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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Chaper10 – 이전투구泥田鬪狗(1)

익명_41019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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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호격투 그 단어가 유격대원들의 가슴을 울렸다. 심지어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랐음에도 말이다. 그들이 본래 투기장의 부랑자들이었던 탓에 ‘격투’라는 두 단어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이었다. 

 

“그때 정말 날라다녔는데”

 

“무슨 소리, 너 나한테 깨졌던 거 기억 못하냐?”

 

“거 한 번 이긴 거 가지고 얼마나 우려먹는 건지”

 

“어? 이번에 다시 붙어봐?”

 

“그래 이참에 코를 아주 납작하게 해주지 하하“

 

그들은 식사자리에 모일 때마다 각자의 영웅담을 늘어놓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치 선물을 기다리며 뛰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는 아이처럼 수다스러웠다. 유진은 그러한 소란을 목도하며 사람의 기억이란 참으로 작위적이라고 생각했다. 어느새 고난과 참상은 잊어버리고 추억만이 남아있다는 점이 그랬다.  물론, 유진 자신은 그러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참호격투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투기장에서 배우고 영창에서 벼려낸 기술들을 시험해볼만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말야 네임드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때 유진 옆자리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들려왔다. 

 

“아, 그 왜 태호나 한주 같은 놈들?” 

 

“맞아 난 조지를 좋아했는데”

 

“아 그 외국인 복서?”

 

“때리는게 깔끔하잖아”

 

반가운 이름들이 불려나오고 있었다.

 

“주먹 말고 발쓰는 놈도 있었지 아마”

 

“갠... 총에 맞아서 죽었잖아“

 

”아니 걔 말고 비슷한데 다른 사람. 이름을 잘못 알았나봐“ 

 

“누구지 알 것도 같은데” 

 

가만히듣고 있던 유진은 자신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 같은 낌새를 느껴 자리를 일어났다. 그들에게서 충일의 이름을 듣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식사를 마친 유진은 막사 잎에서 햇볕을 느끼며 공상을 했다. 밥을 먹고 돌아오는 유격대원들을 보며 그들에게 기술을 쓸 상황을 떠올려보는 것이었다. 각기 다른 체구와 체형에 밎추어 대응법을 생각했다. 

 

‘저 친구는 걸음 걸이가 독특하군, 무게중심이 떠 있어서 넘어뜨리기 좋겠어.’

 

개인의 습관이나 고벽도 놓치지 않았다. 보폭과 시선의 높이,허리의 신전도 등 평소에 신경쓰지 않았던 요소들에 주목해니아갔다.

 

“하, 마치 선생님 같군”

 

유진은 문득 충일이 된 것처럼 생각하는 자신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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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