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말해서 택견이 전국에서 행해졌던 민중놀이라는 이론. 대표적으로 대한택견회와 거기에서 사상적 영향을 받은 일부 결련택견협회원들이 주장했던 이론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까기, 쨉이수, 발찰락, 날파람 등. 각 지방마다 명칭은 달랐으되 손과 발을 이용해 치고 차고, 잡아서 넘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격투 놀이가 있었고 개중 가장 잘 알려지고 전승이 잘 된 것이 택견이니 이러한 격투 놀이 문화 전반을 택견으로 통합하여 호칭한다는 게 해당 이론의 골자다.
그래서 제주도의 택견 발찰락, 경남지방의 택견 쨉이 같은 표현들이 나오는 것.
그런데 저 이론에는 몇 가지 심각한 하자가 있다.
- 각 지역간의 격투 놀이 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 수집과 기술적 차이에 대한 조사가 단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어 정말로 저런 격투 놀이 들이 하나로 묶일 수 있을 만큼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비교 분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심지어 개중 자세한 증언과 기법을 보전하고 있는 신뢰도 있는 인물이 까기의 김명근 선생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 오직 서울에만 집중된 택견에 대한 자료들과 송덕기 옹의 증언. 이렇게 지역색이 강한 문화를 전국에서 비슷하다고 추측되는(?) 격투 놀이가 행하여졌다는 실체 없는 이론에 맞추어 강제로 대표로 만드는 꼴인데 이게 과연 옳은가?
- 애초에 송덕기 옹이 남기신 기술/증언들을 제외하면 택견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항목은 전무에 가깝다. 학술적으로 알 수 없는 것은 알지 못한다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맞는데 전국택견론은 '알 수 없지만 아마 그랬을 것이다.'라는 심상이 기저에 깔려 있다. 전형적인 결론을 정해 놓고 자료를 끼워 맞추는 형식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보여주듯, 전국에서 택견이 행하여졌다는 주장을 인정받고 싶다면 그 주장에 걸맞는 자료를 증빙해야 하는 게 먼저다. 전부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두서개 이상의 지방 격투 놀이들에 대한 문화/기술적 텍스트를 비교하고 그것이 택견과 어떠한 공통점/차이점이 있는가를 정리하고 공개하는 것이 전국택견론이 사실이었음을 인정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 주장이 나온지 어언 30년이 다 지난 지금에도 그런 학술적 접근을 보인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이제는 거의 신앙에 가까운 공식으로 자리잡아 당장 누군가 저 이론을 비판하면 송덕기 옹의 택견 외에 다른 택견이 없었겠느냐? 편협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저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면 송덕기 옹의 택견만 택견인 게 아니다!!! 를 뛰어넘어서 철기의 그 유명한 임호 선생 비실존인물설;;;까지 나오게 되는 거고.
결론을 짓자면 최소한 현재 상태에서 전국 택견론은 학술적 뒷받침이 전혀 되지 않아 가설조차 못 되는 대한택견협회의 어용 이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치 태권도는 택견을 개량하여 만든 한국의 전통무술이라는 대한태권도협회의 프로파간다와 동일한 수준의 주장이니 착한 택린이들은 저런 주장을 믿지도, 따르지도 말것을 권장하고 싶다.
Q.E.D
존나 양심 없는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