대회가 재발굴 된 김에 옛날에 구해놨던 논문을 한 번 다시 들여다봤음.

 

화면 캡처 2024-02-13 103119.png

논문이 작성된 시기가 2002년이라 그런지 중간에 오류가 있고, 저자인 장경태 교수가 대한택견협회 소속이다 보니 논문 전반에 대한택견측의 시각이 반영되어 있는 편이긴 한데

 

화면 캡처 2024-02-13 121836.png

[ 대표적 오류. 대접한다는 개념은 김명근 선생의 까기에서 왔음. ]

 

그걸 감안하더라도 1회 택견 경기의 규칙과 관련된 정보는 매우 충실하게 나와 있으며, 택견에 대한 여러 증언들이 교차되는 의외의 지점 몇 가지를 찾을 수 있는 논문이기도 함.

 

화면 캡처 2024-02-13 120251.png

[ 김홍식 옹의 횃불을 켜고 했다는 결투로서의 택견, 결련태가 떠오르는 묘사. ]

 

소개는 이쯤 하고, 이번 글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1회 택견 대회의 경기규정부터 확인해 보겠음.

 

먼저 승패의 판정에 대한 규정임.

 


화면 캡처 2024-02-13 102104.png


 

승패 규정을 확인한 결과 알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음.

  • 세간에 알려진 바와는 달리 1회 택견 대회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얼굴 한 판 규칙(발이 얼굴에 한 번 닿기만 하면 한판)이 아니었음. 어깨 이상 부위를 상대가 휘청거릴 정도로 차야만 한 판을 따내는 구조였던 것.
  • 비각술을 의식한 날아차기 우대.(얼굴을 안 맞혀도 날아차기로 상대를 휘청거리게 만들면 한판)
  • 한판승제와 점수제가 섞인 경기방식.

그럼 승패의 판정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번엔 행위규정에 대해 알아보겠음.

 


화면 캡처 2024-02-13 102359.png


 

행위규정에 대한 확인 결과 알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음.

  • 세간의 통념과는 달리 상대의 옷을 찢어버리지 않는 한 옷을 순간적으로라도 붙잡는 건 반칙이 아니었음.
  • 타격을 목적으로 하는 주먹이 아닌 밀어치는 손질(장타)은 허용되며, 공격 부위는 제한이 없었음(몸통 뿐만이 아닌 안면 공격도 허용되었다는 말.)

[ 요컨대 이 영상과 같이 장타로 상대를 밀어치던 게 반칙이 아니었다는 것 ]

  • 곧은발질로 급소를 타격하는 것이 금지일 뿐, 선수가 타격 부위와 위력을 조절한다는 전제 하에 곧은발질 자체가 금지는 아니었음.

 

이것들 외에 다양한 경기 규정에 대한 정리는 이 표로 대신하겠음.

 

화면 캡처 2024-02-13 103240.png

 

그래서 결론이 무어냐.

 

이렇듯 경기 규정을 통해 제 1회 택견 대회를 살펴보아 알 수 있는 사실은 현재 3대 메이저 택견 협회들(충주, 대한, 결련)이 치르고 있는 택견 경기들은 협회별로 차이는 좀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최초의 택견 경기보다 열화된 형태에 가깝다는 것임.

 

선수 보호를 위한 체급 체계 도입과 휴식시간 등의 규정들은 분명 종래에 비해 발전하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장타에 한정될지언정 허용되었던 손질을 금지시켰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단 발차기의 존재의의를 스치기만 해도 한 판을 주는 얼굴 한 판 규칙으로 희석시키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변화들이 후대의 택견 경기에서 일어났음.

 

그리고 그 결과는 급격한 실전성의 하락과 이미지의 실추, 대중들의 외면으로 돌아왔으며 그 말은 곧 현재 택견이 취하고 있는 포지션으로서는 대중의 관심을 다시 끌어오기 어렵다는 이야기이기도 함.

 

그렇기에 현재 택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이 1회 택견 경기에 대한 진지한 복기가 필요하다는 게 내 개인적인 감상이며 바램임.

 

경로의존성 때문에 무에타이나 mma와 같은 순도 100퍼센트 격투기로 노선을 전환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이 시점에서, 최소한의 변화로 대중에게 실전성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1회 택견 대회로의 회귀 이외에는 없는 상황이란 사실을 부디 인지해줬으면 좋겠음.

 

 

신고공유스크랩

한달이 지난 게시글은 로그인한 사용자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