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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껸과 MMA (3) - 번역과 호환

익명_40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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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인왕 김형섭입니다.
 

요즘 갑자기 글을 많이 쓰게 돼서
'운동하는 사람이 말 많으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오랜만에 태껸에 대해 깊이있는 논의를 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지난 글에서 저희는 기표와 기의를 통해
왜 태껸을 표상하기 위해 MMA를 사용하는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추가적인 질문을 제기해주신 분이 안 계셔서
조심스럽게 설명이 충분했나...? 생각하지만
늘 완벽할 수는 없겠죠.


태껸의 기표를 바꾸는 여정은,
(아직 보여준 건 없지만) 학술 연구를 통해 진행한다 해도,


태껸의 기의가 MMA에 가깝다는 주장은,
(아직 보여준 게 없으니) 완전히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학술적인 글보다 기술에 대한 글이
작성하는 게 훨씬 훨씬 부담스럽습니다.
몸으로 부딪혀보면 직관적으로 확인되는 내용을
굳이 언어화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잘 풀어가 볼게요!

 

 

1. 번역에 대해
 

저는 태껸의 범위가:
손질 / 자세 / 관절기 / 태껸춤 등
마치 새로운 기술이 밝혀지며 확장된 듯 표현했지만,
 

동시에 무술은
- 기술 중심이 아니라
- 원리 중심으로 바라봐야 한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즉, 제가 다른 택견러들과 소통할 때
가장 큰 괴리를 느끼는 부분은
 

타 택견러들이 기술 A B C D까지만 이야기할 때
윗대태껸이 E F G H도 이야기하기 때문이 아니라
 

태껸을 바라보는 원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언어로 따지면 문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왜냐면 전자의 경우
'우리도 이런 기술 써.'라는 말로 갈등이 쉽게 종식됩니다.
 

예를 들어 옛법택견과 윗대태껸이 비교되는 까닭이
손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면,
 

옛법택견에도 손기술이 있고,
윗대태껸에도 손기술이 있기 때문에
 

두 무술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오히려 결련택견과 윗대태껸의 차이보다
옛법택견과 윗대태껸의 차이가
더 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는
- 기술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 기술의 정의는 어떻게 하는가
- 어떻게 설명하고 연습하는가
이런 요소 때문이 아니라
 

제가 원리라는 말로 퉁치는:
- 중심과 사면의 기준은 어디인가
- 스텝의 높이와 각도는 무엇으로 조절하나
- 기술 사용 시 임팩트 시점은 언제인가
- 기술 사용 시 임팩트 부위는 어디인가
- 몸을 굽히고 펴는 기준은 어디인가(굴신)
- 몸을 열고 닫는 기준은 어디인가(개합)
이런 요소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기술 간에 유기적인 연계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한국어와 영어가 
- 둘 다 세상을 표현할 수 있어도
- 완벽한 상호 번역이 어려운 것처럼
 

서로 문법이 다르고,
그 결과값으로 발생하는 전반적인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무술로 바라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2. 포지셔닝에 대해
 

서론이 길었는데 결국 이번에 대답할 질문은
'태껸의 그라운드 포지셔닝'에 대한 질문입니다.
 

사실 윗대태껸의 70%는 포지셔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윗대태껸의 내용을 쭉 돌아본 이후
다시 품밟기로 돌아왔을 때 공통적으로 느끼게 되는 요소라서
하나하나 설명하는 게 적절할까... 싶긴 합니다.
 

아무튼 태껸에는 그라운드 포지셔닝 역시 포함되어 있지만
기술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주짓수랑 완전히 유사한 형태는 아닙니다.
 

공식적으로 어떤 형태다..! 하는 것은 시합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으니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분들께선 
그냥 운동하러 놀러오세요.
제가 힘닿는 데까지 설명드립니다.
 

그리고 타 무술을 태껸 안에 편입하는 것에 대해 함께 질문 주셨는데

저희가 윗대태껸 열심히 수련하고 있지만,
MMA로 나갈 각오를 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무에타이, 주짓수, 레슬링, 복싱 찾아보고 공부하고
없는 시간 쪼개서 배우기도 하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윗대태껸에 다른 무술을 섞으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들에게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기도 하고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인데
눈 귀 닫고 있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겠죠.
 

정리하자면:
- 태껸의 그라운드 기술은 주짓수를 포괄한다.(x)
- 태껸은 그 자체로 완벽하므로 다른 무술들과 교류할 필요도 없다.(x)
 

- 태껸을 잘 연구해보니 타격과 (스탠딩/그라운드)그래플링을 포괄하는 핵심 원리가 있다.(o)
- 이 핵심 원리를 바탕으로 주짓수 등에 대응할 방책을 강구하겠다.(o)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3. 마무리

 

뭔가 속시원한 얘기는 못 드리고

겉핥기로 지나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정확히 이런 기술들이 있다!

그리고 그 역사적 증거는 이러이러하다!

이렇게 밝히면 편하겠지만

 

후발주자 약소세력 입장에서 구태여 인터넷에 전략을 노출하지 않는 의미도 있고,

지난 글에서 언급드린 기표를 확장하기 위한 학술연구와의 연관성 때문이 더 큽니다.

 

모쪼록

1) 그라운드 포지셔닝의 범위를 태껸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

2) 타 무술을 태껸으로 편입하는 것 자체가 무술의 문법, 즉 원리 때문에 쉽지 않다.

 

이 두 부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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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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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1. 윗대태껸은 다른 단체의 택견, 주짓수 등의 무술이 a, b, c, d를 할 때, 그것과 기술적 체계가 다르나 겹치는 부분인 ㅏ, ㅂ, ㅋ, ㄷ도 하는 무술이다.

2. 한글이랑 영어가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듯 윗대도 현대 mma의 포지셔닝, 서브미션 등에 해당하는 기술이 있다.

3. 그러나 한글과 영어가 완전히 상호 대체 가능하지는 않듯 윗대에서 하는 그라운드 포지셔닝은 그 원리가 현대 mma와 좀 달라서, 적절한 번역 과정이 필요하다.

4. 윗대태껸꾼들은 태껸의 고유 문법을 잘 이해해 종합격투기에 적용하도록 노력해보겠다. 이 과정에서 다른 격투기와도 교류할 것이지만, 그건 싸움을 할 때 다른 격투기를 같이 쓰겠단 말이 아니라 우리의 문법 적용의 방법에 대해 더 잘 연구하기 위함이다.

5. 자세한 문법이나 용례는 시합에서나 관에서 보여주겠다. 보고 싶다면 찾아와달라.

정도일까요?
07:17
24.08.20.
best 익명_436296Best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08:14
24.08.20.
정리하면

1. 윗대태껸은 다른 단체의 택견, 주짓수 등의 무술이 a, b, c, d를 할 때, 그것과 기술적 체계가 다르나 겹치는 부분인 ㅏ, ㅂ, ㅋ, ㄷ도 하는 무술이다.

2. 한글이랑 영어가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듯 윗대도 현대 mma의 포지셔닝, 서브미션 등에 해당하는 기술이 있다.

3. 그러나 한글과 영어가 완전히 상호 대체 가능하지는 않듯 윗대에서 하는 그라운드 포지셔닝은 그 원리가 현대 mma와 좀 달라서, 적절한 번역 과정이 필요하다.

4. 윗대태껸꾼들은 태껸의 고유 문법을 잘 이해해 종합격투기에 적용하도록 노력해보겠다. 이 과정에서 다른 격투기와도 교류할 것이지만, 그건 싸움을 할 때 다른 격투기를 같이 쓰겠단 말이 아니라 우리의 문법 적용의 방법에 대해 더 잘 연구하기 위함이다.

5. 자세한 문법이나 용례는 시합에서나 관에서 보여주겠다. 보고 싶다면 찾아와달라.

정도일까요?
07:17
24.08.20.
2등 익명_436296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08:14
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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