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껸 8년차 수련후기
안녕하세요 인왕체육관 김형섭입니다.
매년 기록차원에서 수련후기를 작성하는데,
작년 글을 볼 때마다 모자란 점이 보여 씩 웃습니다.
올해도 조금 더 성장하여 보는 눈이 높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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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껸은 굴신과 개합의 조합이다.
굴신은 모으고 펼치는 길이고
개합은 열고 닫는 길이다.
크게 보면 개합도 굴신에 포함되는 개념이나,
한 단어에 다 담기엔 조금 복잡하다.
그러니 굴신은 굼슬르기로,
개합은 허리재기로 생각하면 편하다.
서서 그네를 타다 최대한 멀리 뛰어내린다 생각하면
다리로 그네를 구르는 것은 굴->신이고
뛰어내리려 몸을 펴는 순간이 합->개다.
태껸을 혼자 할 때는
굴신과 개합을 정확하게 실행하고
상대와 함께 할 때는
거리감과 동선을 파악하는데 집중하면 좋다.
활갯짓은 굴신과 개합으로 발생한 힘을
어디로, 어디까지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각 활갯짓의 동선이 상체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어깨불림이 그 범위를 제한한다.
굴신과 개합은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품밟기에서 발이 모이는 순간이 그러하듯
모이면 분기점,
펼치면 임팩트다.
걸음마다 굴신과 개합이 반복되고
거리와 박자에 따라 배합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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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을 타격과 유술로 나눈다면
태껸은 유술이다.
윗대태껸은 커리큘럼상 초반에 타격 위주로 배우지만
동작의 목적을 살펴보면
유술이거나, 상대가 유술을 사용한다는 전제로 설계되어 있다.
이 내용을 지속적으로 상기하지 않으면,
완성도는 물론 동작의 방향성이 어긋나고,
결국 커리큘럼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지도자가 명확한 논리를 제시하지 않으면
자신을 가스라이팅한 사람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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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하던 원리가 명료해지는 순간은
기쁘기도 하지만 다소 허무하다.
이 허무함을 딛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직관적인 설명, 효율적인 트레이닝.
자유로운 실험, 도전, 시행착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