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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이 무술이냐 놀이냐 가지고

익명_7169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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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싸운 거 자체가 어이없는 게 애초에 문화재에 등재할 때부터 택견의 본질에 대한 정의는 이미 무술이었음.

 

문화재청에서 일종의 품새를 만들어 오라고 주문한 것도 당시에 맨손무술이라 하면 가라데나 쿵후 같이 으레 품새나 투로가 있는 게 당연시되었기 때문이었다고 보면 말이 됨.(그럼 유도는 뭐냐 할 수 있는데 유도도 본本이라는 2인 품새가 있음)

 

거기다 문화재 택견이 줄곧 택견의 본질은 무술이라고 말해왔던 것까지 떠올리면 택견의 본질이 뭐냐는 논쟁 자체가 있었던 게 오히려 우스운 일임.

 

그런데 왜 택견이 무술이냐 놀이냐 하고 난리가 났냐고?

 

ㅋㅋㅋㅋ 역설적으로 문화재 택견의 본질이 무술이라 이 사달이 난 거임

 

알다시피 대한택견의 이용복 총사는 문화재 택견 타이틀을 본인이 낼름 먹으려고 충주랑 소송을 했던 사람이고 도기현 회장(당시엔 회장도 아니었긴 함)은 거기 붙어서 증인 노릇까지 한 사람이었는데 법정까지 가서 공식적으로 둘 다 대판 깨졌음.

 

그렇게 되니까 대한택견 입장에선 충주랑 「무술」로써 경쟁하는 게 사실상 막힌 거임. 같은 이름을 쓰는 상황에서 상대가 아예 국가가 문화재로 공인까지 해주고 심지어 법정에서까지 인정한 단체라고 하면 그게 싸움이 됨?

 

따라서 우회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고, 그 우회로가 바로 택견은 놀이라는 주장이었던 거임. 민중들의 놀이였기 때문에 누군가가 (정통성을)독점할 수도 없고, 기술이 달라도 앞집 개똥이랑 옆동네 말똥이가 하는 게 같은 게 이상한 거라는 막무가내가 통할 수 있는 기적의 탈출구.

 

웃긴 건 당시 시대상적으로 그게 먹혔다는 거고, 그 결과 택견판의 과반 이상이 대한택견꾼들로 채워지게 되었음. 희한한 건 결련택견을 하는 사람들조차 상당수는 대한택견과 비슷한 택견론을 공유했다는 건데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그건 아마 도기현 회장이 이용복 총사와 소송전을 함께 한 시절의 영향이 아닐까 싶음.

 

어쨌든 여기까지 읽었으면 대충 감 잡겠지만 택견이 무술이냐 놀이냐 하는 논쟁의 근본은 결국 문화재 택견의 관점을 인정하느냐 아니냐에 더 가까운 일이었음.

 

위대가 등장해서 결련이 입에 거품을 물고, 스포트라이트가 위대한테 몰리기 전까지만 해도 충주가 문화재였음에도 택견판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소외된 것 같다는 말들이 종종 나왔던 이유가 메이저 3대 단체 중에서 택견은 놀이라는 데 합의하고 있던 결련과 대한에 비해 혼자서 택견은 무술이라 하고 있는 단체였던 것도(거기다 상대적 소수였던 것도) 무시 못할 이유 중 하나임.

 

요즈음에 와선 결련도 대한도 딱히 택견의 본질이 뭐냐는 논쟁에 끼어들고 싶어 하지도 않는 것 같아서 흐지부지 되긴 했지만... 지난 20년. 아니 30년간 있어왔던 논쟁의 근본 원인이라는 게 절대로 학술적인 무언가도 아니었고 그저 본인들은 얻어내지 못한 정부의 공식적인 인정을 어떻게든 부정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존나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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