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도보통지 권법 다시 읽기 - 도기룡
이 부분은 개인적인 연구과정에서 전해듣게 된 하나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2020년 송덕기 선생님의 제자 중 한 분이신 이병한 선생님을 만나뵈었을 때의 일이다.
나는 거기서 사진으로 남아있지 않은 한 가지 기술에 대해 듣게 되었다.
"그리고 예를 들면 돌려 그 뭐지 백스핀블로우 같은 그런 것들도 있고, 돌면서 쳐야할 땐 어떻게 치나요 그랬더니 그건 이거로 (주먹쥔 손을 눕히고 새끼 손가락이 있는 면으로 치는 시늉을 하며) 친다고 그러더라구요. 돌아서.. 현대식으로 하면 백스핀 블로우 같은 거죠. 그러니까 맞는 부위하고 치는 방법들이 다 좀 다른 거 같아요."
이병한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송덕기 옹이 주먹의 옆면을 이용한 백스핀 블로우 기법을 알려주셨다고 했다는 것이다.
태껸(택견, Taekkyeon)에서는 글러브가 없었기 때문인지 손등이 아닌 아애의 그림에 나타난 부위를 사용해야한다는 지침을 주셨다고 한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한동안 내 기억 속에만 자리해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윗대태껸의 수련과정에서도 매칭되는 기술을 못찾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권법을 다시 읽다보니 도기룡이 바로 이 기법임을 알게되었다.

무예도보통지의 도기룡은 그 기법을 알아보기 어렵다.
다만, 뒷품밟기하여 몸을 돌려 쓰는 동작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무예도보통지의 설명에 따르면 팔짱끼기 펴는 흐름과 연계된다.
廻身作倒騎龍勢 左右手開張作拗單鞭勢
몸을 돌려 도기룡세(倒騎龍勢)를 만들고, 양손을 활짝 펼치며(開張) 요단편세(拗單鞭勢)를 취한다.

무예제보에서도 이러한 동작의 특징이 나타난다.
다른 점이 있다면 팔을 펴진 시점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돌아보는 방향을 향해 팔을 펴서 회전시키고 있음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는 무비지와 기효신서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그 설명을 보니 쓰임이 보다 명확해진다.
"도망가는 척 속여, 쫓아 들어오게 하다가, 마침내 내가 돌아서며 치는 것"
이것은 현대 격투기에서 쓰이는 백스핀 블로우 그 자체였다.
https://www.youtube.com/shorts/lamsEWUBGEg
백스핀 엘보와 백스핀 블로우를 모른다면 위의 영상을 보고오길 추천한다.
아무튼 송덕기 옹의 말에 따르면 윗대태껸에서도 이러한 동작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고용우 선생님이나 이준서 선생님의 스타일과 맞지 않아 전수가 되지 못한 것이리라.
하지만 이건 현대의 격투지식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마스터황의 도전정신을 높게 평가한다.
단, MMA를 흉내내는 방식으로 태껸에 덧입히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태껸이 이미 MMA였음을 인정한다면 열리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요약: 도기룡세는 뒷품밟기 백스핀블로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