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아랫글에서 어느 게이가 결련택견 하던 사람들은 왜 전수관에 남지 않냐고

익명_98768813
440 1 12

 

https://yugakkwon.com/taekkyeon/103730?page=2

 

그래서 써 보는데 룰이랑 경기 바꾸고, 이미지 쇄신한다고 될 일이 아님.

 

이미지면 차라리 낫지, 보다 근본적인 컨텐츠의 문제에서 파생된 일이라 더 답이 없음.

 

중국권법을 생각하면 쉬운데, 실전성이 없다고 조롱받는지라 입문자들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중국권법 배우는 사람들 보면 일단 시작하면 한 도장에서 평생 운동하는 사람들 많잔음? 그럴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컨텐츠가 많다는 데 있음.

 

몸 만들기 -> 권법 -> 무기술. 이런 방대한 커리큘럼이 '단계적으로' 잡혀져 있다 보니 입문하게 되면 관성적으로 그 커리큘럼을 쭉 따라 가게 되는 거임. 물론 그걸 그래서 언제 다 배우냐? 그거 다 배우면 전성기 전부 지나고 중년 되 있지 않냐. 라는 비판이 있기는 하고, 또 그게 나름 맞는 소리인 게 사실이긴 하지만 최소한 평생운동으로, 같은 도장 식구와 함께 오래오래 보면서 운동하는 데에는 이것 만한 시스템도 없다 이거임.

 

그런데 결련은 위의 중국무술과 같은 소위 '롱 런' 시스템이 완전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아니, 까놓고 말해서 메이저 택견단체 전부가 이런 롱 런 시스템이 부재한 게 현실임.

 

현대 택견은 스포츠화의 길을 너무 빠르게 겪었고, 그래서 그런가 어떻게 하면 수련생을 보다 많이 끌어모을 수 있는가에 집중했을 뿐. 사범급들이 아닌 일반 수련생들이 어떻게 하면 전수관에 오래 남을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음. 택견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퍼진 게 1980년대 중반부터이니 거의 4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셈인데 지금 택견판에 사범급들 제외하면 20년 이상 자리 지키면서 수련한 '일반' 수련생이 얼마나 됨?

 

물론 이게 택견은 경기 중심의 스포츠라서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고, 실제로 대한택견 같은 경우엔 택견의 스포츠화에 앞장서서 그런가 경기를 고도화 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 같음. 하지만 그것도 대한체육회에 가입이 되어 있으며 기초 체급이 좀 되니까 지금 돌아가고 있는 거지, 결련택견 같은 경우는 어설프게 대한택견 따라하다 망한 케이스임.

 

누군진 모르겠지만 예전에 저장소에 택견배틀이 결과적으로 결련택견협회한테 독이 되었다고 글을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난 거기에 완벽하게 동의함.

 

특유의 대학 동아리 지부 운영으로 입문한지 1년도 안 되서 대회(택견배틀) 나가는 문화가 정착된 게 결련택견 협회였고, 실제로 이걸로 재미 많이 봤었음. 그런데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던 게, 그말인즉슨 1년만 배워도 그 협회의 얼굴마담이라 할 수 있는 대회에 나갈 '실력이 된다'는 것 아님?

 

결국 사람이 도장/전수관을 계속 다니는 이유는 그 무술에서 내가 배우지 못한 부분을 배워서 내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때문인데, 과격하게 말하면 1년만 배워도 대회를 나갈 수 있는 무술에서 얼마나 큰 상승욕구를 느낄 수 있겠냐 이거임.

마스터황이 예전에 방송에서 전수관에 사람이 남지 않는다고 했는데 저런 상황에서 사람이 많이 남으면 그게 오히려 기적임. 전수관도 아니고 동아리에서 선배들한테 1~2년 배워서 즐기고 끝날 수 있는 거에 누가 돈을 씀?

 

ㄹㅇ 컨텐츠의 문제라고 한 게 다른 게 아님. 위에서 말한 경기의 문제, 그런 건 다 컨텐츠만 좋았어도 거의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문제였음.

 

1~2년 배운 걸로 대회 나갈 수 있더라도 전수관에서 수련한 선배 택견꾼들의 실력이 압도적이고,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게 했다면. 그리고 애초에 전수관에 입문을 한 사람들이 1~2년 한 걸론 턱도 없고 10년은 봐야 좀 비비겠다는 기술적 정교함과 퍼포먼스를 느끼게 만들었다면 수련생들이 중간에 다른 거 배우러 간다던가 하는 일이 있을 수가 없는 게 정상이란 말임.

 

단순히 경기만 바꾼다고 해결 될 리가 없다고 보는 게 이래서임. 더 이상 파고들면 너무 민감한 얘기로 가서 더는 말 못하겠지만 지금 결련택견협회의 시스템은 뭔가 잘못되도 단단히 잘못됐고 그게 너무 오래동안 유지되었음.

 

그나마 내가 바라본 마지막 원찬스가 마스터황의 옛법택견이었는데 전후사정이 어떻든, 결과적으로 중앙 전수관에서 밀려난 거나, 저장소에서 결련 선생으로 보이는 게이가 택견배틀을 옛법화하자는 글에 날선 반응 보이는 것 보니까 영 글른 것 같음.

 

아무튼 부정적인 결론이 나와서 나도 기분이 좀 그런데 정말 급진적인 무언가가 없다면 결련택견협회의 상황이 호전된다던가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거임. 솔직히 말하면 옛법택견도 한 20년은 늦었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고... 아무튼 뭐... 그런듯.

신고공유스크랩

한달이 지난 게시글은 로그인한 사용자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유

퍼머링크
태그 : 옛법택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