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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법에 대한 논쟁 중 나온 글

익명_56668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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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공통적으로 '논리적 과학적' 접근이 결여된 데서 유래한다. 과거에는 특정 고수나 스승의 가르침을 교조화해 그대로 따르는 것이 일정한 수준에 오르는 첩경(捷徑)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는 어떤 무예나 스포츠도 철저히 논리적 계량적인 분석과 개량의 대상이어야 한다. 영국 젠트리 계층의 롱보우 활쏘기가 100여년의 기간 동안 현재의 올림픽 타겟 리커브가 된 과정이 그러한 '과학화'이다. 물론 어떠한 부가장비나 외형의 변형 없이 국궁의 원형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재래식 한국 활'의 범주 내라면 사법에 대해서도 비교 분석을 통한 검증과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선의 궁술 내용은 이렇다" "정사론에서는 이렇게 썼다"는 논쟁은 분석적인 논쟁이 아니다.

 

활쏘기도 전통문화의 일부이지만 전통은 본질상 끊임없이 바뀌어 간다. '조선의 궁술'에 묘사된 활쏘기도 2021년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90년 전의 전통이지만 1929년 당시에는 '당대(contemporary)' 문화였을 뿐이다. '정사론'이든 '사법비전공하'든 모두 마찬가지로 그 시대의 당대 활쏘기 문화인 것이다. 한국의 활쏘기가 역사 속에서 보인 모습의 일단편을 잘라내어 무조건적인 답습의 대상으로 삼는 태도는 전통의 계승과는 다름을 논쟁자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인식 위에서 일정한 자세와 동작이 어떤 효과로 이어지는지 개인별로 분석하여 사수에게 맞는 사법을 선택하면 될 문제이다. 현대의 양궁 선수들도 제각기 활을 당기는 손과 스탠스가 제각각인데 고대의 궁수들이라고 모조리 한가지 자세로만 쏘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선택의 문제일 뿐인 사법에서 '정통과 이단'을 나누며 비난하기보다는 열린 자세로 다양한 가능성을 분석하는 활쏘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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