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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견론이란?

익명_25233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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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말해서 택견이 전국에서 행해졌던 민중놀이라는 이론. 대표적으로 대한택견회와 거기에서 사상적 영향을 받은 일부 결련택견협회원들이 주장했던 이론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까기, 쨉이수, 발찰락, 날파람 등. 각 지방마다 명칭은 달랐으되 손과 발을 이용해 치고 차고, 잡아서 넘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격투 놀이가 있었고 개중 가장 잘 알려지고 전승이 잘 된 것이 택견이니 이러한 격투 놀이 문화 전반을 택견으로 통합하여 호칭한다는 게 해당 이론의 골자다.

그래서 제주도의 택견 발찰락, 경남지방의 택견 쨉이 같은 표현들이 나오는 것.

 

그런데 저 이론에는 몇 가지 심각한 하자가 있다.

  1. 각 지역간의 격투 놀이 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 수집과 기술적 차이에 대한 조사가 단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어 정말로 저런 격투 놀이 들이 하나로 묶일 수 있을 만큼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비교 분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개중 자세한 증언과 기법을 보전하고 있는 신뢰도 있는 인물이 까기의 김명근 선생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2. 오직 서울에만 집중된 택견에 대한 자료들과 송덕기 옹의 증언. 이렇게 지역색이 강한 문화를 전국에서 비슷하다고 추측되는(?) 격투 놀이가 행하여졌다는 실체 없는 이론에 맞추어 강제로 대표로 만드는 꼴인데 이게 과연 옳은가?
  3. 애초에 송덕기 옹이 남기신 기술/증언들을 제외하면 택견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항목은 전무에 가깝다. 학술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은 알지 못한다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맞는데 전국택견론은 '알 수 없지만 아마 그랬을 것이다.'라는 심상이 기저에 깔려 있다. 전형적인 결론을 정해 놓고 자료를 끼워 맞추는 형식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보여주듯, 전국에서 택견이 행하여졌다는 주장을 인정받고 싶다면 그 주장에 걸맞는 자료를 증빙해야 하는 게 먼저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두서개 이상의 지방 격투 놀이들에 대한 문화/기술적 텍스트를 비교하고 그것이 택견과 어떠한 공통점/차이점이 있는가를 정리하고 공개하는 것이 전국택견론이 사실이었음을 인정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 주장이 나온지 어언 30년이 다 지난 지금에도 그런 학술적 접근을 보인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이제는 거의 신앙에 가까운 공식으로 자리잡아 당장 누군가 저 이론을 비판하면 송덕기 옹의 택견 외에 다른 택견이 없었겠느냐? 편협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저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면 송덕기 옹의 택견만 택견인 게 아니다!!! 를 뛰어넘어서 철기의 그 유명한 임호 선생 비실존인물설;;;까지 나오게 되는 거고.

 

결론을 짓자면 최소한 현재 상태에서 전국 택견론은 학술적 뒷받침이 전혀 되지 않아 가설조차 못 되는 대한택견협회의 어용 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태권도는 택견을 개량하여 만든 한국의 전통무술이라는 대한태권도협회의 프로파간다와 동일한 수준의 주장이니 착한 택린이들은 저런 주장을 믿지도, 따르지도 말것을 권장하고 싶다.

 

Q.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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