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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대가 MMA로 넘어간다는 이야기에 대해

익명_29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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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격려의 메시지가 동시에 있던데,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함.

 

일단 윗대에서 므마로 넘어갈 때 발생할 순수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크게 걱정되지는 않음. 윗대 분들이 하실 므마 적용 작업이 윗대태껸 자체에 손을 대는 작업은 아닐 것 같거든. 예전에 올라왔던 글 보니까 '므마랑 유사한 무술인 쿠도나 삼보도 실제 경기에 진출할 때에는 주짓수나 케이지 레슬링 등을 보완해서 출전한다'는 것을 윗대의 순수성이 깨질 우려의 근거로 삼아 말하는 글이 있었는데, 그 말은 바꾸어 말하면 MMA에 진출한 지 한참이 된 지금까지도 쿠도나 삼보의 원형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종목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경기에 출전할 때 주짓수나 케이지 레슬링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말이잖아.

 

쿠도나 삼보도 하려면 충분히 주짓수, 레슬링의 체계를 거의 흡수해서 '순수하지 않은' 무술이 될 수 있었는데도, 각 종목을 그대로 살려 관을 운영하면서 므마 출전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나가겠다는 거지. 개인적으로는 윗대에서 하려는 작업은 이런 보완 작업을 관 내에서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체계도 도입하되, 므마 출전을 희망하지 않는 사람들은 보완 작업을 거치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태껸을 배울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종의 투트랙 작업일 것 같음. (이건 모두 내 뇌피셜이기 때문에, 혹시 이러한 추측이 무례하거나 문제가 될 수 있다면 알려주셈. 바로 삭제하겠음)

 

다만 이런 기조로 관이 운영된다면 관명에서 태껸이라는 이름을 없애버리는 게 꼭 필요했을까? 싶긴 함. 사실 무언가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는 게 이름이기도 하니까 말여. MMA가 단어 자체의 의미만 따지면 Mixed Martial Arts, 즉 혼합무술이나 종합무술이라는 뜻이라서 태껸을 본위로 한 MMA 작업이야 가능하겠지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MMA라는 단어를 들으면 십중팔구 떠올리게 되는 건 손질은 복싱, 발질은 무에타이와 가라테(킥복싱), 태질은 주짓수와 레슬링 등을 적당히 함께 사용하며 각 무술의 장단점을 보완한 서양 무술 기반의 체계잖어.

 

때문에 MMA라는 관명을 달고 태껸과 종합무술을 가르칠 경우, 수련자들이 기술 체계 중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태껸의 체계인지 헷갈릴 수도 있다고 생각함. 윗대태껸에서 연구한 바가 사실이라면 태껸은 기존 통념과 다르게 유술기 중심의, 장타와 발질이 공존하는 종합무술이며 특히 (모르고 보면) 합기유술과 유사한 꺾기, 유도와 비슷한 넘기기, MMA식 타격과 비슷한 손질, 발질이 공존하는 무술이니 완전 쌩 입문자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생각해 왔던 태껸 체계와 혼동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함. 때문에 관명에서부터 태껸 본위의 무술임이 분명히 드러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

 

물론 수련자 분들, 그리고 윗대의 관장님과 사범님들이 어련히 잘 설명해 주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내가 지금 하는 말이 고나리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음. 다시 말씀드리지만 혹시 문제 된다면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음.

 

그저 태껸을 응원하는 외부인 입장에서,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드는 생각들을 정리해 봤음. 오늘 하루도 잘 마무리하시고 건승하시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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