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어폐가 있는 말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선수 양측이 「글러브를 낀 상태에서의」 주먹 공방에 최적화된 스포츠라고 불러야 하는게 맞지.
수기를 이용한 타격 공방에서 주먹을 빼면 남는 기법이 엘보랑 장타다.
근데 복싱은 당연하고 므마에서도 장타 나오는 거 많이 못 봤지?
그 이유가 글러브를 끼면 장을 쓰기 어렵고, 뭣보다 장은 밀어치는 타격이 기본이라 아무리 조심하려 해도 써밍이 안 나올 수가 없어서 그래.
쉽게 말해서 이런 부분 보완 못하면 현대 스포츠에서 장타 못쓴다고 봐야 한다.
근데 소위 전통 무술들은 죄다 장타 쓰거든?
특히 유술기 섞인 무술은 100퍼로.
이게 골때리는 거야.
수련자 안전 때문에 스파링에선 장타 못 쓰지.
근데 글러브 끼고 스파링 하자니
글러브를 끼고 치고 받는다는 이미지의 원조이자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는 게 바로 복싱이라
나오는 수기 공방 형태가 쩔수없이 복싱의 아류가 되거든 ㅋㅋ
근데 아래 영상만 봐도 복싱이 수기 싸움의 최고봉이란 말 싹 들어갈 걸?
https://youtu.be/omZ6Kcq2Mj8
글러브 뺏으니까 그 우아하던 복싱이 어떻게 회귀하는 지 딱 보이지? 그러니까 꼬우면 글러브 빼고 싸우라고 아 ㅋㅋㅋㅋㅋ.
쨋던 정리하자면,
글러브 끼고 싸우면 필연적으로 복싱 비스무리한 무언가가 된다.
그리고 글러브가 없었던 전근대 무술들의 수기 공방 태크닉이 복싱에 비해 후달리는 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습게도 글러브 빼고 싸우면 둘 모두 도찐개찐이 되어버리는 매직이 일어난다 WOW!
그러니까 존나게 치고 받아도 괜찮게 만드는 글러브가 치트키인 거지 복싱 = 수기 최강 같은 일차원적인 소린 하지 않는게 낫다는 게 내 입장인 거. ㅇㅋ?
그리고 여기부터는 약간 번외의 이야기인데(위랑 어느정도 연관이 있는 말이다)
지금 택견이 실전성을 증명하려면 쩔수 없이 mma 같은 무술들이랑 붙어야 할 거란 건 다들 알 텐데
이번 최창희 선생 영상 보고 저거 아류 격투기란 말 나오지? 저거 택견 아니라고?
여기 주류 의견이 운동 알못들 병신 소리 무시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던데
그거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반응이다.
위에 쓴 것 처럼 글러브 끼고 싸우면 수기 공방이 복싱이랑 비슷해지는 건 필연적인 현상이지만
무에타이, 삼보, 산타 같은 무술들은 어떤 규칙에서 경기를 하던 특유의 스타일을 보여주거든?
그런데 이번 영상에선 그게 없었다.
경기 룰이 킥복싱이었던 거 감안하고 봐도 오히려 두드러진 건 복싱식 수기 공방이었고,
택견 기술을 많이 썼다고 말하기엔 거의 단발성 기술이 대부분이었던데다 그걸 쓰기 위한 빌드업도 많이 없었던 게 사실이거든.
어쨌든 「택견꾼」이 종합격투기 선수와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는 걸 보여줬고,
그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무적인 업적이라고 해야겠지만.
위에 지적한 것처럼, 누구나 한 눈에 보고 느낄 수 있을 택견만의 스타일을 구체화시키는데 실패했다는 게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다 이거지.
당연히 덩실덩실 이크에크 하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암튼. 느낌 알지?
조심스럽게 첨언하자면,
이번 영상으로 택견꾼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니 다음은 「택견으로」 어떻게 싸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게 맞지 않을까 싶고.
그건 비단 황인무 선생과 결련택견 협회 뿐만이 아닌,
위대, 충주, 대한. 모든 택견 협회에게 남은 가장 어려운 숙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성공만 한다면 대박이겠지만 거기까지 가는 데 수없는 고난을 겪어야 하는 그런 숙제 ㅎㅎ
타무술에는 없고 타무술과 전혀 비슷하지 않은 택견만의 고유기술 중에 쓸만한게 별로 없다. 택견 궁극의 필살기 도끼질도 별로고 전갈차기도 별로고..잡기류 기술들은 유도나 레슬링, 씨름과 비슷하고 발차기는 태권도나 다른 무술들하고 비슷한 느낌이고..결론은 택견 자체가 조선시대로 가면 격투기였고, 실전적인격투기기술들은 어차피 비슷할 수 밖에 없고, 이종격투기나 mma에서 택견만의 색깔을 드러내는것은 포기하자는 것이다. 택견꾼이 이종격투기로 곁차기, 촛대차기, 다양한 각도의 발차기 많이 썼으면 됐잖아..거기에 택견처럼 보여라 까지 요구하는건 오바임..택견이니까 이종격투기에서 이 정도 기술이라도 썼지..당랑권, 취권 이런 쿵푸였으면 자기 색깔 드러내다가 개쳐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