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무기술이랑 택견을 병행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송덕기 옹께서 택견의 발차기는 밟아 죽이는 거(즉 발장심을 쓰는 거다)라고 하신 이유가 어렴풋하게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하다는 점이다.
왜 그러냐면 손에 날붙이나 몽둥이를 들게 되면 일단 발등으로 상대를 차는 상황이 안 나온다. <- 이게 가장 중요.
발등으로 상대를 차려고 하면 일단 몸이 틀어져야 하는데 손에 무기를 든 상황에서 상대에게 내 몸의 옆면을 보이는 동작은 굉장히 큰 리스크를 감수하는 행위이다. 그렇다 보니 하이-미들킥은 말할 것도 없고, 로우킥조차 그걸 쓸 바에야 칼을 한 번 더 휘두르는 게 100배 나을 정도다.
그나마 발차기가 나올 만한 상황은 코등이로 붙었을 때 아랫발질로 상대 정강이나 무릎을 밟아버리는 것과(깎음다리), 상단을 주고 기습적으로 복장지르기를 들어가는 것 밖에 없다시피한데 보다시피 둘 모두 일단 상대를 밟아버리는 기술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택견에 있는 발등으로 차는 기술들은 아마 택견이 격투 경기로서 발전하게 되면서 나온 일종의 신식 기술군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현대 격투기만 봐도 대부분의 발차기는 발등으로 차는 상황이며, 원거리 타격기로서의 발차기의 효율성은 발바닥보단 발등이 더 큰 게 팩트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덕기 옹께서 택견은 밟아 죽이는 거라고까지 하신 건 올드스쿨식 택견 발차기의 특징은 상대를 밟아서 균형을 무너뜨리는 형식이었고, 그 시작엔 아마 무기술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17~18세기 당시의 시대상이 있었지 않나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