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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Chaper7 - 불나방(4)

익명_59378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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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어?”

 

2분대장의 물음에 11번은 가만히 그를 응시했다. 유진은 생기를 잃어버린 그의 눈이 매우 무섭게 느껴졌다.

 

그냥 오늘 식단에 관한 이야기

 

11번은 대충 둘러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뭐가 나오는데?”

 

그러나 2분대장은 기분 나쁘게 들러붙었다. 그는 모두의 주목을 받는 11번과 친해질 기회가 생긴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11번은 2분대장이 있는 곳으로 거침없이 걸어갔다. 2분대장이 바뀐 분위기에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칠 때, 그는 이미 코앞까지 와서 가슴을 쳐 밀었다.

 

적당히 해

 

교묘하게 다리까지 같이 걸었기 때문에 2분대장은 힘없이 쓰러졌다.

 

꽈악-‘

 

11번은 왼손으로 2분대장의 목을 조르고는 오른손으로 바닥을 더듬기 시작했다.

 

잠깐, 왜 이래?”

 

2분대장은 돌변한 11번의 태도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갑자기, 뭘 하려는 거야?”

 

유진이 당황해서 물었다.

 

몰라서 물어?”

 

11번의 오른손에는 어느새 주먹만한 돌이 쥐어져 있었다. 다음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유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만!”

 

그 순간 교관이 소리쳤다. 11번이 2분대장의 머리를 내리치기 바로 전이었다.

 

구역 관리자가 보냈다지만, 이건 너무 막무가내잖아? 우리도 규칙과 법이 있다. 그 손 내려놓지 않으면 내가 너를 죽여도 된다는 말이지.”

 

어디 한 번 해보시든지

 

교관이 엄포를 놓았지만, 11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래 너를 바로 죽일 순 없을지도 모르지. 그렇다고 이게 수습이나 될 거 같아?”

 

수습? 어차피 창단식 전에 한 번 솎아낼 거였잖아?”

 

너 이 자식

 

교관은 이렇다 할 감흥을 보이지 않는 11번을 상대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단순히 기개의 차이가 아니었다. 정보 면에서도 뒤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적에게 포섭당한 내부의 적이다. 비협조적인 행동으로 아군의 전력을 손실시키고, 작전을 실패로 이끌며, 끝내는 우리의 정보를 팔아넘길 놈이지. 이 정도면 명분이 되나?”

 

그게 무슨! 그걸 지금 믿으라고?”

 

사실인지 아닌지그게 지금 중요해?”

 

미친 새끼!”

 

말다툼 끝에 교관은 권총을 빼들었다.

 

, 참내

 

그러자 11번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에서 돌을 떨궜다.

 

물러 터졌군

 

11번은 바닥을 짚고 일어나 가볍게 무릎을 턴 후 자리를 떠났다. 유진은 뒤늦게 그가 서있던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2분대장 앞에서 멈춰 섰다. 11번이 교관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서 그는 2분대장에게도 다가가지 못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것 같은 표정을 짓던 2분대장은 어느새 차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유진을 의식하고 황급히 한 손을 등 뒤로 감추었는데 얼핏 보기에 그 손에는 날카로운 송곳 같은 것이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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