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_62307121

아래 포인트제 글쓴이인데 택견이 씨름에 가까운 무술이라는 건 좀 아닌 것 같음. 왜냐하면 넘어뜨리면 이긴다는 규칙은 비단 씨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동북아 전반에 걸친 격투경기 문화의 특징이었기 때문임.

현대 중국권법이라 할 수 있는 산타의 승리 규정이 상대를 장외로 내보내거나 넘어뜨리면 이긴다인데, 이 규정 자체가 고전 중국권법의 승부 방식을 계승한 거임. 그리고 산타가 만들어지기 이전, 1800년대 후반에서 1900년대 초반의 중국권법 대련 영상을 보면 서로 거리 잡으면서 주먹이랑 발차기 날리다가 상대 발차기를 흘리고 붙잡거나, 아니면 우연하게 서로 붙어서 클린치 상황이 나왔을 때에야 비로소 그래플링으로 들어가지 적극적으로 먼저 그래플링으로 들어가려고 하지 않음.

즉 이 말은 넘어지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 진다는 규칙이 있었음에도 타격손질과 발차기가 경기에서 허용된다면 충분히 씨름과 차별화된 형태의 격투기가 성립될 수 있다는 소리와 동일하며, 백기신통 비각술이나 발차기로 다투었다던가 하는 기록들이 전해져 내려오는 걸 보면 택견은 개중에서 독특할 정도로 발차기에 진심인 격투기였다고 봐야 한다는 게 내 생각임.

하지만 지금 택견 경기에서 발차기는 얼굴 한 판을 맞추기 위한 셋업이나 마무리용이 아니면 잘 안 쓰이고 님 말대로 씨름에 더 가까운 스탠드 그래플링 위주로 경기가 돌아감. 기록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상황인 셈인데, 위대나 옛법택견 같이 아예 찐 격투기로 가는 게 아니라 스포츠적인 형태를 유지하려면 선수들의 체력이랑 실력을 같이 끌어올릴 수 있는 포인트제 경기가 더 낫지 않냐는 게 내 의견이었음.

11:23
22.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