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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껸의 그래플링적 요소

익명_38520067
302 0 8

지난 몇년간 태껸을 배우면서 느낀 점은 태껸의 수기는 (사실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순수한 타격용이기보다는 그래플링과의 연계를 고려한 점이 두드러지게 보인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에는 타력을 기르기 위해 홀로 샌드백을 장타로 치는 시간과 해당 기술을 올바르게 쓸 수 있도록 자세를 교정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내가 태껸을 배우는 동안 함께 운동하는 체육관 식구들과 2인 1조로 한 수기 훈련 시간의 절반 이상은 그 수기를 어떻게(그래플링적인 요소를 포함해서) 쓰느냐를 연습하는데 들어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면치기라는 기술이 있다.

 

장타로 치는 롱훅 비스무리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기술인데 이 기술의 진가는 상대가 못 막으면 궤적 때문에 타격부위가 밀리면서 몸이 순간적으로 떠 버리거나 가드가 찌그러지고, 막으면 막는 대로 상대 가드에 걸쳐있던 팔을 이용해 그래플링과의 연계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또한 어르기라는 개념이 있다. 

 

이건 상대의 팔과 다리를 다루고, 제어하는 핵심 개념 및 방법론을 몇 개로 압축하여 일종의 루틴화 시켜서 연습하는 방법이다. 

상대를 [제어]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기에 당연히 그래플링적 개념을 포함하고 있고, 연계기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어 중간중간에 타격(손질, 발질) 또한 자연스럽게 끼어들어간다는 특징 또한 지니고 있다.

 

이외에도 하나하나 다 설명하자니 말이 너무 길어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태껸의 체계에 있어 그래플링적 개념은 안 끼어들어가는 데가 없다.

 

흔히들 멀리서 뻥뻥 찰 거라고 생각하는 발차기마저 실제 사용법(송덕기 옹께서 쓰셨다는 방법들)을 배워보면 위의 어르기로 상대를 흔들고 제어하는 와중에 보조로서 사용되거나, 실컷 흔들어 놓아 중심을 다 깨뜨린 상태에서 마무리용 타격으로 쓰이는 경우조차 있을 정도다.

 

이런 기술들을 배우다 보면 정말 어째서 송덕기 옹께서 임호 선생께 십수년에 달하는 긴 시간 동안 태껸을 사사받았는가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본인의 센스가 뒷받침된다면 나름 빠른 시간 안에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타격과는 다르게 숙련도도 숙련도이지만 "모르면 당해야지"가 되는, 경험적 체득과 이해가 필요한 분야가 바로 그래플링인데 가장 기초가 될 법한 손질타격에까지 그런 개념을 적용시키는 무술이 태껸이니... 이 시점에서 말은 다 한 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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