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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Chaper5 - 동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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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요동치는 건물 속에서 간신히 균형을 잡아내며 생각했다. 

 

지금 밖에 없다. 어떻게든 버텨내서 움직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바닥에 나뒹굴던 부랑자들은 생각했다. 그리고 가장 어린 소년이 움직였다. 유진과 투기장에서 본 적이 있던 소년이었다.

 

그가 내달리자 괴한들이 무의식적으로 한 사람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저 사람이야.. 하지만..’

 

유진은 그 사람이 우두머리라는 것을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눈 앞에 총구가 있는 한 쉽사리 그쪽으로 발을 내디딜 수 없었다.

 

"눈치 챈 거지?"

 

유진의 뒤에서 태호가 말을 걸어왔다.

 

"아, 네 하지만..."

 

"달려, 여긴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유진은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잠시 주저했다.

 

전 더 강해지고 싶어요, 그것 외엔 가지고 싶은 게 없어요. 제 삶에 은인도 원수도 사치일 뿐이에요. 먹을 거 뺏기지 않고 배고프지 않게 살 수만 있으면 돼요.’

 

  유진은 언젠가 자신이 충일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는 것이 결코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럼 믿을게요, 살아서 봬요."

 

"그래"

 

결심이 선 두 사람은 서로를 돌아보지 않고 움직였다.

 

"으아아!"

 

'탕-'

 

태호의 외침과 함께 한 번의 총성이 들렸다. 그러나 유진이 걸음을 옮길 수록 부랑자들이 만든 난전의 소리가 짙어져 그 다음의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유진은 자신이 살아왔던 나날을 되짚었다. 모진 수모와 뼈아픈 고통. 한시도 편안하지 않은 나날이었다. 때때로 즐거울지언정 행복한 적은 없었다.

 

갚아 줄 거야, 복수를 원해.”

 

그는 자신이 간절히 염원하는 바를 직시했다.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며 나아갔다. 그렇지만 어느 때보다 맑은 정신으로 그곳에 섰다그는 반복해서 숙달했던 움직임을 떠올렸다. 반보. 긴장되는 상황에서 내딛는 한 발. 충일의 지도 아래 수도 없이 반복했던 움직임이 그를 나아가게 했다.

 

아주 작은 존재감이 위협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 변화는 정신없는 난전 속에서 피어올랐다. 괴한들의 수장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게 현실로 다가왔다. 유진은 흔들리는 건물 속에서 침착하게 총성을 가로질렀다.

 

그렇게 부랑자에게 붙들린 괴한의 수장 앞에 섰다.

 

너를 끝내야 끝나겠지

 

울보 꼬맹이가 건방진 소리를 하는구나

 

분주한 주변의 소음이 무색하게 둘만을 의식한 적막한 대화가 오갔다.

 

계속 지껄여봐

 

유진이 또다시 한 걸음 내디뎠다. 그리고 조용히 손을 들어 대화하는 상대의 얼굴을 향하게 했다. 괴한은 자신의 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부랑자에게 한 차례 총격을 더하고 유진에게로 총구를 옮겼다. 그때 한주가 달려와 자경단 패거리의 우두머리에게 부딪혔다. 

 

"아까는 미안했다"

 

우두머리를 붙들며 유진에게 짧은 사과를 전했다. 건물의 흔들림 때문인지 한주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볼테면 해..

 

우두머리는 허리를 붙잡은 한주를 연신 두들기더니 유진을 의식했는지 다시 총을 들어 올렸다.

 

그 사이 유진은 이미 충분히 가까히 와있었다. 손은 주먹을 쥐지 않고 그대로 괴한을 향하더니, 예상치 못하게 그의 입안으로 밀어 넣어졌다. 유진의 손가락이 괴한의 목 안에 닿을 듯이 깊게 들어갔다. 그러곤 턱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괴한은 말을 하지도 입을 다물지도 못하게 되어 난처한 모습을 하게 되었다.

 

유진이 그의 목을 뒤로 꺾어 넘어뜨리고, 이리저리 거칠게 끌고 다니며 흠씬 두들겨 팼다. 그동안 자경단의 간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무제는 그 광경을 보며 미소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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