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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택견단체들이 설명하지 못한. 혹은 찾아내지 못한 자료들이

익명_69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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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대태껸에서만 자꾸 튀어나오는 게 알아보면 뒷사정이 좀 있음.

 

귀에 딱지가 얹힐 정도로 들은 '고용우 선생이 송덕기 옹께 많이 배워서 그렇다.'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지금 같은 상황이 굳어지게 된 건 택견을 학술적인 측면에서 연구하던 사람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윗대태껸협회에 합류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럼.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학술적인 측면에서 택견을 연구한 사람들을 대략적으로 3개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보는데

 

1세대(1980년대 ~ 1990년대) : 오장환 교수를 비롯한 문화재 택견 연구자들, 대한택견의 이용복 총사
2세대(2000년대) : 각 협회의 어용 연구자들
3세대(2010년대 이후) : 윗대태껸협회의 공현욱 관장(구큰타), 김영만 선생 등

 

1세대 연구자들이 송덕기 옹이나 신한승 옹의 채록 등을 기반으로 하여 현재 대중이 연상하는 형태의 택견의 이미지나 개념을 확립했고, 

 

2세대 연구자들이 1세대 연구자들의 자료를 통해 각 협회의 이론을 보강하는 식의 연구를 진행했다면,

 

3세대 연구자들부터는 송덕기 & 신한승 옹의 채록 위주로 자기 복제가 반복되던 기존의 택견 연구에 벗어나서 택견이 성행하던 구한말 시기의 문헌들을 직접 조사하거나, 아직 생존해 계시던 송덕기 옹의 가족분들을 인터뷰 하는 등의, 보다 다양한 자료들의 취합을 통해 택견의 전체적인 형태를 조명하고, 규정하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었음.

 

하지만 문제는 이 3세대 연구자들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시점이 하필 윗대태껸의 정통성 논쟁에 불이 붙던 시점이었다는 거였음.

 

3세대 연구자들의 입장에서 마침 나타난 윗대태껸은 좌우지간 새로운 연구 주제였으니 당연하게 조사 및 검증에 들어갔을 뿐이었지만, 하필 나온 결과물들이 하나같이 연구자들이 소속된 협회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반갑지 않거나, 혹은 반갑지 않은 것을 넘어서 불쾌하기까지 한 이적표현물에 가까웠던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는 거....

 

실제로 대한택견의 김영만 선생 같은 경우 고용우 선생을 만나고 흑화(?)해서 대한택견협회에 윗대태껸의 커리큘럼들을 도입하려 하다가(아예 외국에서 시연까지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음) 협회 내부의 파워 게임에서 밀려나버렸으며,

 

당시 석사 논문을 준비하던 공현욱 관장은 엄밀히 말하면 결련택견협회 소속 인물은 아니었지만 따지자면 친결련에 속하는 연구자였기에 결련택견협회의 외부 용역과 같은 형태로 윗대태껸의 검증에 투입되었으나, 검증 결과 윗대태껸이 송덕기 택견이 맞다는 결론을 내 버린 탓에 결련택견협회와 척을 지게 됨.

 

결국 이런 식으로 1세대 연구자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인물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기존에 본인들이 소속되어 있던 단체에서 나오게 되다 보니, 새롭게 공개되는 자료들이나 연구 결과들이 하나같이 윗대태껸협회의 이름표를 달고 나오게 된 것임.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 게, 새로운 관점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결과를 뽑아낸 연구자들이 이단 낙인이 찍혀서 쫓겨나는 걸 똑똑히 본 입장에서 남은 연구자들이 새롭고 참신한 연구 결과를 어떻게 뽑아낼 수 있겠냐는 것임.

 

입력값이 달라져야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 맨날 입력하는 값이라곤 '검증되고 안전한' 송덕기 & 신한승 옹의 채록 뿐인데 새로운 자료가 나올 리가...

 

ㄹㅇ 검열이 이래서 해롭구나 하는 걸 난 이 바닥 돌아가는 걸 보고 실감하게 되었는데, 이거 자각하는 사람들 의외로 거의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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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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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익명_694736Best
맞음. 협회 입맛에 맞지 않는 입력 값을 넣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게 되었다는 거, 이게 진짜 큰 문제인데 다들 모르고 있더라.

다르게 말하면 현재의 이론과 논리로 영원히 박제 된 채 살겠다며 선언한 것과 다름 없는 일인데....
16:25
24.09.06.
1등 익명_515870

입력값이 달라져야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 이게 존나 핵심이 맞음

 

그런데 연구 과정에서 입력값을 다르게 넣는 것까지 이단 딱지를 붙여 버렸으니 도돌이표만 나오는 환경이 만들어진 게 크지...

13:08
24.09.06.
익명_694736
맞음. 협회 입맛에 맞지 않는 입력 값을 넣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게 되었다는 거, 이게 진짜 큰 문제인데 다들 모르고 있더라.

다르게 말하면 현재의 이론과 논리로 영원히 박제 된 채 살겠다며 선언한 것과 다름 없는 일인데....
16:25
24.09.06.
익명_509789
원래 이런 류의 문제들은 시간이 한참 지난 다음에야 가시화된 결과가 나오니까 어쩔 수 없지.
18:32
2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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