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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선생님이 속해있었다는 장안 팔장사는 8명이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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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선생님 언급할 때 따라다니는 장안팔장사라는 타이틀에 대한 추측글을 좀 써보려함.

 

우선 8장사라고 하면서 알려진 사람이 임호라는 인물 한 명인 게 팩트임.

 

그래서 나머지 7명이 누군지 궁금하다는 글도 올라온 걸 봄.

 

알 수 없는 거 팔 시간에 운동을 더 하는 게 낫다는 댓글 있던데 ㅋㅋㅋ

 

근데, 뭔 마구니가 꼈는지. 어제 그게 갑자기 생각나서 하루 종일 관련자료 찾아 봄.

 

그러다 재미있는 자료를 찾아서 두 가지 가설이랑 같이 공유해보려 함.

 

먼저, 조선시대에 '팔장사'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짚어 볼 필요가 있음.

 

그냥 네이버나 구글 검색만 해도 나오는 정사 에피소드임

 

병자호란 이후에 청나라가 조선에서 왕자 한 명을 볼모로 잡아감

 

이때 봉림대군과 같이 8명의 호위무사가 같이 동행함

 

이 봉림대군이 나중에 칼을 갈고 북벌론을 주장하는 효종이 됨

 

효종은 왕이 되면서 자신을 지켜준 호위무사들도 다시 불러오는데

 

이 호위무사들을 부를 때 팔장사라는 표현을 씀

 

효종은 애초에 무예를 좋아하기도 해서 이 호위무사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줌

 

팔장사한테 별군직이라는 직책을 주는데, 경호부대라고 생각하면 됨.

 

심지어 확실하게 우대하려고 별군직청을 설치함.

 

이렇게 해놓으니까 다음 왕들도 팔장사 핏줄들 인정해줌.

 

별군직은 그렇게 이어져서 갑오개혁 때 되어서야 사라짐. 이게 고종 때까지 있었다는 거임.

 

(물론 팔장사 자손이라고 다 신수가 좋은 건 아니라서 나중엔 혈연관계랑 상관없이 힘이랑 재주 있는 사람 뽑고, 인원수도 굳이 8명 신경 안 쓰고 필요에 따라 10명 이상도 둠)

 

그래도 승정원일기에 보면 고종이 직접 팔장사의 자손을 등용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함.

 

이 정도면 팔장사라는 타이틀은 삼총사칠공주같이 대명사 같은 거라고 보임.

 

여기서 첫 번째 가설을 세웠는데,

 

임호가 능력이 좋아서 별군직에 올랐고 그래서 주변에서 팔장사에 들어갔다고 했다는 거임

 

하지만 그렇다면 가문이나 능력이 조명되는 기록이 하나쯤 있을 법한데 알려진 바가 적음

 

그나마 임호林虎라는 한자로 찾아보면 승정원일기에서 시험 잘 본 성균관 유생으로 나오는 임호현林虎顯이라는 사람이 나오긴 하는데 근거가 부족함.

 

그래서 다른 해석이 가능할까 하고 팔장사에 대해 더 찾아봄.

 

그러니까 충청도랑 전라도에서 팔장사랑 관련된 설화들을 찾을 수 있었음.

 

19세기 즈음으로 보이는 배경에서 팔장사는 토착세력으로 나옴. 선역으로 나오기도 하고 악당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공통적으로 외부인과 싸워서 이기는 서사를 보여줌.

 

여기서, 두 번째 가설을 세웠는데

 

팔장사가 외세에 저항하는 운동권의 상징이었다는 거임.

 

팔장사는 효종이 청나라에게 수모를 겪는 동안 함께 해준 공신임. 이걸 당시의 상황에 적용해서 일제의 간섭을 받는 정권에 대한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으로 사용했을 수 있음.

 

특히 당시에 흥선대원군이 실제로 고종에게서 다시 왕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를 다방면으로 꾸준히 하고 있었음.

 

그 과정에서 신식부대랑 차별대우 받았던 구식군인들이 일으킨 임오군란을 기회로 잠시 고종을 밀어내는데 성공하기도 했음.

 

대원군은 정치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군인이 도움이 되면 군인에게 접근하고, 농민이 도움이 되면 동학농민한테도 접근하는 등의 행보를 보임.

 

그러한 행보 중에서 왕위에 오르기 전에 친해진 건달친구들을 심복으로 두고 호위겸 정보원으로 활용하기도 했음. 이 친구들이 머무는 숙소가 지금도 운현궁에 남아있음.

 

이 친구가 총 네 명인데, 그 네 사람의 성씨를 따서 천하장안이라고 불렀다고 함. 대원군이 왕권을 갖지 못했을 때 친해져서 왕권을 갖고 나서 궁에서 지내게 된 그들의 처지는 팔장사랑 흡사함. 누군가 팔장사이야기를 퍼뜨렸다면 그것 또한 민간에서 대외 활동을 하는 데 무리가 없었던 그들이었을 것임.

 

여기서 다시 임호의 타이틀을 살펴보면,

 

장안팔장사임 이건 어쩌면 천하장안팔장사로 뽑혔다는 의미일 수도 있음. 정말 정치적인 이유로 팔장사 운동같은 게 있었던 거라면, 임호가 용력이 좋아 행동대장으로 뽑혔을 수도 있고, 주변으로부터 인정받는 호걸이라 상징적인 인물로 뽑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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