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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품밟기 논쟁에서

익명_41526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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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련택견협회의 품밟기에 문제가 있어서 옛법택견에서는 품밟기를 안 쓴다는 얘기가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내가 보기에 옛법택견의 진짜 문제는 품밟기가 아님. 엄밀하게 말하면 품밟기는 그냥 결련택견협회 자체의 문제라고 봐야 하고, 옛법택견만 따로 놓고 보자면 문제점은 전혀 다른 부분에 있음.

 

이른바 기술적 디테일의 부재임.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기술적 오리지널리티 그 자체의 부재랄까.

 

아마 옛법택견 하는 사람이 읽으면 엄청 모욕받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는데 이건 옛법택견의 태생적 한계 그 자체에서 생겨난 거라 어쩔 수 없는 문제임. 무예24기라던가, 저기 arma의 리히테나워 검술이라던가. 그런 복원무술들 있잖음? 그런 복원무술들이 가지는 문제점들을 옛법택견은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상황이란 얘기임.

 

그럼 뜬금없이 왜 복원무술이 나오느냐. 이건 옛법택견의 시작을 살펴보면 간단함.

 

옛법은 도기현 회장 피셜 송덕기 옹께서 경기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고 언급한 반칙 (낱)기술들의 모음임. 그러니까 송덕기 옹께서도 이걸 실제로 어떻게 써야 한다던가, 어떤 연계기를 사용할 수 있다던가 하는 걸 안 알려주시고 이러이러한 기술들이 있다 정도만 알려주신 기술들의 모음이었다는 얘기임.

부정하고 싶겠지만 아니라고 할 수 없는게, 까놓고 말해서 실제 사용법과 연계기법들을 도기현 회장이 배웠다면 인간극장 고수를 찾아서에서 전설의 풍차돌리기 도끼질이 나오지는 않았을 거임(...)

 

https://youtu.be/0PGJZh-s5Yo

(다시 한 번 보고 가자. 전설의 그 장면)

 

아무튼 결론은 저 옛법들을 가지고 현대 격투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결련택견협회의 택견을 개조시키겠다! 가 옛법택견의 목적이었던 셈인데 저 위의 도끼질을 보면 알다시피 결련택견협회에겐 그걸 할 수 있는 디테일적 자산이 부재했던 게 모든 문제의 시작이었음. 그러니까 기술의 형태만 알고 있었지, 전 시대의 택견꾼들이 대체 이걸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를 아무도 몰랐다 이거임. 그래서 시작부터 옛법택견은 전통무술이 아니라 복원무술이 되어버린 거고, 당연히 복원무술들이 가지는 모든 문제점을 공유하게 되었음. 아니... 솔직히 말하면 더 최악이었다고 봐야 함. 왜냐?

 

무예 24기나 arma의 리히테나워 검술은 최소한 당대의 무술인들이 어떻게 그 무기를 휘둘렀는지 그 흐름에 대해 조악하게나마 그려놓거나 기술을 해석해주는 서적이나 문서들이 남아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복원을 시도할 수 있는데 옛법택견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임.

 

그러니까 무술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게 바로 그 무술의 기술적 흐름인데, 낱기술만 알고 있고 기술의 흐름을 전혀 모른다 이거임. 그러니 복원이 제대로 될 리가 있나. 이제는 거의 안 쓰이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과 형태로 튀어나오는 도끼질이라던가, 거리적으로 어울리지도 않는 발차기가 뜬금 나온다던가 하는 모습이 왕왕 보였던 게 전부 다 위의 이유 때문임.

기술의 흐름과 디테일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낱기술만으로 그럴듯한 형태를 만들어 내야 했으니 무리수가 안 나올 수가 없다는 거임.

 

그리고 최근 들어 옛법택견을 두고 더 이상 택견 같지 않고 그냥 킥복싱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결국 기술적 오리지널리티의 부재에서 비롯된 결과임 ㅇㅇ.

 

기술적 오리지널리티가 있었다면 설사 그것이 덜 실용적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에 맞는 형태를 쓰려는 모습이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실제로 현재 위대가 그런 상황인 것 같음. 글러브를 껴야 하니 억지로 장타를 주먹으로 변형시켜 쓴다던가, 입식 격투기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굼실거리는 스탭을 밟는다던가.) 옛법택견에겐 굳이 유지해야 할 오리지널리티가 부재하니 그냥 경기 룰에 맞춰 최적화가 되어버리는 거임.

당장 저번에 올라왔던 무에타이 경기만 봐도 견적이 나오는게, 무에타이처럼 앞 발을 들썩들썩이고 있잖음. 택견의 낱기술이 쓰이면 뭘 하냐 이거임. 가장 기초중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품밟기가 사라졌는데.

 

물론 저런 비판에 대해 품밟기가 비실용적이니 승리하기 위해선 안 쓸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비판적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동의함. 사실 결련택견협회의 품밟기 구조상 넓은 경기장에서, 입식 경기에서는 쓰기 어려운 것이 맞으니 그 방식대로 품밟기 하면서 싸우다가 지라는 것도 굉장히 웃긴 이야기 아니겠음. 애초에 그렇게 말할 권리도 없고 말임 ㅋㅋ...

 

하지만 개인적인 입장에서 이러한 모습은 전부 '옛법택견'이 되어야 하는 거지, '택견'이 되면 매우 곤란하다고 생각하는데 약 한달 전쯤의 마스터황의 방송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우려스러웠음. 어떻게 봐도 지금의 옛법택견은 본래의 택견과는 상당히 괴리된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옛법택견이 아니라 '택견'의 싸움 방식이라 밀고 가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하던데 후...

 

정말이지 이건 심하게 아니라고 생각함. 옛법택견은 옛법택견이어야 하는 거지, 절대로 옛법택견 자체가 택견이 되어서는 안 됨. 역사에 IF는 없는 법인데, 만약 택견이 이렇게 발전했다면- 하는 생각을 기본 마인드로 가진 무술이 어떻게 전통무술이 될 수 있겠음?

 

부디 마스터황의 그 발언이 단순히 일시적인 생각이었을 뿐이었기를 빔. 만약 아니라면, 또 다른 사기와 기만의 탄생을 지금 우린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니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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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황인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