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일제 치하에서 택견은 과연 탄압을 받았을까?

익명_58948656
365 8 6

마침 누가 일제 치하의 씨름 관련 글을 적어줘서 쓰는 글임.

 

일제 치하에서 택견이 탄압을 받았다! 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씨름과 국궁의 예시를 들면서 탄압은 거의 없었고 타국의 무술들이 들어오면서 자연소멸한 것일 뿐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희안한게 이 일제 택견 탄압 떡밥은 설왕설래가 많은 것치곤 결론이 나지 않은 주제임.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 생각해서 연구가 부재한 건지, 아니면 택견계 특유의 적당히 덮고 넘어가는 식의 적당주의가 부른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참에 한 번 짚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적어 봄.

 

전반적인 기록들을 살펴보고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음.

 

분명 일제 치하에서 택견은 탄압을 받은 게 맞음 ㅇㅇ. 이는 송덕기 옹의 채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기에 택견이 일제의 탄압을 받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

하지만 조금만 더 당시의 상황을 살펴보면 '택견'이 탄압을 받은 게 아니라 '택견을 향유하였던 계층'이 탄압을 받았기에 택견 또한 덩달아 탄압된 거에 더 가깝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됨.

 

 당대의 기록을 살펴보면  구한말의 한양에서 택견을 향유한 계층은 크게 3개로 나뉠 수가 있음.

 

1) 저자거리의 왈짜

2) 무관 시험을 준비하는 한량들

3) 군영의 병졸들과 하급 군관들 <-이 택견을 향유하였던 메이저한 3개의 계층임.

 

그리고 일제의 입장에서 보면 저 위의 3가지 케이스 전부가 탄압해야 마땅한 인물들이라는 게 주목해야 할 부분임.

 

저자거리의 왈짜들은 자잘한 폭력사태와 협박, 심할 경우는 살인까지 가는 범죄의 온상이니 정상적으로 행정권을 휘두르고자 하는 주체라면(정통성이야 없지만서두) 당연하게  때려잡아야 하는 사회의 독버섯들이고,

무관 시험을 준비하는 한량들 또한 사실상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였기에 구제의 대상이었다고 봐야 함.

왜냐하면 당시 홍등가 역할을 겸하고 있던 기방을 관리하던 계층이 바로 한량들이었기 때문임. 그냥 나이트 관리하는 조직폭력배들 생각하면 편함.

당연히 행정부 입장에서는 조져 마땅한 범죄자 집단이겠지?

 

그리고 대망의 세번째, 하급 군관들이나 조선이란 국가의 녹을 먹던 병졸들은 대놓고 불령선인들이라 일제 입장에선 눈에 불을 켜고 때려잡아야 하는 인종들임.

자기들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걸 냅뒀다가 무슨 일을 낼 줄 알겠음? 당연히 뿔뿔히 흩어지게 만들거나 최소한 모이지도 못하게 만들어야 함.

 

여기까지 봤으면 대략 다들 감이 왔을 거라 생각함.

 

택견이 탄압을 받은 것은 분명 맞지만, 모 단체의 프로파간다 처럼 '민족 정기의 말살을 위해' 일제가 조직적으로 택견을 탄압한 게 아니라.

그저 조선이라는 새로운 식민지를 경영하기 위해 일제가 불안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덤으로 된서리를 맞아야 했던 게 택견이었을 뿐이란 거임.

 

반대로 씨름같은 경우는 협회까지 세워서 해마다 크게 대회도 주최할 수 있던 것을 떠올려 보면,  당시 택견이 얼마나 음성적인 특징(혹은 사회악적인 특징)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결론이 아닌가 싶음.

신고공유스크랩

한달이 지난 게시글은 로그인한 사용자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