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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껸 한창 배웠던 20대 초반 학생땐 나도 통합쪽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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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니까 생각이 많이 바뀌더라.

 

각 협회가 세워진지 이미 수십년이 지났고 위대태껸회랑 위대태껸보존회라는 레퍼런스까지 나타났는데 굳이 3개 단체가 통폐합을 해서 각 협회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획일화 시키는게 과연 옳을까? 싶기도해.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찰과 인력손실과 재화와 시간의 낭비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고.

 

막말로 우린 태껸을 보존하고 계승하려는거지 태권도마냥 세계화 시키려는 것도 아니잖아. 일본의 골법처럼 국내에서 지금 정도의 지속적인 수련만 된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봐.

 

그리고 사실, 솔직히 말하면 통폐합 시킨다고 해도 뭔가 의미있는 변화가 있을거 같진 않아. 이런 말 하는건 택견꾼으로서 누워서 침뱉기가 되는건데, 그간 협회들의 행보를 보아하면 그 윗분들이 한데 모인 통일조직이 우리가 상상하는 처럼 잘돌아갈것 같지는 않거든. 다들 최소한 한두번쯤은 본인들 단체에 실망하는 광경을  봤을꺼라고 생각해. 태껸 자체가 아니라, 사람한테 말이야.

그리고 아직도 사람들은 태권도가 한반도의 전통 무술인줄 알고, 택견하면 이크에크하고 엉덩이를 흔드는 무예인줄 알지. 사람들의 시선은 한번 고정되면 바뀌지 않아. 통폐합 한다손 쳐도 사람들이 태껸에 과연 지금 이상으로 관심을 가져줄까? 이크에크하고 엉덩이 춤을 추는 몸짓을?

 

통폐합을 끝마쳤을 때 '우리가 이렇게 고생했으니 사람들도 알아주겠지?'하는 기대에 맞춰 형편 좋은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지는 않아. 유일한 해법은 각 협회별로 지금까지 해왔던 자신들만의 강점을 살리는거야. 느리지만 확실하지. 여기에 지름길 같은 건 없어.

 

나는 아마 별일 없으면 태껸을 평생 수련할 것 같아. 그만큼  태껸을 사랑하지만 태껸을 살리는 일엔 통합이라는 달콤한 몽상이 아니라 냉철하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뒷받침 되어 조직의 운영과 태껸의 계발 및 연구, 홍보 세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


 

그럼 좋은 밤.


 

+)

아 근데 기술명칭 요거 하나는 진짜 통일했으면 좋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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